HP가 PC 사업부 분사 또는 매각 방침을 공식적으로 철회했다. 전임 CEO Leo Apotheker가 지난 8월 선언했던 PC 사업부(PSG)의 매각 또는 분리 방침을 신임 CEO Meg Whitman이 뒤짚었다.

세계 1위 PC 제조사의 PC 사업 철수 선언은 상당히 충격적인 발표였다. 하드웨어 사업을 지양하고 소프트웨어와 서비스 분야로 매진하겠다는 것이기에 긍정적인 시선이 많았지만, HP에서 상당한 매출 비중이 몰려있는 PC 사업부를 떼어낸다는 것은 위험하다는 시각도 많았다.


2011/08/19 - HP도 소프트웨어, 서비스 기업으로 변신한다

Leo Apotheker가 생각했던 HP의 미래는 IBM 모델이었다. 기업고객과 개인고객을 모두 상대하기 보다는 기업고객에 집중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했던 모양이다.

HP에 있어서 PC 사업부의 매출 기여도는 높지만, 수익성이 점점 떨어지는 사업부이기도 했다. 비즈니스 소프트웨어 기업 SAP CEO 출신인 Leo Apotheker는 2010년 11월 HP CEO에 취임하자 HP의 체질개선을 고민했고, 소프트웨어와 서비스를 중심으로 하는 기업으로의 변신을 꾀했다.

잠시 머뭇거림이 있었지만 PC 사업부의 매각 또는 분리 방침을 밝혔고, 인수한 Palm과 webOS에 대한 하드웨어 부문도 정리하려는 입장을 밝혔다. 이어 영국의 검색 솔루션 전문업체인 Autonomy를 100억 달러가 넘는 금액에 사들이기도 했다.

하지만 HP 이사회와 주주들은 이런 Apotheker의 움직임을 반기지 않았다. 그의 재임기간 동안 주가는 40% 가까이 떨어졌고, 특히 PC 사업 철수 방침을 밝혔을 때는 25%의 주가가 떨어지기도 했었기 때문이다.

결국 PC 사업 분리 방침은 Leo Apotheker의 퇴임을 앞당긴 중요한 요인이 되었다. 취임 11개월만에 CEO에서 해고되었고, 이어 전 eBay CEO였던 Meg Whitman이 CEO로 선임되면서 HP는 PC 사업에 대한 논의를 다시 하기로 했다.

PC 사업부에 대한 입장을 연내에 결정하겠다던 Meg Whitman은 예상보다 더 빠르게 PC 사업부 분사 및 매각 방침을 철회한다고 밝혔다. 더이상의 애매한 상태가 계속된다면 HP에게 위협이 될 수 있기 때문이었다.

PC 사업부 매각 및 분사 철회 결정이 내려지면서 또 다른 관심을 받고 있는 것은 바로 webOS의 운명이다. 작년에 18억 달러를 들여 사들인 Palm과 webOS의 운명도 PC 사업부처럼 될 수 있을지 하는 궁금증이다.


6월에 발표된 첫 webOS 타블렛인 TouchPad의 실패 후 PC 사업부와 함께 HP에서 분리 또는 매각될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에, 이번 PC 사업부 존치 결정이 webOS의 운명에도 영향을 미칠 것 같다. 하지만 아직까지는 이 부분에 대한 언급이 일체 없다.

하지만 조만간 PC 사업부에 이어 webOS에 대한 입장도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스마트폰 사업과 타블렛 등에 대한 입장도 정리할 것으로 예상된다. PC 사업을 끌고 가기로 한 이상 타블렛 컴퓨터는 버리기 힘들기 때문이다.

세계 PC 제조 1위 사업자의 사업 철수 방침은 2개월만에 다시 없었던 일로 되었다. 이런 과정에서 가장 큰 피해를 본 것은 역시나 HP다. 관련 내부 부서와 인력은 물론 협력사 등에 혼선이 빚어졌고, 무엇보다 고객과의 신뢰에 금이 갔다는 점이 크다.

PC 사업부 뿐만 아니라 webOS를 포함하는 모바일 관련 비즈니스 역시 변화가 예상되기 때문에 한동안 HP의 발표를 잘 지켜봐야 할 것 같다.
Posted by 까칠한 킬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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