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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12월 29일로 끝난 Apple의 2013년 1분기 실적이 발표되었다. 매출 545억 달러, 순이익 131억(130.8억) 달러, 주당 13.81 달러를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463억 달러에 비해 18% 증가 했으며, 순이익은 전년 131억(130.6억) 달러로 비슷했지만 주당 순이익은 떨어졌다. 미국외 매출은 전체 매출의 61%를 차지했다.
매출대비 총이익률을 나타내는 그로스 마진(Gross margin)은 전년의 44.7%에서 38.6%로 떨어졌다. 작년보다 올해는 매출을 더 올렸으나 이익은 줄어들었다는 뜻인데, 기록적인 순이익과 그로스 마진을 자랑하던 Apple의 성장세가 멈췄다는데 주목할 필요가 있다.
Apple Store | Hysan Place by dawvon |
실적 기간 동안 iPhone은 4,780만대가 판매되어 전년의 3,700만대에 비해 약 1천만대가 늘었으며, iPad는 2,290만대로 전년의 1,540만대에 비해 750만대가 늘었다. 반면 Mac은 410만대를 기록하여 전년의 520만대에 비해 110만대가 줄었으며, iPod은 1,270만대로 전년의 1,540만대에 비해 270만대 줄었다.
전통적으로 Apple의 1분기는 홀리데이 시즌 덕분에 매출이 최고에 이르는 시기에 속한다. 분명 Apple의 1분기 실적은 전년에 비해 훌륭한 성과를 낸 것은 확실하지만, 예전만큼의 성장세는 이루지 못하고 오히려 꺾인 듯한 모습이다.
주가는 예상보다 낮은 실적 결과를 보이면서 잠시 510 달러선을 유지하다가 450 달러대(1월 25일 오전 현재)로 급락하는 모습을 보였다. 12% 급락이라는 상황에 직면했다. 늘 오르기만 하던 주가가 급하게 빠지는 것은 1분기 실적 발표 외 2분기 전망치가 예상보다 낮기 때문이었다.
주가는 작년 9월 700 달러 고지를 넘으며 주가의 정점을 찍은 후부터 점점 떨어지기 시작했다. 그나마 작년 11월 iPad mini 발표 후 580 달러선까지 회복되었던 주가는 다시 이번 1분기 실적 발표와 함께 450 달러대로 급락한 것이다.
실적으로는 판매량과 매출 등 사상 최고의 기록을 계속 경신하고 있는 상황이지만 시장의 반응은 냉랭한 편인데, 이는 성장세가 두드러지게 약해지고 있다는 전망 때문이다. 판매량이 최고를 기록해도 시장의 기대치가 얼마나 높은 상황인지 느낄 수 있는 부분이기도 하다.
Apple이 원하는 것이 단순히 더 많이 판매하는 것인가?
Apple 성장세 둔화의 배경은 경쟁사인 삼성전자와 iOS의 경쟁 플랫폼인 Android OS의 성장세에 따른 상대적인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Apple은 여전히 훌륭한 비즈니스를 하고 있으며, 스마트폰과 태블릿 시장의 리더 자리를 지키고 있다.
Android OS가 iOS의 완성도를 상당히 근접하게 따라 온 상태이며, iPhone이라는 단일 모델에 비해 다양한 단말 사이즈를 가진 제조사들의 스마트폰으로 공략한 것, 그리고 App Store만큼 성장한 Google Play Store의 성장은 더이상 App 생태계의 장점만으로는 절대적인 우위를 지키지 못하도록 만들었다.
여전히 iPhone과 iPad, App Store의 든든한 단말기(Device) - 콘텐트(Content) - iOS(Platform)이라는 생태계는 상당히 강력한 힘을 발휘하고 있지만, 소비자 입장에서는 App Store 외에 Google Play 에서도 동일한 앱을 구할 수 있는 생태계적인 경쟁 균형 상태가 이루어지면서 매력을 덜 느끼게 된 것도 크다.
특히 삼성전자를 비롯한 Android 진영이 고화질과 디스플레이 대형화라는 비교 우위 요소를 꾸준히 시장에 설득했고, 소비자 반응이 실제 긍정적인 면으로 바뀌었다는 것도 Apple에게는 위협적인 요인이 되고 있다. iPhone 4S까지 유지했던 4:3 비율의 3.5인치에서 16:9의 4인치 iPhone 5를 내놨다는 것도 결국 Apple이 지금의 소비자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알고 대응한 것이다.
독주하던 태블릿 시장도 일부 흔들렸다. 9.7인치의 iPad로 태블릿 시장을 평정했지만, Android 진영은 7인치의 보급형 태블릿을 내놓으면서 iPad 시장을 조용히 흔들었다. iPhone 5는 Android폰 대형 디스플레이에 대응한 제품이라면, iPad mini는 9.7인치 시장을 고수하던 정책에서 벗어나 가격과 사이즈를 줄인 7인치 Android 태블릿 대응용이었다.
결국 두 제품군의 시장대응은 사이즈라는 측면과 단말기 가격이라는 근본적인 Apple의 정책을 흔들면서 나온 결과라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 혁신이 부족하다는 비판의 근본은 시장 주도적이었던 입장에서 시장 공세에 대응하는 자세로 바뀌었다는 것에 대한 우려의 메시지이기도 하다. 이를 Steve Jobs의 부재로 연결하는 것에 고개 끄덕여 지는 이유이기도 하다.
최근 외신들에 의해 흘러나오는 대형 사이즈의 iPhone과 저가형 iPhone 등의 소문은 결국 혁신을 기반으로 하는 시장 주도적인 입장이 아니라 판매량을 늘이기 위한, 일종의 시장 대응적인 자세로 해석될 수 있는 Apple의 대응방법이기도 하다.
여기서 읽을 수 있는 Apple의 전략 혹은 메시지는 무엇일까 생각해 보자.
Apple이 차별적인 기능 구현이나 서비스, 비즈니스 방법의 혁신 등 지금보다, 단순히 지금보다 더 큰 크기의 iPhone을 내놓거나 가격을 내리기 위한 다른 방법으로 제품을 내놓는다면 분명하게 지향하는 방향은 바로 시장 점유율이며, 판매량 우선 정책으로 바뀌었다는 신호다.
최근 Apple이 고수해 왔던 제품 정책이나 기조가 흔들리는 듯한 모습은 분명 Apple에게는 위기 신호로 보인다. 시장 주도자가 아닌 시장에 끌려가는 모습은 Apple답지 않기 때문이다. 혁신의 부족이라는 아쉬운 소리가 나오는 근본적인 이유다.
iPod이나 Mac의 판매량이 줄어드는 것과 iPhone과 iPad의 판매량이 늘어나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각각 iPhone과 iPad가 스스로의 제품에서 일정 부분 잠식하는 효과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다음으로 고민해야 할 부분이 바로 보인다.
Apple이 다시 혁신의 리더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과감하게 다른 카테고리의 개척이 필요하다. 가장 큰 기대를 모으고 있는 부분은 TV인데, 이제는 이 분야에서 새로운 혁신을 불러 일으켜야 한다. 그리고 또 다른 카테고리로의 혁신을 연구해야 한다.
Steve Jobs for Fortune magazine by tsevis |
점유율과 판매량이 최우선이 된다면 소비자의 입맛에 맞는 저렴하고 쓸만한 제품만을 만들어 내는 것이 최우선 시 되어야 하며, 소비자의 기호를 따라가거나 예측하면 된다. Apple이 이제까지 그런 방향에서 성장해 해왔는지 물어본다면, 더 명확해질 것이다. 물론 그 방향으로 움직인 것이 아니었다. 그런 모습은 Apple답지 않다.
Apple다운 것은 무엇일까? Steve Jobs가 살아 있었더라면 Apple은 어떤 모습으로 미래를 준비했을 것인가? 이러한 질문의 답이 바로 Apple의 앞날에 대한 모습으로 그려질 것이다. Apple이 원하는 것은 더 많은 제품을 판매하는 것인가?
Apple은 스스로가 던진 'Think different'라는 메시지를 다시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