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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ple의 미디어 이벤트 주제는 교육이었고, 핵심은 전자교과서와 오쏘링 툴이었다. 미국 현지시각 18일 뉴욕 구겐하임 박물관에서 열린 Apple 미디어 이벤트는 iPad와 Mac을 이용한 전자교과서와 교과서 제작이 중심이었다.

당초 인터넷 소프트웨어 및 서비스 부문 Eddy Cue 부사장이 발표에 나설 것으로 전망했으나 해외 마케팅 부문 수석 부사장인 Philip Schiller가 이벤트를 이끌었다.


Apple이 교육 부문에 관심이 있었다는 것은 생전의 Steve Jobs를 통해서도 많이 알려진 사실이다. 이미 Mac 등 Apple 제품을 통해 부분적인 교육 지원 사업이 진행되고 있고, 작지만 iPad를 이용한 교육 사업도 꾸준히 진행하고 있다. 전자책 출판도 교육 부문에 대한 관심이 지대한 것으로 알려졌었다.

드디어 Apple이 교육 부문의 핵심인 교과서 시장에 뛰어들었다. 전자 교과서 시장에는 예상대로 iPad를 내세웠다. 예상된 결과지만 생각보다는 빠르게 시장에 진입했다. iPad의 새로운 성장판이 생긴 것이다.

시장엔 이미 교육용 iPad App이 2만개 이상 나와 있고, 교육 부문에 사용되는 iPad의 숫자만 해도 150만개가 넘는다고 Apple은 밝히고 있다. 이제 어느 정도 디바이스 시장의 성숙도는 무르 익었다고 판단한 것 같다.


이번에 소개된 iBooks 2는 전자교과서의 정석을 그대로 보여주었다. 인터랙티브한 동작과 참여형 기능, 영상, 이미지 등 멀티미디어가 적절히 조합되어 있고, 메모 기능과 다양한 부가기능까지 일반적으로 상상했던 전자교과서의 모습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었다.

http://www.apple.com/education/ibooks-textbooks/

Apple의 전자교과서 사업은 기존 교과서 출판 사업자들과의 연계 속에서 진행된다. McgGraw-Hill, Houghton Mifflin  Pearson 같은 대형 출판 사업자들의 지원하에 펼쳐진다. 이들 3사는 미국 K-12 (유치원에서 고등학교까지) 교과서 시장의 90% 이상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 기업들이다.

이들이 제공하는 전자교과서는 권당 14.99 달러 미만으로 공급되며, 발표 후부터 바로 iBookstore를 통해 구입할 수 있다. 이를 위해 iOS용 iBookstore는 2.0 버전으로 업데이트가 제공되기 시작했다.

업데이트 후 전자교과서 섹션을 찾아가면 Life on Earth라는 전자책을 무료로 다운로드 받아 사용할 수 있다. 이벤트에서 계속 사용하던 콘텐트인데, 다양한 전자교과서의 기능들을 확인할 수 있다.


iBooks 2와 함께 오쏘링 툴(Authoring Tool, 저작도구)인 iBooks Author도 공개했다. Mac에서 무료로 사용할 수 있는 이 애플리케이션은 손쉽게 전자교과서를 만들 수 있는 기능을 제공한다. Mac App Store에서 다운로드 가능하다.

http://www.apple.com/ibooks-author/

다양한 템플릿과 저작, 편집 기능을 통해 쉽게 책의 형태로 출판할 수 있기 때문에 전자교과서 외에 개인적인 책을 만드는 도구로서도 훌륭할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만든 전자책은 iBookstore를 통해 배포할 수 있게 된다.

특히 iPad의 다양한 터치 제어 기술들을 그대로 활용할 수 있는데, 드래그나 스와이핑 등의 기본 기능과 멀티 터치를 지원한다. 좀 더 인터랙티브하고 멋진 전자책을 출판할 수 있도록 돕는데, 사진 갤러리나 동영상, Keynote 프리젠테이션, 3D 오브젝트 등도 쉽게 추가할 수 있다.

 


iTunes U라는 앱도 새롭게 발표했다. 교육자나 학생들이 iPad를 통해 다양한 교육 자료를 찾아볼 수 있는 앱이다. iPad뿐만 아니라 iPhone, iPod touch에서도 연동이 되며, 모든 자료는 무료로 제공된다. 일부 콘텐트는 iPad 전용으로 제공된다.

iTunes 내에 있던 iTunes U가 그대로 독립되어 앱으로 만들어졌다고 보면 이해가 쉽다. 대신 기존 iTunes 내부의 iTunes U는 앱 다운로드 링크로만 표시된다.

조용하지만 강력한 혁명을 몰고올 Apple의 전자출판

이번에 발표된 iBooks 2와 iBook Author, iTunes U는 타블렛 시장에 큰 이슈가 될 것이다. 타블렛 경쟁에 있어서, 특히 교육 시장에 있어서 핵폭풍같은 역할을 할 것이다.

Apple은 제품과 함께 생태계(Ecosystem)을 구축하는 것이 비즈니스의 핵심이었다. 이번엔 iPad와 함께 출판과 전자책 부문을 들쑤셔놨다. 책을 단순히 읽고 사용하는 것 외에 책을 만들 수 있고, 책을 만들기 위한 다양한 콘텐트 채널을 열어줬다는 점에서 혁명적이라고 할 수 있다.


iPad가 오쏘링 툴과 함께 멀티미디어 기반의 인터랙티브한 전자책 시장을 열어주면 타블렛 시장은 더욱 Apple로의 쏠림이 가속화될 것이다. Apple은 이러한 방법으로 경쟁사들과 차별화를 시도한 것 같다.

타블렛을 더욱 더 콘텐트 소비를 왕성하게 만드는 기기로 정의해 버린 것이다. 그것도 Apple의 생태계 내에서 해결할 수 있도록 만든 것이다. 시스템과 플랫폼을 강조하는 Android 진영의 타블렛과 확연한 차이를 보이게 만드는 것이 바로 이번 발표의 의의라고 할 수 있다.

iBooks Author는 Mac 판매에도 큰 도움이 될 것 같다. iPad 등의 iOS 기기와의 접점을 분명히 하면서 저작 도구로서의 자리 매김까지 했기 때문이다.

Apple이 발표한 iBooks 2와 iBooks Author를 통해 개인과 기업의 전자출판도 경쟁하는 시대로 접어들 가능성이 있다. 조직, 자금, 기획력, 편집력에서 월등히 앞서는 출판사와 아이디어와 콘텐트로 승부해야 하는 개인 작가들의 경쟁이 시작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러한 모든 환경이 꼭 바람직한 것인지는 생각해봐야 한다. 모든 것이 Apple Ecosystem안에서 돌아가기 때문이다. 이제까지 iOS용 App 개발의 과정을 살펴본다면 이러한 우려가 그대로 iBooks 생태계에도 상존하는 위협이다.

Apple의 iBooks Author를 통해 출판되는 전자책은 iPad와 iOS 기기들에서만 작동하며, iBookstore를 통해 배포하려면 Apple의 허락과 통제를 감수해야 한다. 이것이 무엇을 의미하는가? 전자출판의 혁명이긴 하지만 찜찜한 구석은 항상 남아 있다는 뜻이다.

Steve Jobs가 없는 Apple은 오늘도 역사에 남을만한 족적을 남겼다. 그가 없는 가운데 발표된 것이어서 조용하게 느껴졌는지 모르겠다. 하지만 분명 전자책 시장에 강한 인상을 남긴 것으로 보인다.

iPad는 역사상 그 어느 때보다 많이 판매될 것이고, Apple 주가는 계속해서 올라갈 것이다. 이러한 추측은 오늘 Apple 이벤트를 접하고 예측할 수 있었다.

* Apple은 장 중 한때 시가총액 4천억 달러를 넘겼으며, 주당 430 달러를 넘기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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