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ime Warner 그룹내에서 영화와 TV 방송 등의 미디어 콘텐트를 공급하는 Warner Bros.가 기존 DVD 렌탈 홀드백 기간(Hold back window)을 28일에서 56일로 두 배 늘일 것이라고 한다.

현재 Warner Bros.는 자사의 영화나 드라마의 DVD 타이틀 출시 후 28일 뒤부터 Netflix, Redbox, Blockbuster 등에 공급하는 정책을 취하고 있다. 그 기간동안 DVD 직접 판매를 촉진시키기 위한 일종의 안전장치다.

AP에 따르면 Warner Bros.의 DVD(Blu-ray 포함)렌탈 홀드백 기간을 현행 28일에서 56일로 변경할 것이며, CES 2012를 전후하여 발표될 것이라는 관계자의 전언을 보도했다.


Warner Bros는 지난 2010년 DVD 렌탈 기업에 대한 홀드백 기간을 28일로 늘였다. Netflix와 Redbox 같은 DVD 렌탈 서비스를 견제하기 위한 목적이었는데, 이들 서비스로 인하여 자사 DVD 타이틀 판매량이 계속 줄어들고 있었기 때문에 내려진 처방이었다.

그러나 다시 2년만에 이 기간을 두 배 늘인 56일로 결정할 것이라는 보도는 사실상 Netflix를 철저히 견제하기 위한 전략으로 보인다. 같은 모회사 Time Warner 그룹의 자회사인 HBO의 Netflix에 대한 콘텐트 공급을 중단하려는 움직임 역시 이러한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2012/01/06 - HBO, Netflix에 자사 프로그램 DVD 공급 않기로

56일 홀드백 기간 연장 계획은 All Things D 블로그를 통해 먼저 보도되었는데, Redbox를 운영하고 있는 Coinstar는 보도 후 이메일을 통해 자신들은 Warner Bros.로부터 현행 28일의 기간에 변경이 없다는 점을 알려왔다고 한다. 하지만 계약은 이달 말에 종료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서 정책의 변경 가능성은 남아 있다.

Warner Bros.의 이같은 움직임은 점점 판매량이 줄어드는 자사 DVD 및 Blu-ray 타이틀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다. 지난 7년간 이 부문에서의 판매량 감소는 무려 30% 가깝게 떨어졌는데, 103억 달러 규모에서 거의 70억 달러 수준으로 타이틀 판매량이 감소했다. 위기감을 느끼기엔 충분한 수준이라고 할 수 있다.

Warner Bros.의 판단은 Netflix 같은 DVD 렌탈업체 때문이라는 것이었다. 하지만 이는 개연성이 조금 떨어지는 면이 있다. Netflix 이전에 Blockbuster라는 대형 오프라인 대여점 체인이 존재했고, 이때에도 이미 DVD 타이틀 판매량은 줄고 있었다.

Netflix는 DVD 대여라는 비즈니스 주제는 동일했지만, 온라인을 이용하고, 우편 배송과 횟수의 제한을 없앴다는 점에 성장의 비결이 있었다. 소비자가 느끼기엔 더 싼 가격에 더 많은 DVD 타이틀을 빌려볼 수 있다는 점으로 승부를 했고, 결국은 DVD 타이틀 판매량에도 영향을 줬을 가능성은 있다.

여기에 결정적으로 Redbox 같은 키오스크 방식의 초저가 대여 서비스는 DVD 타이틀 판매량 감소에 더 많은 영향을 줬을 것으로 보인다. 1일 대여료 1 달러의 Redbox는 Netflix 마저도 위협을 느꼈을 정도다. 현재 Redbox의 1일 대여료는 1.2 달러로 올랐다.

콘텐트 소비 행태의 변화로 DVD 타이틀은 위기

비단 Netflix나 Redbox 같은 업체에 의한 DVD 타이틀 소비 패턴에 의한 시장 변화도 짐작할 수 있지만, 가장 큰 이유는 역시 소비자의 DVD 타이틀에 대한 태도다. 네트워크화가 급속하게 이루어지고, 다양한 소비 채널이 생기면서 타이틀 자체에 대한 보유 필요성이 낮아졌다는데 이유를 찾을 수 있다.

개인 소비자에게 DVD 미디어 형태의 보관 필요성은 점점 낮아지고 있다. 원할 때 쉽게 주문형으로 받아볼 수 있으며, 다양한 기기에서 활용할 수 있기 때문에 굳이 DVD 형태의 광학미디어로 가지고 있을 필요가 없다. 가격 또한 디지털 형태보다 비싸다는 것도 단점이라고 할 수 있다.

DVD 타이틀은 DVD 플레이어를 통해 TV에서만 즐길 수 있다. 영화나 드라마, 쇼 오락 프로그램의 특성상 1회성 소비가 특징적이어서 이를 소장할 필요성이 낮다는 것도 타이틀 구매로 이어지는데 장벽이 되고 있다.

반면 디지털 형태(파일)의 콘텐트는 TV 뿐만 아니라 PC, 스마트폰, 타블렛 등 다양한 스크린(N-Screen)에서 즐길 수 있으며, 개인이 소장하고 있을 필요가 없다. 저렴한 가격에 1회성으로 즐길 수도 있고, 추가 금액을 지불하면 언제든 네트워크를 통해 불러올 수 있기 때문에 유리하다.

미국인들의 TV와 비디오 시청 방법, 출처 : Nielsen State of Media Consumer Usage Report


DVD 타이틀 뿐만 아니라 TV 시청 행태 역시 이러한 영향을 받고 있다. 최근 Nielsen이 발간한 보고서[각주:1]에 따르면 전통적인 TV 시청 방식 못지않게 인터넷을 통하거나, DVR 등을 통한 Time shift 방식의 시청, 타블렛이나 스마트폰 등의 모바일 기기를 통한 시청 등의 증가세는 완연하다.

Netflix가 영리하다는 평가를 받는 것은 바로 이런 사실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 Netflix가 DVD 타이틀의 우편 배송과 무제한 렌탈을 통해 거대 경쟁자였던 Blockbuster를 무너뜨렸고, 다시 Redbox같은 키오스크 대여 방식 사업자에게 위기를 맞고 있는데, 이미 5년 전부터 온라인 스트리밍 사업쪽으로 메인 비즈니스를 바꾸고 있었기 때문이다.

2011년 여름과 가을 Netflix는 기존 DVD 우편 배송 서비스와 함께 무료로 제공하던 온라인 스트리밍 서비스의 유료화로 인한 거센 후폭풍을 경험하고 있지만, 결국 Netflix가 추구하던 방향으로 갈 수 밖에 없다는 것을 계속 확인하고 있다.

현재 Netflix의 DVD 우편 배송 고객은 약 1,030만 가입자 수준이며, 온라인 스트리밍 고객은 2천만이 넘었다. 캐나다와 남미 지역으로는 온라인 서비스만 제공하고 있다. Netflix가 기존의 DVD 우편 배송 비즈니스를 Qwikster로 분리하려던 시도[각주:2] 역시 메인 비즈니스의 변화를 의미했다.

Netflix의 성공과 Hulu, YouTube 등 온라인 비디오 서비스의 성장은 DVD 타이틀의 몰락을 재촉하는 계기가 되고 있다. 영화 제작사들이 뉴미디어 서비스 사업자들을 견제하려는 것은 이러한 전환 시간을 늦추려는데 있다. 최대한 시간을 벌며 뉴미디어 시대에 적응하기 위한 조치라고 볼 수 있다.

Warner Bros.도 자사의 콘텐트를 다양한 미디어에서 소화할 수 있도록 구상하고 있으며, UltraViolet 시스템 같이 클라우드 기반의 콘텐트 라이선스 서비스도 준비 중이다. 한번 구입한 라이선스를 통해 다양한 기기에서 콘텐트를 즐길 수 있도록 해주는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

미디어 콘텐트는 비디오 테이프 시대의 종말과 함께 CD와 DVD, Blu-ray 등의 광학식 디스크의 시대로 물리적인 매체가 바뀌었지만, 또 다시 온라인이라는 거대한 패러다임의 변화를 맞게 되었다. 네트워크와 클라우드, 스마트 기기의 등장은 DVD의 존재를 위협하고 있다.
  1. http://blog.nielsen.com/nielsenwire/mediauniverse/ [본문으로]
  2. DVD 우편 배송 사업을 별도 분리하려던 계획은 한달도 지나지 않아서 철회했다. [본문으로]
Posted by 까칠한 킬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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