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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1위 통신사 Verizon Communications의 행보가 예사롭지 않다. 지난 주 Verizon이 온라인 스트리밍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는 보도와 미디어 통신 컨퍼런스에 나와 Hulu 인수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는 CEO의 발언 등이 그것이다.

2011/12/07 - Verizon도 온라인 비디오 스트리밍 서비스 진출

그런데 여기에 한술 더 떠서 아예 Verizon이 Netflix를 인수할 것이라는 소문이 돌고 있다. DealReporter라는 금융관련 서비스 사이트에 따르면 Verizon과 Netflix가 인수협상을 위해 만나고 있다고 주장했다.

지난 주 Reuter는 Verizon이 온라인 스트리밍 서비스 준비하고 있다고 단독 보도했었다. 이를 위해 일부 콘텐츠도 확보했으며, 빠르면 내년 초에 선을 보일 것이라고 했다. 또한 이미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Netflix나 Hulu 등과 직접 경쟁할 것이라고 전했었다.

Verizon의 온라인 비디오 스트리밍 서비스 진출 소식은 미국 방송과 통신 시장에는 상당한 핫이슈였다. 독자적인 방송망을 가지지 않은 통신 사업자가 네트워크를 통해 방송망을 구축하고 직접 공중파 및 케이블 TV 사업자들과 경쟁하겠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디지털 시대로 바뀌면서 방송과 통신의 경계는 점점 사라지고 있다. 전파를 통한 방송만이 존재하던 시대에서 케이블 TV와 온라인 스트리밍 서비스 등 통신에 방송의 영역이 추가되면서 경계가 허물어지기 시작했다. 공중파 방송사 역시 통신을 적극 활용하는 시대로 바뀐 것도 융합의 시대를 앞당기는 이유다.

따라서 Verizon 같은 거대 통신사가 방송의 영역이라고 할 수 있는 영화, 드라마, 쇼 등의 미디어 콘텐츠를 직접 전송하고 제공하겠다는 것은 어떤 의미에서 큰 변화로 볼 수 있다. 통신쪽에서 방송을 끌어들여 융합 서비스는 내놓겠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Verizon이 눈독을 들이고 있는 온라인 비디오 스트리밍 분야는 Netflix가 그동안 공들여 구축하며 미래 사업으로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는 분야다. Netflix뿐만 아니다. 주요 공중파 방송사들의 조인트벤처인 Hulu를 비롯하여 Apple, Google, Amazon 등 거대 IT 기업들도 이 시장을 노리고 있으며, 이미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상황이다.

Verizon의 온라인 스트리밍 서비스 준비 소식은 DVD 대여 키오스크 서비스를 제공하는 RedBox 인수로 이어질 것 같다는 소문도 돌았다. 그러나 RedBox보다 더 강력한, 시장의 리더인 Netflix 인수에 나섰다는 소식은 다소 의외로 들린다.

비록 최근 Netflix가 DVD 우편배송과 온라인 스트리밍 서비스의 분리 및 과금 방침으로 인해 흔들리고 있긴 하지만 여전히 시장에서는 매력적인 기업이기 때문에 인수에 들어가는 비용도 만만치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Verizon이 막강한 자금력을 가지고 있다는 것은 Netflix 인수설을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요소다. 또한 전국적으로 구축된 탄탄한 네트워크와 이동통신 자회사 Verizon Wireless, FiOS라는 자체 케이블 TV 및 인터넷 묶음 서비스 운영 경험이 있기에 전혀 허황된 전망만은 아니다.

Verizon은 온라인 비디오 스트리밍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인프라와 충분한 자금력을 이용한 콘텐츠 공급능력, 통신을 위한 다양한 유무선 서비스와 단말 등 제반 사항이 골고루 갖춰져 있다. 다만 Netflix처럼 실제 서비스 운영 노하우와 고객이 필요한 시점인 것은 분명하다.

올해가 스마트폰에 이어 타블렛 컴퓨터 시장의 성장기로 판단할 수 있다면, 내년부터는 이들 모바일 기기와 함께 연동되는 가정내 TV 시장의 변화가 예상된다. 이런 미래를 예상할 수 있다면 Verizon의 움직임은 지극히 정석적이라고 할 수 있다.

아직은 소문 단계여서 확실치 않지만, Verizon이 Netflix를 인수한다면 분명 내년은 온라인 비디오 스트리밍과 스마트 TV가 주류 기술로 부상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다. 스마트폰, 타블렛에 이어 클라우드 환경과 TV까지 연동되는 N스크린 시장이 본격적으로 열리는 해가 될 것이다.

1위 통신사의 Verizon의 움직임이어서 경쟁사들 역시 분주하게 움직일 것으로 보인다. 통신사의 생존과 성장의 방향을 나름대로 제시하는 움직임으로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아울러 Apple이나 Google, Amazon 등의 글로벌 IT 기업들과 삼성전자, LG전자, Sony 등 글로벌 기기 제조사들의 움직임도 미디어 콘텐츠와 TV를 중심으로 하는 온라인 비디오 스트리밍 분야에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통신과 방송의 융합은 대세가 되었으며, Verizon의 행보는 이런 상황을 가장 잘 표현하는 사례라고 볼 수 있다. 다음달 미국 라스베가스에서 열리는 CES 2012는 이런 분위기를 증명하는 자리가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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