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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oogle은 지난 6월 27일 자사의 개발자 콘퍼런스인 Google I/O를 통해 Android 4.1 Jelly Bean을 공개했다. 이때 처음으로 스마트폰이 아닌 레퍼런스 타블렛 제품을 선보였는데 바로 Nexus 7이었다.
Nexus 7은 ASUS가 Google과 함께 공동으로 개발했으며, 제조는 ASUS가 맡았다. Nvidia의 Tegra 3 쿼드코어를 메인 프로세서로, 1GB의 메인 메모리(RAM)와 7인치 IPS 디스플레이를 장착했다. 해상도는 1280x800으로 비슷한 7인치 타블렛 중에서는 높은 편이다.
8GB 제품과 16GB 제품 두 종류로 출시되었으며, 8GB 모델은 199 달러의 파격적인 가격으로 공개되었다. 199 달러의 가격 외에 추가로 Google Play에서 콘텐트를 구입할 수 있는 25 달러 크레딧도 제공한다.
제품이 출시된 후 IHS Suppli는 제품 분해를 통해 BOM(Bill Of Materials)이 159.25 달러1라고 분석했다. Google이 이런 제품을 199 달러에 25 달러의 크레딧까지 포함해서 판매하고 있다면 마진이 없거나 오히려 제품구매에 보조를 하는 수준이라고 볼 수 있다.
세계 타블렛 시장은 Apple iPad의 독주가 이어지고 있다. 2010년 출시된 iPad 1에서 올해 출시된 new iPad까지 타블렛 마켓에서 꾸준히 1위를 달리고 있다. Apple에 의하면 타블렛 시장의 62%를 iPad가 차지하고 있다고 한다.
iPad의 뒤를 잇는 제품은 Amazon의 Kindle Fire나 삼성전자의 Galaxy Tab 시리즈가 있다. 그 뒤의 제품들은 시장에 나왔지만 소비자들의 기억에도 남지 못하는 수준으로 영향력이 없는 상황이다. 그런 가운데 Google이 Android 4.1 Jelly Bean을 제일 먼저 탑재한 기기로 Nexus 7을 소개한 것이다.
이미 시장에는 Apple이 7인치 iPad를 내놓을 것이라는 소문이 정설처럼 퍼져있고, Nexus 7을 발표할 즈음 Amazon도 타블렛 신제품을 내놓을 것이라는 소식이 있었다. Amazon은 이달 초 9월 6일 새로운 Kindle Fire HD 시리즈를 내놓았고, 1280x800 해상도의 7인치 Kindle Fire HD를 공개했다. 사실상 주력은 8.7인치인 Kindle Fire HD 8.9"이지만, 7인치 제품 라인업은 계속 유지했다.
소문만 무성한 7인치대의 iPad mini와 Kindle Fire HD, Nexus 7은 약속이나 한듯이 7인치 타블렛 시장을 형성하게 되었다. Apple이 제품을 내놓지는 않았지만 이미 7인치에 iPad mini에 대한 소문은 이번 iPhone 5의 발표와 함께 정설로 굳어졌다. 출시 예정 제품에 대한 정보가 그대로 노출되었으며, iPad mini에 대한 소문도 사실일 것으로 보고 있다.
이처럼 주요 업체들이 7인치 타블렛을 시장에 내놓거나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는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Apple까지 포함한 제조사들이 왜 7인치 타블렛 시장에 뛰어드는 것일까? 특히 Amazon과 Google을 본다면 7인치 제품은 파격적인 가격으로 시장에 출시되었다.
Nexus 7(8GB)과 Kindle Fire HD(16GB)가 모두 199 달러라는 매력적인 가격을 형성하고 있다는 점을 눈여겨 봐야 한다. Amazon의 전략이 자사의 콘텐트 소비라는 생태계를 구축하려는 목적이 있었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Nexus 7도 비슷하다고 볼 수 있다. Amazon은 전자책을 중심으로하는 디지털 콘텐트를, Google은 Google Play를 중심으로 하는 콘텐트 마켓을 중심으로 움직이는 차이만 있을 뿐이다.
또 한가지 이유는 바로 경쟁사 Apple iPad의 독주를 막기 위한 목적도 있다. 하드웨어 수준을 높이면서 콘텐트를 더욱 편리하게 소비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고, 가격까지 저렴하다면 iPad의 생태계를 흔들 수 있기 때문이다. 비슷한 가격으로 콘텐트 생태계까지 뒤지는 타블렛 시장이라면 iPad를 절대 이길 수 없는데, 가격이라는 장점을 내세운 것이다.
Apple 역시 이런 부분을 방관할 수는 없다. 7인치 제품군의 출시 배경 역시 Amazon Kindle의 선전에 자극을 받았다고 할 수 있는데, 저렴한 하드웨어 가격과 소비할 수 있는 콘텐트 마켓이라는 가치사슬은 자칫 iPad 생태계의 위협이 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비록 Steve Jobs가 7인치 타블렛을 DoA(Dead on Arrival)라고 비아냥 거렸지만 결국 7인치 시장이 가능성이 있는 쪽으로 무게가 실리고 있다.
만일 다음 달이나 그 뒤에 Apple이 7인치 iPad를 내놓는다면 가장 관심거리는 가격이다. 이미 든든하게 구축된 Apple만의 타블렛 생태계는 경쟁력이 있지만, 기존 iPad에 비해서는 저렴하게 나올 수 밖에 없을 것이다. 단, 콘텐트 소비 위주의 Amazon Kindle Fire HD 수준의 가격으로는 내놓지 않을 것이 분명하며, 기존 iPad에 비해서는 파격가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Google은 7월부터 Nexus 7을 미국과 캐나다, 영국, 프랑스, 독일, 스페인에서 판매해 왔으며, 북미와 서유럽을 제외하고는 호주가 유일했다. 그런데 25일 화요일 Google이 Eric Schmidt 회장까지 나서서 일본에서 런칭쇼를 했다. 이어 방한 후 우리나라에서도 판매할 계획이라고 한다.
16GB 제품을 오늘부터 온라인으로 250 달러 수준인 19,800 엔에 판매하며 다음 달 2일부터 매장판매에 들어간다고 한다. 아마도 국내에서 판매된다면 28만원 수준이 될 것으로 예상되는데, Nexus 7은 이미 지난 7월 국내에서는 전파인증을 마친 것으로 보도되기도 했다.
Google이 북미와 서유럽에 이어 일본과 우리나라를 선택한 것은 바로 콘텐트에 있다. 디지털 콘텐트 마켓이 성장하는 시장에 Nexus 7을 판매하려는 것이며, 이미 이들 시장에는 Apple iPad가 인기를 끌고 있는 시장이기도 하다. 특히 일본은 Amazon Kindle과 Rakuten의 Kobo 전자책리더가 시장에서 조금씩 인기를 모으고 있는 시장이기도 하다.
최근 Google은 비록 수량면에서는 빈약하지만 국내에서도 전자책을 판매하기 시작했는데, 만일 Nexus 7이 판매된다면 국내 전자책 시장에도 적지않은 변화를 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우리나라는 일본과 달리 Amazon이 진출하지 않은 상황이어서 상대적으로 Nexus 7은 국내 전자책 시장의 활력소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Android폰이 많이 보급된 국내 시장에서는 Google Play를 등에 업고 상당한 시장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7인치 타블렛은 저렴한 가격과 풍부한 콘텐트에 힘입어 타블렛 대중화에 큰 기여를 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7인치 시장의 강자인 Amazon과 새롭게 레퍼런스 타블렛을 내놓은 Google을 중심으로 타블렛 바람을 불고 올 것으로 기대된다. 여기에 Apple이 예상대로 7인치대의 iPad를 내놓는다면 시장은 더욱 가열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도 이 시장을 그냥 두고 보지는 않을 것이다. 이미 Galaxy Tab으로 소형 타블렛 시장에 진출했던 삼성전자도 어떻게 하든 이 시장에 지분 확보를 위한 노력을 할 것이다.
세계 타블렛 시장은 9.7인치의 Apple iPad가 주도하였지만, Amazon과 Google에 의해 7인치 시장이 만들어지고 있다. 이는 저렴한 판매가격과 디지털 콘텐트 마켓의 성장과 더불어 독자적인 카테고리를 형성할 것으로 보인다. 7인치 타블렛 시장은 PC 시장을 더욱 어렵게 만드는 요소로 작용할 것이며, 전자책과 각종 디지털 콘텐트를 소비하는 주력 소비 기기로 떠오를 것이다.
App Store와 Google Play 외에 국내 이동통신 3사의 오픈 마켓도 이에 대한 대비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스마트폰 외에 전자책, 영화, 음악 등 타블렛을 위한 디지털 콘텐트 마켓을 빠르게 구축 및 고도화 시켜야 할 것이다. 조만간 스마트폰이 아닌 휴대성이 강조된 소형 타블렛을 들여다 보고 있는 지하철 승객이 늘어날 것이다.
- http://www.isuppli.com/Teardowns/News/pages/Low-End-Google-Nexus-7-Carries-$157-BOM-Teardown-Reveals.aspx [본문으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