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WWDC 2012 행사는 Apple팬 뿐만 아니라 전체 IT 업계의 관심이 몰린 행사였다. 특히 첫 날의 CEO 키노트는 그 어느 때보다 많은 관심을 불러 모았다. 결과적으로 성사되지 않았지만 차세대 iPhone이나 Apple TV(셋탑박스가 아닌 TV 세트)의 발표를 기대하기도 했었다.
그러나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새로운 iOS 기기의 발표는 없었다. 그리고 크게 세 가지 주제의 발표가 있었다. Retina 디스플레이(2880 x 1800) 를 장착한 MacBook Pro의 발표와 새로운 Mac OS X 버전인 Mountain Lion, 그리고 iOS 6 공개였다.
그 중에서 iPhone 5 (차세대 iPhone)와 함께 제공될 iOS 6에 대해 발표 내용을 정리하였다. iOS 6는 iPhone 출시 6년을 기록하는 상징이기도 하며, 향후 스마트폰과 타블렛 시장에서의 흐름을 예측할 수 있는 중요한 업데이트라 할 수 있다.
iOS 6는 늘 그랬듯 iOS 부문 최고 책임자인 Scott Forstall 부사장이 직접 나와서 소개를 했다. 가장 먼저 꺼낸 이야기는 3월 30일까지 전세계적으로 판매된 iOS 단말기 숫자였는데, 무려 3억 6,500만 대라는 숫자였다.
현재 메이저 버전인 iOS 5는 전체 기기의 약 80%가 채용하고 있으며, 이에 비해 경쟁 플랫폼인 Android는 최신 버전인 4.0이 2.3 버전에 비해 월등히 낮은 비율로 설치되어 있다며 Android의 파편화 문제도 꼬집었다.
드디어 한국어 지원하는 Siri
Siri는 더 똑똑해질 것이다. 날씨나 간단한 질문에 대답하는 수준에서 스포츠와 영화에 대해서도 이해도가 높아졌다. 경기 결과를 질문해도, 심지어 농구 선수의 키 비교를 물어봐도 답을 할 수 있을 정도로 똑똑해졌다.
영화나 레스토랑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 위치 기반 정보를 포함하여 사용자에게 좀 더 똑똑한 비서 역할을 할 수 있게 되었다. OpenTable 앱을 통해서는 원하는 레스토랑을 예약할 수도 있다.
지원하는 언어의 확대도 큰 변화다. 처음 나온 Siri가 영어, 프랑스어, 독어, 일어만을 이해하는 수준이었는데, 이번에는 한국어, 중국어(대만, 홍콩, 본토), 스페인어, 이탈리아어가 포함되었다. 특히 우리에게는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이와 더불어 iPhone 4S뿐만 아니라 new iPad도 Siri를 지원하게 되었다.
Twitter와 Facebook에 대한 음성 지원도 제공하여 음성으로 트윗을 날리거나 Facebook 업데이트 및 댓글을 달 수 있다. 음성 인식률이 높아졌기 때문에 텍스트로의 전환에도 무리가 없다는 설명이다. 더불어 음성으로 앱을 실행시키는 것도 가능해졌다. Angry Birds나 Facebook 앱을 음성으로 런칭할 수 있다.
Siri와 자동차의 접목도 눈에 띄는 부분이다. 일명 Eye Free는 자동차의 음성 제어 시스템으로 탑재된다. 핸들 부분에 설치된 Siri 호출 버튼을 누르면 전방을 주시하면서도 전화 호출을 하거나 도착한 문자를 읽고, 음악을 선곡하여 재생하고, 지도를 이용하여 방향을 물어보는 등의 기능이 가능해졌다. BMW나 아우디, 벤츠, 도요타, GM 등의 세계 유수의 자동차 메이커와 공동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한다.
Facebook 연동
iOS 5에서 Twitter를 통합한 것처럼 iOS 6에는 Facebook 서비스도 추가 연동된다. 카메라나 사진첩에서 바로 Facebook으로 글을 남길 수 있으며, 지도로부터 위치 정보를 공유하거나 Safari 브라우저의 웹 링크도 공유할 수 있게 되었다.
Siri와 연동하여 상태 업데이트가 가능해 졌으며, Game Center의 최고 점수 등도 Facebook 게재가 가능해졌다. 주소록과 캘린더 등이 iOS와 상호 연동되어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도록 만들었다. 또한 좋아요(Like) 버튼을 App Store와도 연동시켜 음악, 앨범, 영화, 드라마, 심지어 앱까지도 지원한다.
세계 최대의 SNS에 대해 iOS 차원에서의 연동이라는 것에 중요한 의미가 있다. 별도의 Facebook 전용 단말에 버금갈 정도로 iOS 6를 탑재한 기기들은 Facebook 서비스와 깊이 연동될 것이다.
다만 2010년 9월에 시작한 자사의 음악 네트워크 SNS인 Ping은 다음 iTunes 업데이트 때 서비스를 중단할 것이라는 소식이다. 천하의 Apple이지만 모든 것을 잘 할 수는 없는 모양이다.
업그레이드된 전화 기능
전화가 왔을 때 이를 대응하는 방법이 추가 되었다. 전화를 받지 못하는 상황에서는 쉽게 문자 메시지나 iMessage로 간단한 자동 응답을 보낼 수 있게 된다. Remind 기능도 추가되어 1시간 후 혹은 현재 장소를 떠나거나 집에 도착했을 때, 출근할 때 등에 다시 알려주는 기능을 지원한다.
Do Not Disturb 모드도 이번에 추가되었다. 특정 시간대에는 전화나 문자를 받지 않겠다는 설정을 하는 Do Not Disturb 모드는 전화나 메시지가 도착해도 화면이 켜지거나 진동, 알람 등이 울리지 않는다. 하지만 특정 그룹이나 즐겨찾기 등록된 전화나 연락에 대해서는 예외적으로 켜두는 것도 가능하다.
3G / 4G 환경에서도 가능한 FaceTime
Wi-Fi 환경에서만 지원하던 무료 영상통화 서비스인 FaceTime이 3G 네트워크나 4G LTE 네트워크에서도 지원된다. 이동통신사가 반기지 않을 내용이며 mVoIP 허용과 망중립성 문제가 불거질 전망이다.
사실상 기존 이동통신사가 제공하는 음성 및 영상통화 시장을 침범하게 되어 FaceTime은 단순히 하나의 데이터 서비스로 바뀔 것 같다. 최근 국내에서 벌어지고 있는 카카오톡의 보이스톡 지원과 같은 맥락에서 이동통신사들은 고민에 빠지게 되었다.
다만 이동통신 네트워크에서의 FaceTime 지원은 이동통신사의 결정에 따를 수 밖에 없어서 iOS 6 출시 후 이동통신사의 정책적인 결정에 따라 서비스 제공 여부가 판가름 날 것으로 예상된다.
클라우드를 활용하는 Safari 브라우저
iOS의 대표적인 브라우저인 모바일 Safari는 iCloud를 지원한다. 메뉴에는 iCloud Tab이 별도 존재하여, 서핑 중이었던 페이지 등을 다른 Apple 기기에서 쉽게 이어볼 수 있게 되었다. iPhone, iPad, iPod touch, MacBook 등의 Safari 브라우저가 iCloud를 두고 연동된다.
Offline Reading List 기능도 강화되어 iOS 5보다 더 나아졌다. 캐시를 저장하는 방식으로 인터넷이 연결되지 않은 상태에서도 그대로 저장된 웹페이지를 볼 수 있다. iPad Wi-Fi 버전 같은 경우 유용할 것으로 보인다.
Smart app banner라는 기능도 재미있다. Safari 브라우저에 app banner를 걸어두면 쉽게 App Store에서 다운로드 받을 수 있도록 제공하는 기능인데, 모바일 페이지 트래픽의 자신감으로부터 나온 기능이다. 참고로 모바일 Safari 브라우저는 전체 모바일 웹트래픽의 2/3를 차지하고 있다고 한다.
랜드스케이프 모드에서 메뉴나 내비게이션 바를 없앤 풀스크린 기능도 지원된다. 이미 Android 브라우저에서는 지원되고 있었지만 모바일 Safari도 지원하게 되었다.
더 쉽고 강력해진 사진 공유 Photo Stream
iOS 기기에서 촬영하거나 보관하고 있는 사진은 좀 더 쉽게 공유할 수 있게 되었다. 원하는 사진을 선택하고 이를 지인들에게 쉽게 보낼 수 있게 되었는데, 같은 iOS 기기 사용자들의 경우 Push Notification으로 알림이 가능하며, 개별 사진에 대해 코멘트를 다는 등의 소셜 기능이 추가 되었다.
Photo Stream은 iCloud 용량과 관계없이 공유되고, Wi-Fi 외에 이동통신 네트워크에서도 지원된다. 사진을 공유받은 이가 iOS 기기가 아닌 경우 웹을 통해서도 볼 수 있다. 모두 iCloud를 통해 가능한 일들이다.
개선된 이메일 클라이언트
VIP 이메일이라는 기능이 추가되었다. 놓치지 말아야할 중요한 이메일을 사용자에게 전달하는 방법이다. VIP로 지정된 메일은 푸시도 지원하며 잠금화면에도 나타난다. 또한 메일박스도 별도 관리되어 찾기 쉽게 되어있다.
메일 본문에 이미지나 동영상을 넣는 방법도 쉽게 바뀌었으며, 암호가 걸린 문서 파일을 열어볼 수 있으며, 간단한 애니메이션과 함께 리스트를 당겨 새로운 메일을 로딩할 수 있다. iOS 6가 설치된 iPhone 3GS는 지원되지 않는다.
새로운 전자지갑 앱 Passbook
Google 전자지갑처럼 iOS에서도 비슷한 기본앱이 추가 되었다. 여권, 영화티켓, 할인쿠폰, 멤버쉽 카드 등 다양한 정보를 담은 독자적인 앱이다. 지갑을 가볍게 만들어줄 앱인데, iOS 6에 기본 기능으로 탑재된다면 해당 분야의 다양한 앱이 개발될 것으로 보인다.
Passbook은 단순히 카드나 쿠폰 등의 저장뿐만 아니라 위치정보와 시간과도 연동되어 쿠폰을 활용할 수 있는 가까운 매장이 있을 경우 이를 푸시로 알려주기도 하며, 항공권의 경우 탑승시간 알림이나 게이트가 변경된다든지 하는 중요 정보도 잠금화면에 푸시로 알려준다.
Google Map 대신 Apple Map
이번 iOS 6 발표의 가장 주목받은 것은 바로 Apple이 자체적으로 준비한 Apple Maps다. 이미 예상된 것이었지만 이제까지 iOS는 Google Map을 기본 내장해 왔지만 드디어 지도 분야에서도 Google과 결별했다. 이제 iOS에서 Google의 흔적은 오직 검색만 남았다.
2012/05/13 - iOS 6에서 Google Map 빠진다
Apple Maps는 전세계적으로 1억 개의 비즈니스 리스트(업체 POI)를 제공하며, POI에 대한 각종 정보는 물론 리뷰와 사진, Yelp 평가 등도 별도 제공되어 사용자에게 더 많은 정보를 제공해준다. POI를 목적지로 설정하면 내비게이션으로 동작하기도 한다. Maps의 지역 검색(Local Search)은 LBS의 전형적인 모습을 하고 있다.
실시간 교통정보도 제공하는데, 크라우드 소싱(Crowd-sourced) 방법으로 다양한 정보를 취합하여 지도에 표시해 준다. 실시간 내비게이션 기능과 접목시켜 도착시간 및 우회도로 정보, 유고 정보 등을 제공해 준다. 내비게이션에서 중요한 실시간 교통정보가 제공됨으로써 다른 어떤 내비게이션 앱 못지않은 경쟁력을 갖추게 되었다.
Maps와 함께 가장 찬사를 받은 기능은 Turn-by-Turn 내비게이션 기능이다. 3D 화면과 실시간 교통정보를 통해 길안내를 제공하고 목소리를 통해 화면에 신경쓰지 않고도 운전을 계속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이런 내비게이션 기능은 우리에게는 그리 신기한 기능이 아니지만, 북미와 유럽 등에서는 앞선 기술로 인식이 되고 있다.
Siri와의 연동도 눈에 띄는 부분이다. Siri를 통해 목적지를 검색하거나 주유소를 찾고 목적지까지 얼마나 남았는지 등도 알려준다. Siri 음성인식 기능은 내비게이션에서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다.
Apple Maps는 벡터기반의 맵으로 확대와 축소, 이동, 회전 등이 상당히 빠른데, 3D 렌더링 기능을 제공한다. 또한 주요 도시지역은 위성에서 촬영한 실사 3D 이미지를 제공한다. 이름하여 Flyover 기능인데, 놀라운 실사감을 제공한다. App Store의 내비게이션 앱 공급 업체들에게는 직접적인 타격이 전해질 것 같다.
기타 기능들
iOS 6는 앞서 설명한 다양한 기능들 외에도 몇 가지 소소한 기능들이 더 추가되었다. 장애인들을 위한 Guide Access, 분실 iPhone을 추적하는 Find My iPhone, 지인 및 가족들의 위치를 서로 확인할 수 있는 Find My Friends 기능도 개선, 추가 되었다. iTunes Store, App Store, iBookstore 등도 업데이트 되었다고 한다.
중국을 위한 몇가지 개선도 포함되어 있다고 한다. 중국어 입력 방법을 좀 도더 다양하게 지원하며, 필기인식을 통한 글자 입력도 기존의 두 배 수준으로 늘였다고 한다. 또 Safari 검색엔진에 Baidu도 포함시켰으며, 촬영한 비디오를 Youku와 Tudou로 공유할 수도 있고, 중국의 Twitter라고 할 수 있는 Sina Weibo에 카메라, 사진, 지도, Safari, Game Center 등 iOS의 다양한 리소스를 통해 글을 올릴 수 있다.
많은 변화를 몰고올 iOS 6
iOS 6는 차기 iPhone의 기능을 엿볼 수 있게 하는 중요한 버전이다. 2007년 이래 매년 업데이트를 거쳐온 iOS는 완성도가 많이 높아졌으며, 이번 버전부터 Google Map이 아닌 자체 Apple Maps를 지원하기 시작했고, 이를 통해 다양한 위치정보를 매쉬업할 수 있게 되었다. Google Map을 사용하던 기존 앱들은 별도 업데이트가 필요하게 되었다.
Siri는 iPhone 4S에 이어 new iPad에 지원이 확정되었고, iOS 6를 지원하는 기기 목록에 iPhone 3GS를 포함시켰다는 점은 특이하다. iPad 1 버전을 지원하지 않으며, iPod touch 4세대 이상을 지원한다는 점에서도 iPhone 3GS 지원은 다소 의외라 생각되지만 그만큼 iPhone 3GS가 베스트셀러이며 여전히 많은 사용자를 가지고 있다는 것이 iOS 6 지원의 결정적인 원인으로 보인다.
Twitter에 이어 Facebook의 iOS 지원은 SNS의 양대 서비스를 모두 자사의 iOS에 녹임으로써 사용자의 편의성을 높이고 다양한 앱 개발에 도움이 될 것이다. iCloud의 활용을 확대하여 Mac OS X와 iOS 사이의 연결 고리를 만들었으며, iPhone과 iPad, iPod touch 등 주요 3가지 iOS 단말기의 연동성도 높였다. 클라우드를 통한 서비스 연결은 점점 늘어날 것이다.
FaceTime의 3G/4G 환경에서의 지원은 또 다른 논란거리가 될 전망이며, 이동통신사들에게 또 다른 고민거리를 남겼다. 망중립성 문제와 함께 mVoIP에 대한 논란도 더 증폭될 것으로 보인다. iMessage와 더불어 이동통신 시장에서 음성에서 데이터 중심 비지니스로의 전환을 부채질할 전망이다. 더이상 음성으로 돈을 벌던 통신시대는 지나가고 있음을 iOS는 보여주고 있다.
Passbook은 Google Wallet을 직접적으로 겨냥했으며, Google Map 대신 자체적인 Apple Map이 올라갔다는 점에서 Apple과 Google의 본격적인 모바일 OS 경쟁에 돌입했다는 점도 하나의 이슈라고 할 수 있다. iOS에서 남은 부분은 검색 서비스뿐인데, Apple이 앞으로 검색 비즈니스에도 발을 들여놓을지도 지켜볼 필요가 있다.
iOS 6에 대한 Android OS 진영의 반격도 기다려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