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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날부터 노트북 가방이 무겁게 느껴졌다. 11인치 울트라씬 노트북 하나가 기본이고, 케이스에 넣은 아이패드도 들었고, 자질구레한 악세서리들이 가방을 채우고 있었다.

 

그런데 문제는 외근이나 재택근무를 위해 업무용 노트북을 가지고 나서야 할 때였다. 아무리 작다고는 하지만 노트북 두 대와 타블렛 하나를 노트북 가방 하나에 넣고 다닌다는 것은 무모한 행동이었을지 모른다.

 

일주일에 두 번 정도는 이런 상황이 반복되니 어깨가 아파왔다. 안그래도 수납공간이 부족한 노트북 가방에 대해 불만도 있었지만, 한쪽 어깨가 계속해서 아프다는 점이 걸렸다. 더군다나 월요일과 금요일엔 옷가방까지 같이 가지고 다니니 더욱 불편했다.

 

그래서 백팩을 대안으로 생각하고 검색에 들어갔다. 비즈니스맨에게도 어울리는 백팩은 이미 많이 나와 있었다. 하지만 학생들이 사용하는 백팩과는 구분이 되고 내 용도에 맞는 백팩을 찾기란 쉬운 일이 아니었다. 나이 마흔을 넘긴 아담한 남자, 평소 입고다니는 세미 비즈니스 슈트에 백팩이란 어울리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도 마음 한구석에 자리잡고 있었다.

 

비즈니스 캐주얼에도 어울리는 무난한 백팩

 

찾다보니 눈에 띄는 가방이 있었다. 아이팟과 아이폰 악세서리로 유명한 인케이스(Incase)의 백팩 시리즈가 눈에 들어왔다. 애플 악세서리 전문업체답게 맥북을 넣을 수 있는 백팩도 있었는데 Compact Backpack 시리즈였다. 맥북프로 15인치까지 넣을 수 있는 CL55302를 제일 먼저 고려했었다.

 

Incase의 백팩 사이즈는 맥북프로 노트북을 얼마 사이즈까지 넣을 수 있는지가 기준이었다. 맥북프로 17인치까지 수납 가능한 모델은 CL55301이다. 많으면 최대 3대 까지 수납해야 하는 사정으로 인해 CL55302보다 조금 더 큰 CL55301으로 결정했다.

 

그러나 인케이스 코리아는 취급하지 않고 CL55302만 판매하고 있어서 할 수 없이 사후서비스를 포기하고 직수입 제품을 구입했다. 정식 제품명은 'Incase CL55301 Nylon Backpack'이다.

 

 

사진으로는 감을 잡기 힘들지만 50cm x 32cm x 20cm (높이 x 폭 x 두께)이며, 용량은 19L다. 등산용 백팩 기준으로 생각하면 어느 정도인지 감을 잡을 수 있을 것이다. 참고로 CL55302 모델은 16L 수준이다.

 

전반적인 겉모습은 깔끔하다. 앞면은 자질구레한 수납공간이 보이지 않고 지퍼만 보이는 무난한 디자인이다. 등받이 부분은 장기간 착용하고 다녀도 불편함이 없도록 쿠션 처리가 되어 있으며, 통기성을 높인 디자인을 하고 있다. 땀이 배어도 쉽게 처리되도록 해놨다.

 

천은 내구성이 강한 방습방한 나이론으로 만들어졌다. 충격에 약한 노트북 등을 수납하는 백팩의 특성상 내구성이 강해야 하며, 외부의 습기나 온도 등으로부터 보호가 가능해야 하는데 어느 정도 보호받을 수 있는 고급 나이론 재질로 되어 있다. 다만 방수는 되지 않는다.

 

 

오른쪽 어깨끈에는 걸이용 처리가 되어 있는데, 용도는 정확히 잘 모르겠다. 일반적으로 등산용 백팩(배낭)에는 자주 사용하는 고리가 달린 악세서리 등을 부착시킬 때 사용하는데, 컵이나 무전기, 안경 등의 간편 수납에 사용된다. 비슷한 용도가 아닐까 생각된다. 등받이 두 부분은 쿠션처리 되어 있다.

 

CL55301은 주수납부가 두 곳이다. 노트북을 수납하는 공간과 악세서리를 수납하는 공간으로 크게 구분된다. 노트북 수납공간은 다시 세 공간으로 나눠지는데, 가장 안쪽이 노트북, 그 다음이 아이패드 같은 타블렛 기기류, 나머지는 일반 공간이다. 지퍼는 높이의 2/3 수준까지 내릴 수 있다.

 

 

주수납부 공간은 의외로 넓다. 17인치 맥북프로가 들어가 수납될 정도의 높이라고 생각한다면 실제 다른 것도 많이 수납할 수 있다는 것을 눈치챌 것이다. 가장 안쪽의 노트북 공간은 인조모피를 사용하여 노트북의 외관을 보호한다. 마치 모피재질로 감싼 듯이 노트북을 보호한다. 충격과 긁힘 방지에 탁월한 효과를 발휘한다.

 

17인치까지 가능하므로 시중에 나와있는 웬만한 노트북은 모두 완전히 넣을 수 있다.

 

 

노트북 수납공간 바로 앞으로는 다른 주머니가 하나 더 있는데, 이 부분은 아이패드같은 타블렛을 수납하는 공간이다. 케이스를 입힌 채로 넣어도 넉넉한 공간이 나온다. 노트북과 타블렛을 같이 사용하는 요즘 소비자들의 성향을 고려하여 디자인한 것이라 볼 수 있다.

 

13.3인치 울트라북 수납, 가방에 비해 너무 작아 보인다

타블렛이 아니라 다른 것도 수납하기에 좋다. A4 용지도 충분히 들어가고 남기 때문에 서류를 보관하는 용도로도 좋을 것 같다. 두껍지 않은 책 정도까지는 무난하게 수납된다. 내부 수납을 담당하는 천은 외부와 대조되는 회색컬러로 Topo패턴이 프린트되어 있어 고급스러움을 전한다.

 

 

바깥쪽에 위치한 또 다른 주수납공간은 악세서리를 보관하기 좋도록 주머니가 집중적으로 모여있다. 6개의 주머니와 한 개의 그물 주머니가 있는데, 케이블이나 작은 악세서리, 명함집, 외장디스크, 배터리팩 등을 수납하기 좋게 되어 있다. 작은 물건들을 깔끔하게 보관할 수 있는 공간이다.

 

 

앞쪽 수납공간도 넓은 편이다. 평소에 읽는 책이나 업무용 수첩 등을 보관해도 충분하고, 그래도 공간이 남을 것이다. 가벼운 점퍼를 접어서 넣어도 괜찮을 정도로 공간은 넓은 편이다.

 

실용성이 돋보이는 숨은 공간 두 곳

 

CL55301은 다른 백팩에서는 볼 수 없는 특이하며 실용적인 공간이 두 곳 있는데, 첫번째 공간은 바로 윗 부분에 있다. 주머니처럼 생긴 이 공간은 자주 꺼내 사용하는 작은 물건들을 넣을 수 있다. 안감은 노트북 수납공간처럼 인조모피로 되어 있어 어떤 물건이라도 흠집나지 않게 보관할 수 있다.

 

주로 이 공간엔 이어폰이나 플래시 메모리, 각종 열쇠 등을 보관하기 좋다. 빠르게 꺼낼 수 있으며, 빨리 찾을 수 있는 작은 물건을 수납하면 좋을 것 같다. 주머니에서 돌아다니는 껌이나 남은 동전을 넣어두는 것도 괜찮다.

 

앞 부분에도 인조모피 재질의 내부 공간이 있다. 이 공간은 부피있는 물건을 넣기에는 부족하다. 얇으며 작은 물건을 넣으면 좋은데, 내 경우 스마트폰 보조 패터리팩을 넣어 두었다.

 

쉽게 열리는 부분이어서 귀중품을 보관하기에는 다소 우려되지만 쉽게 수납을 할 수 있다는 장점을 살릴 수 있는 것이라면 어떤 것이라도 괜찮을 것 같다. 여행의 경우라면 간단하게 약도를 담은 종이나 티켓같은 것을 보관해도 좋을 것 같다.

 

 

그리고 등받이 아래 쿠션 부분 뒤에 숨은 공간이 CL55301의 또 다른 특징이다. 아래 쿠션 안쪽으로 지퍼가 달린 공간이 있는데, 여기에는 주로 지갑 등 작은 귀중품을 보관하면 좋을 것 같다.

 

등 안쪽이어서 보안상 측면에서도 유리하고 가끔 필요할 경우에만 쉽게 꺼낼 수 있기 때문이다. 도난의 우려도 가장 작은 공간으로 보인다. 지갑을 넣어도 쿠션 덕분에 허리쪽에서는 전혀 지갑수납이 느껴지지 않았다.

 

 

노트북을 두 대 넣고, 아이패드까지 넣고, 각종 악세서리까지 전체를 넣어 어깨에 메어보았다. 무게는 어쩔 수 없었다. 하지만 전에 비해 한쪽 어깨가 아닌 어깨 전체로 힘이 분산되니 다니기엔 훨씬 좋았다.

 

검은색의 깔끔한 디자인은 정장 차림에도 잘 어울릴 것 같다. 비즈니스 캐주얼에는 잘 어울렸다. 물론 청바지 차림이나 일반 캐주얼룩에도 잘 어울렸다. 단, 가방의 크기가 있기 때문에 덩치가 작은 여자분들에게는 커보일 수 있다. 남자들에게는 대부분 어색함이 없을 것 같다.

 

이런 분들께 추천

 

평소 무거운 노트북을 가지고 다녀야 하며 외부 활동이 많거나 여러가지 자질구레한 악세서리 등이 많은 분들, 가벼운 겉옷이나 몇 일 정도분의 속옷을 수납해서 출장을 가는 분들, 출퇴근용으로 무난한 백팩을 찾는 분들에게 추천할만한 제품이다.

 

다만 작은 노트북 한 대와 약간의 물건을 가지고 다녀야 하는 분들이라면 용량이 좀 작은 CL55302 모델이 더 어울릴 것 같다.

 

 

* 처음에 CL55301을 구입하기로 생각하고는 바로 인터넷으로 주문을 했었다. 정식 수입품이 아니다보니 매장에서 구입하기는 힘들 것 같았고, 판매 가격의 변동폭도 컸다. 나름대로 최저가를 찾아 배송비 포함 구입한 가격은 109,000원이었다. 불과 6개월 전에 구입한 사례를 보니 16만원 가까이 했던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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