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Tokyo Flash라는 기업의 디자인 손목시계를 소개한 적 있다. Tokyo Flash는 손목시계를 단순히 시간을 보는 것을 넘어 패션 아이템으로 승부하는 독특한 제품을 만드는 기업인데, 한정된 물량으로 독특하게 시간을 표시하는 신제품을 계속 생산해 내고 있다.

2012/02/17 - 시간보다는 개성을 보여주는 손목시계, 키사이 옵티컬 일루젼(Kisai Optical Illusion)

지난 달 중순에 또 다시 새로운 디자인 시계를 발표했다. 모델명은 Kisai Stencil이다. Stencil(스텐실)은 30~40대 이상의 연령층에서는 잘 알고 있는 등사판과 관련된 인쇄방법이다. 뾰족한 스텐실 펜으로 특수 제작된 스텐실 용지에 글을 쓰고 등사판에 고정시킨 다음 먹물 등으로 여러 장의 인쇄물을 찍어낸다.

예전에 학교에서 시험을 치를 때 주로 등사판과 스텐실을 이용하여 시험지를 인쇄했었다. 지금은 컴퓨터 인쇄를 통해 깨끗하고 정교하게 만들었지만, 그때는 손으로 스텐실지에 새기거나 타자기를 이용해서 스텐실에 음각[각주:1]했었다. Kisai Stencil 시계에서는 바로 이 음각(Stencil)을 잘 기억해야 시간을 읽을 수 있다.

05:48


Kisai Stencil은 LCD 시계와 가죽 밴드(손목줄)로 되어 있다. 가죽 밴드이기에 별도로 잘라낼 필요가 없다. 가죽 밴드 사이에 난 구멍으로 조임을 조절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밴드는 210mm로 일반적인 성인 남녀 누구에게나 맞출 수 있는 수준이다. 무게는 50g으로 아주 가벼운 편이다.


밴드 안쪽으로는 편안한 느낌과 내구성을 위해 가죽으로 만들어져 있다는 표시가 음각되어 있다. 현재 이 제품은 검은색과 흰색줄 두가지 종류가 나오며, 시계의 LCD창 색상에 따라 청색, 녹색, 분홍, 적색, 은색(Natural) 등 다섯가지 색상이 있다. 따라서 시계의 종류는 열 가지가 된다.

밴드색상과 LCD색상으로 눈치챌 수 있듯이 이 제품은 남녀 누구에게나 어울릴 수 있는 유니섹스 디자인 제품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여성용이라면 흰색 밴드에 분홍 혹은 적색, 은색이 잘 어울릴 것 같고, 남성이라면 검은색 밴드에 청색, 녹색, 은색도 잘 맞을 것 같다. 물론 이러한 색상의 조합은 사람에 따라 취향에 따라 원하는 형태로 고를 수 있다.

05:50


Kisai Stencil은 외형 자체는 일반적인 손목시계 스타일을 그대로 따르고 있다. 시계 오른쪽으로는 백라이트 버튼과 하단에 메뉴 버튼이 있다. 어두운 곳에서 누르면 시간을 확인할 수 있는 충분한 밝기를 제공하는데, 여느 LCD 시계처럼 EL 백라이트를 사용하고 있다.

EL 백라이트가 켜졌을 때

평상시의 디스플레이


시계 케이스와 밴드의 버클은 스테인레스에 광택으로 처리되어 고급스러운 느낌을 준다. 다만 광택은 긁힘에 약하다는 것에 주의해야 한다. 지난 번 Kisai Optical Illusion도 그랬지만 소중하게 다루지 않으면 검은색 광택은 조금의 흠집도 크게 보일 수 있다.



시간 읽는 방법이 독특한 Kisai Stencil

자, 이제 시간을 읽어 보도록 하자. 처음 보면 화면이 무엇을 뜻하는지 정말 알기 어렵다. 만일 처음 봤는데, 아무런 설명없이 시간을 읽을 줄 알았다면 당신은 정말 대단한 사람이다. 처음 보는 이에게 Kisai Stencil의 시간은 매직아이와 다를 바 없다.

05:59


마치 레이다 모니터처럼 4분면이 구분되어 있고, 가로와 세로 선, 그리고 점만이 전부인데, 누군가에게 이 화면을 보여주면서 시간을 물어보면 아마도 한참 고개를 갸웃거릴 가능성이 높다. 대체 어떻게 읽는 것이지라는 물음이 되돌아올 가능성이 높다.

위 사진의 시간은 05:59을 표시하고 있다. 자, 이제 시간이 보이는가? 아직 보이지 않는다면 이 시계의 이름 'Stencil'을 떠올려보자. 그래도 잘 모르겠다면 '음각'의 의미를 생각해 보자. 아마 이제 '아~~'하는 탄성과 함께 시간이 보일 것이다.

4분면으로 나누었을 때, 상단의 좌우 분면이 시간, 하단의 좌우 분면이 분을 나타낸다. 점과 선은 음각선이라고 보면 된다. 나머지 빈 공간을 채워서 읽으면 숫자가 보인다. 상단에 0과 5가 보인다면 이해한 것이다. 아래 하단은 5와 9자가 보일 것이다.

06:03


이제 예제로 위의 시간을 읽어보자. 06:03 이라고 읽혀진다면 이 시계 시간 읽는 법을 정복한 것이다. 제일 첫 번째 사진으로 옮겨 시간을 읽어보자. 05:48이라는 시간이 보이는가? 그렇다면 이젠 더 이상 시간 읽는 법으로 고생할 필요가 없다.

위 시간들은 모두 오후 시간이다. 그런데 왜 오후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오후(PM)이라는 표시를 하지 않았을까? 그것은 화면 자체를 심플하게 표시하려는 의도에서다. 숫자만을 표시하여 간결함을 표현하고자 하는 것이다. 다만 시간을 세팅하는 과정에서는 알람을 위해 왼쪽 하단에 오후(PM) 표시가 나타난다.

날짜 표시 3월 3일

알람 표시 오전 7:00

 

항상 시간이 표시되는데 아래 작은 버튼을 한번 누르면 날짜, 한번 더 누르면 알람 시간이 나타난다. 날짜 표시일 때는 왼쪽 하단에 네모 아이콘이 뜨고, 알람일 경우 AL이라는 글자가 오른쪽 하단에 뜬다. 만일 알람 시간이 오후라면 왼쪽에 PM이라는 글자도 함께 뜬다. 알람이 켜져 있을 경우 AL 아래로 소리 아이콘이 보이게 된다. 알람을 사용하지 않으면 소리 아이콘은 사라진다.

시간과 날짜, 알람을 설정하는 방법은 간단하다. 하단의 작은 버튼을 5초 이상 누르면 세팅모드로 바뀐다. 년과 월, 일, 시간, 분 설정이 가능하다. 년은 정확한 월력체계를 위해 입력할뿐 실제 따로 확인하는 방법은 제공하지 않는다.


Kisai Stencil은 남녀 노소를 가리지 않고 무난하게 잘 어울리는 손목시계다. 밴드와 LCD 색상만 잘 맞춰서 구입한다면 원하는 취향대로 사용할 수 있다. 또 검은 밴드에 청색 혹은 녹색, 흰색 밴드에 청색, 녹색, 은색 등은 남녀 구분없이 잘 어울린다. 그러나 늘 그렇듯 색상에 대한 취향으로 남녀를 구분하지는 못한다.

04:40

05:03

 

Kisai Stencil은 음각이라는 독특한 시계 읽기 방법 덕분에 시간을 나만이 읽을 수 있다. 처음 보는 누군가에게는 난해한 미로처럼 보일 뿐이다. 지하철 손잡이를 잡은 왼손에 보이는 Kisai Stencil에 누군가 눈길을 보내더라도 결코 시간을 해독해 낼 수 없을 것이다. 그렇지만 나는 읽을 수 있다는 상상은 재미있지 않을까? 시간을 읽게 해주는 음각(Stencil)의 비밀은 나만 알고 있기 때문이다. 

http://www.tokyoflash.com/ko/watches/kisai/stencil/

Kisai Stencil은 139 달러이며 배송료가 포함되어 있다. 온라인으로만 구입할 수 있으며, 오프라인 매장에서는 판매하지 않는다. 홈페이지 가입 후 주문하면 평일 기준 3일에서 5일 정도가 걸리며, 특별한 관세없이 싱가폴에서 Fedex를 통해 배송받게 된다.

* Kisai Stencil 제품 자료

  1. 물체의 표면에 어떤 모양이나 형상 또는 글자를 새기는 것. [본문으로]
Posted by 까칠한 킬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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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zziing.tistory.com BlogIcon 찡☆ 2012.03.07 05:5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와우 이쁘네요~ 첨엔 뭐지? 이진법이라는 건가? 한참 쳐다보다가 알았네요 ㅋㅋ 기막힌 디자인! 어릴때 글자나 숫자의 그림자만 그려서 책에 이름 쓰고 그랬는데 그거였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