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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퇴근길 지하철 풍경에서 빠지지 않는 모습은 귀에 이어폰을 꽂고 음악이나 영화 등 손에 뭔가를 쥐고 집중하고 있는 사람들의 모습이다. 스마트폰, 태블릿이 누구나 가지는 흔한 상품이 되면서 단순히 쳐다보는 미디어뿐만 아니라 듣고 보는 멀티미디어의 수요가 급격하게 늘었다.

 

짧지 않은 출퇴근 시간에, 누군가를 기다리는 그 시간, 어디론가 바쁘게 이동하는 시간에 사람들의 귀에는 이어폰이 꽂혀있다. 흰색, 검은색, 다양한 컬러의 이어폰줄은 기기의 숫자만큼 다양해졌다. 이어폰줄이 오로지 검은색만 존재하던 시절과는 완전히 바뀐 모습이다. 이젠 흰색이 더 많아진 듯한 느낌이다.

 

휴대폰을 구입하면 함께 제공되던 번들 이어폰의 성능도 많이 좋아졌다. 제조사 고유의 연결 방식으로 3.5mm 표준이 아닌 탓에 번들 이어폰이라도 휴대폰의 사용과 함께 운명을 같이하는 경우가 많았다. 지금은 스마트폰 위주로 바뀌면서 더이상 따로 노는 악세서리 수준을 벗어나긴 했다.

 

예전 그저 그런 성능과 내구성을 가지던 번들 이어폰은 요즘 찾기 힘들다. 이어폰도 스마트폰 품질 경쟁의 요소가 되어버린 것이다. 인이어(In Ear) 이어폰이 번들로 나오는 것도 예사다. 좀 더 귀에 밀착되고 착용감이 나은 인이어 이어폰은 고가의 명품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번들 이어폰으로도 훌륭한 수준으로 발전했다.

 

iPhone 5가 발표되면서 Apple이 내세운 EarPods는 독특한 모양과 성능으로 관심을 끌었으며, LG전자의 QuadBeat는 번들이어폰의 수준을 끌어올렸다. 10만원대가 훌쩍 넘어가는 고급형 이어폰 못지 않은 품질로 인기를 끌고 있으며, 번들이어폰을 별도 구매하는 재미있는 상황도 벌어지고 있다.

 

iWALK Amour 인이어 이어폰

 

번들 이어폰이 고급화 되고 품질이 나아지면서 기존 이어폰 시장에도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이제 소비자들이 1, 2만원의 저가 보급형 이어폰에 큰 관심을 가지지 않고 있다. 특히 음악, 동영상 등을 즐기는 젊은 소비자층은 번들 이어폰 수준 이상의 이어폰과 고급형 이어폰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

 

iWALK는 아이폰용 보조배터리 브랜드로 많이 알려져 있다. 보조배터리 뿐만 아니라 아이폰, 아이패드를 포함하는 다양한 스마트 기기용 가정용, 차량용 충전기, 케이스, 케이블 등 생산하고 있다. 그런데 이번에 새롭게 이어폰 시장에 진출했다. iWALK 브랜드의 (주)유투오코리아는 1994년부터 휴대폰 악세서리 시장에 제품을 공급해온 기업이어서 새롭게 진출하는 이어폰도 기대된다.

 

 

iWALK 브랜드의 첫 이어폰 이름은 AMOUR(아무르)로 프랑스어로 '사랑'이라는 뜻이다. 아무르, 아모르 등 읽는 방식이 다를 수 있지만, 제조사는 '아무르'라고 표기하고 있다.

 

제품 케이스는 마치 스마트폰 케이스처럼 고급스럽다. 제품 판매가인 3만원대 수준에 비하면 상당히 정성들인 포장이라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아무르 이어폰은 인이어 방식이며, 이어폰줄이 요즘 트렌드인 플랫(flat) 방식이다. 일명 칼국수면발 케이블이다.

 

색상은 흰색, 검정색, 오렌지색, 파란색으로 4가지 종류가 있다. 자신의 개성에 따라 컬러를 선택할 수 있으며, 파란색과 오렌지색은 강렬한 색상으로 흰색과 검정색 위주의 이어폰시장에서는 독특한 색상이라고 할 수 있다.

 

 

 

케이스를 열면 이어폰이 하트모양으로  고정 진열되어 있다. 마치 보석 포장처럼 고급스럽게 진열되어 있는데, 단번에 봐도 선물용으로 잘 어울릴 것 같은 포장이다. 하트는 본체 포장뿐만 아니다. 다시 아래를 열어보면 또 하나의 하트가 더 있다.

 

바로 하트모양(삼각형에 가깝지만)의 파우치가 있다. 이런 가격대에 전용 이어폰 파우치를 제공한다는 점은 장점으로 꼽기에 충분하다. 이어폰을 사용할 때는 모르지만 보관하고 가지고 다니기엔 불편한 것이 바로 이어폰이다.

 

 

일반적으로 말아서 감는 형태의 이어폰 줄감개 악세서리를 구입해서 사용하거나 아니면 그냥 말아서 가방이나 주머니 한쪽에 넣어두는데, 이런 보관방법과 사용으로 인해 연결부위 내구성이 많이 떨어지게 된다. 이어폰도 소모품이지만 관리에 따라 오래 사용할 수 있는 품목이기도 하다.

 

지퍼방식의 파우치를 열면 이어폰을 말아서 수납하도록 밴드가 있는 부분과 이어캡을 보관하는 그물망으로 되어 있다. 이어캡도 함께 가지고 다닐 수 있도록 설계된 것이다. 파우치 케이스가 딱딱한 외형을 유지할 수 있어서 가방이나 주머니에 넣어도 안에 있는 이어폰에 충격은 충분히 줄일 수 있다.

 

이어캡은 기본 장착된 것 외에 3쌍이 더 들어있다. 케이블색상과 같은 것이 두 쌍, 그리고 흰색 이어캡 한 쌍이 들어있다. 자신의 귀에 착용해 보고 착용감이 좋은 것으로 사용하면 된다. 여분의 이어캡은 자주 바꿀 일이 없으면 아예 케이스에 보관해 두는 것도 좋겠다.

 

쉽게 꼬이지 않는 플랫형 케이블

아무르의 외형상 특징은 줄이 플랫 타입이라는 점과 인이어 방식, 직선형커넥터 그리고 마이크 내장 이이폰이라는 점이다. 마이크 내장은 결국 통화를 위한 것으로, 스마트폰이나 태블릿 등 음성입력이 가능한 디바이스용이라는 뜻이다.

 

 

줄은 생각보다 경성에 가깝다. '탱글탱글하다'는 표현이 어울릴 것 같다. 어느 정도 연성이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가질 정도로 탱탱하다. 사용자에 따라서는 약간의 호불호가 갈릴 것 같다. 하지만 내구성 측면에서는 유리할 것 같다. 좌우 대칭형으로 되어 있으며 분리 부분 처리도 깔끔하게 잘 되어 있다.

 

 

커넥터는 일자형으로 되어 있으며, 가장 고장이 잘 나는 부위인 커넥터와 케이블 이음새 부분이 사진처럼 잘 처리되어 있다. 내구성 문제는 대부분 커넥터 부위에서 발생하여 단선으로 이어지는데, 아무르는 이 부분에 대해 신경을 쓴 흔적이 보인다.

 

마이크가 내장된 아무르 이어폰

 

아무르는 마이크가 내장되어 있는데, 단순히 통화 뿐만 아니라 EarPods처럼 음악 제어 기능도 가지고 있다. 아이폰의 경우 음악 앱 호출 재생, 중단, 다음곡(빠르게 두번 연속 누름), 이전곡(빠르게 세번 연속 누름) 기능이 제공되며, 안드로이드폰의 경우 재생, 중단, 다음곡 기능이 제공된다. 아이폰 번들 EarPods와 다른 부분은 볼륨 조절이 없다는 점뿐이다. 대신 좀 더 심플하게 만들었다고 볼 수 있다.

 

전화 통화를 할 때는 한번을 클릭하면 전화를 받을 수 있고, 전화 수신 시 2초 이상을 누르면 통화 거부 기능이 작동되며, 통화 중 전화는 한번 더 클릭을 하면 받을 수 있다. 통화 중 전화 시 2초 이상을 누르고 있으면 이전 통화로 복귀한다.

 

마이크가 연결된 부분은 왼쪽 스피커에 연결되어 있는데, 이 부분은 조금 더 고려를 했으면 어땠을까 생각된다. 보통 오른쪽 스피커에 연결되어 있는 이어폰이 많기 때문이다. 마이크 내장 이어폰들의 장점 중 하나는 마이크의 위치를 보고 오른쪽 스피커인지 아닌지를 구분하기 쉬운데, 아무르는 왼쪽 스피커쪽에 마이크가 연결되어 있다. EarPods는 오른쪽 스피커에 마이크가 연결되어 있다.

 

아무르 스피커의 구조

스피커 구성은 위 그림처럼 되어 있다. 이어젤(이어캡)을 벗기면 산화처리된 알루미늄 전면 커버가 있고, 링을 하나 사이에 두고 핵심인 9.4mm 스피커가 있다. 그리고 도금처리된 뒷면 커버가 선으로 연결되어 있는 구조다.아무르 이어폰의 스피커는 강력한 자성을 띄는 9.4mm의 네오디뮴(Neodymium) 자성으로 풍부한 중저음과 고음을 제공한다고 회사는 소개하고 있다.

 

하우징은 비교적 깔끔한 편이지만, 뒷면 커버의 도금 내구성은 조금 의심스러워 보인다. 너무 가볍게 느껴져서 그럴 수도 있지만, 도금처리된 플라스틱 커버는 왠지 긁힘에 약할 것 같다는 생각이다.

 

기술 스펙으로 표기된 내용 기준으로 보면, 감도는 98 ± 3dB (at 1kHz), 임피던스는 16옴 ± 2.4옴이다. 일반적인 수준의 보급형 이어폰 스펙과 비슷하다.

 

평범한 분석 능력을 가진 나는, 이어폰 음질에 대해서는 솔직하게 잘 모르겠다. 다만, 몇 개의 스마트폰 번들 이어폰들과 비교했을 때, 중저음이 조금 더 강조되는 느낌이었고, 고음 부분에서는 Apple EarPods과 비교했을 때 조금 떨어지는 수준이었다. LG전자(Optimus LTE2 번들)와 삼성전자(Galaxy Note) 스마트폰에 같이 포함된 번들 이어폰들과 비교했을 때에는 중저음, 고음 모두 아무르가 조금 더 낫게 느껴졌다.

 

320kbps로 인코딩된 클래식 음악을 기준으로 주변 지인들에게 평가를 부탁했을 때, 대체적으로 중저음에 대한 부분은 잘 처리하는 것으로 평가했으며, 고음쪽에서는 평범하다는 수준의 답을 얻었다. 그러나 모두들 케이스 포장과 제품의 가격대를 알려주자, 가격대 성능비(가성비)가 뛰어나다는 점에서는 일치된 의견을 나타냈다.

 

 

iWALK Amour (아무르) 이어폰 총평

 

최근에 판매되는 스마트폰용 번들 이어폰들은 예전과 달리 상당한 수준의 품질을 보장할 수 있는 제품들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번들 이어폰의 한계는 뚜렷한 편이다. 개성을 강조할 수 있는 색상과 디자인도 그렇고, 때로는 인이어 제품을 선호하는 사용자에게 선택의 옵션이 발생하기도 한다. 하지만 예전처럼 '싸구려'번들은 찾아보기 힘들다.

 

iWALK 브랜드의 첫 이어폰인 Amour (아무르)는 가격대 성능비가 뛰어난 제품이다. 음질도 스마트폰과 태블릿에서 즐기기엔 무난하다. 더군다나 세련된 포장방식은 선물용으로 잘 어울린다. 제품명이기도 한 '사랑' 컨셉은 연인에게, 친구에게, 자녀에게 선물할 때 적합하다.

 

그렇게 큰 부담없는 적절한 수준의 가격대에 이만한 제품이라면 추천하는데 어려움이 없을 정도다. 스마트폰 사용자라면 음악 제어는 물론 음성통화가 지원되고, 더군다나 플랫 타입의 내구성이 보장되는 줄과 커넥터 마감, 별도의 작고 예쁜 파우치가 함께 제공되는 제품이라면 더더욱 추천에 대해 망설일 필요가 없을 것 같다.

 

다만, 아뮤르가 이어폰 첫 제품인 것만큼 다음 버전에는 사용자들의 피드백을 잘 반영하여 업그레이드 될 수 있었으면 좋겠다. 개인적으로는 하우징의 뒷 커버 부분을 조금 더 고급스럽게 만들고, 마이크의 위치를 왼쪽이 아닌 오른쪽으로, 그리고 줄의 연성도 조금 더 부드럽게 해줬으면 좋겠다.  

 

* 본 제품은 제조사로부터 리뷰를 위해 무상 제공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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