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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New York Times(NYT)지가 잘못된 이메일 발송으로 곤욕을 치르고 있다. 일부 (구독해지) 독자에게만 보내야할 내용을 온라인 가입자를 포함한 전 독자(대략 800만 명이 넘을 것으로 추산)에게 이메일을 잘못 발송했다가, 급하게 이에 대해 사과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구독해지자를 위한 구독료 할인 특별제안 메일

 

먼저 발송된 이메일을 보면 인쇄 신문 구독을 중단한 고객을 상대로 보낸 것이었는데, 여기에 특별한 제안을 한 것이 문제가 되었다. 내용을 읽러보면 신문 구독을 중단하는 독자를 잡고자 하는 의지는 우리나라나 미국이나 비슷한 것 같다.

NYT는 집으로 배달되는 신문 구독을 끊은 독자에게 특별한 제안을 하는데, 16주(거의 4달)간 50% 할인된 구독료로 제공하겠다는 제안을 한 것이다. 독자를 잃는 것보다 그 방법이 낫겠다는 판단이었을 것이다.

문제는 이 제안이 온라인 가입자를 포함하여, 이미 계속 구독 중인 모든 NYT 독자들에게 전송된 것이다. 당연히 이런 메일을 받은 기존 구독자들은 당황스러울 수 밖에 없다.

이미 계속 구독하고 있는 독자들에게는 어떠한 달콤한 제안도 한 적 없지만, 구독을 취소하려는 독자만을 대상으로 할인을 제안했기 때문이다. 그만 보겠다고 통보하는 고객만을 달래려는 의도가 드러났기 때문이다.

이메일 오발송에 대한 사과메일


NYT는 일이 터지자 3시간 뒤 부랴부랴 다시 전 독자들에게 메일을 보냈다. 앞서 발송한 '구독에 관련된 중요한 정보'라는 이메일은 잘못 발송된 것이며, 깊이 사과한다는 내용인데 이미 엎질러진 물이 되었다.

먼저 받은 내용으로만 보자면, 기존 구독자들도 구독취소를 요구하면 할인혜택을 받을 수 있게 보인 것은 큰 실수다. 또한 NYT는 이를 두고 트위터에서 잘못된 메일이 자신들이 보낸 것이 아니었다고 해명했다가 이 마저도 웃음거리가 되었다. 다시 모든 독자들에게 사과 메일을 보냈기 때문이다.

이러한 기만행위는 우리나라에는 흔하게 볼 수 있는 일이다. 가장 쉬운 예로 초고속인터넷이나 인쇄 신문의 경우다. 해지를 통보하면 무료 사용 기간을 제공하거나 할인 혜택 등을 제시하기 때문이다. 일종의 해지방어 마케팅이 시작되는 것이다.

특히 초고속인터넷의 경우 약정 기간이 지나 해지를 통보하거나 그런 의사를 밝히면 적극적으로 마케팅이 들어온다. 약정이 지나도 아무런 의사를 밝히지 않는 다수의 고객들에겐 어떠한 혜택도 주어지지 않는다.

이러한 시장 움직임 덕분에 영리한 고객들은 주기적으로 통신사를 옮겨 다닌다. 경쟁사로 옮기면 더 많은 혜택을 주고, 기존 통신사에는 떠나려는 표시면 하면 없던 혜택도 주기 때문이다. 충성 고객이란 없도록 만드는 것이다.

신문도 마찬가지다. 신문은 구독하기보다 끊기가 더 어렵다는 이야기들을 한다. 구독 요청을 하지 않아도 신문을 집 앞에다 가져다 놓는 경우도 많고, 이사나 기타의 사유로 절독의사를 밝혀도 계속 배달을 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신문이나 잡지가 뉴미디어 시대를 맞아 고전하고 있다는 것은 널리 알려져 있는 사실이지만, 전통 미디어의 고객 잡아두기는 우리나라나 미국도 마찬가지인 것 같다. 구독자가 떨어져 나가는 것은 발행부수의 하락을 의미하며, 결국 주수입원인 광고 수입의 하락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미국내에서는 신뢰를 받고 있는 미디어이며 주요 언론사[각주:1]로 꼽히는 New York Times도 이탈 고객을 잡기 위해 편법을 쓴다는 것이 드러났다. 전통 미디어의 몰락은 전세계적인 현상이다.

New York Times는 지난 3월부터 온라인 서비스를 유료화했으며, 현재까지 32만 4천명 가량의 독자를 확보했다고 한다. 신문사들의 생존 경쟁 정말 치열하고 어렵다.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다.
  1. New York Times는 일간지로 Wall Street Journal, USA Today에 이어 구독자순으로 미국 3위, 일요신문은 구독자 1위인 신문사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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