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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박 2일', '정글의 법칙', '아빠 어디가' 등등 요즘 TV는 아웃도어 라이프를 주제로 한 방송이 대세다. 복잡한 도시를 벗어나 자연으로 돌아가 여유를 즐긴다는 것은 이제 도시인들의 취미 생활이 되었다. 지금은 참기 힘든 잠자리와 불편함이 따라다니던 캠핑의 추억은 옛말이다.
캠핑을 위한 좋은 환경과 충분히 질이 좋아진 용품들 덕분에 아웃도어 라이프는 새로운 즐길거리로 자리 잡은 것 같다. 특히 야외에서 가족들과 함께 해 먹는 즉석 요리는 캠핑의 묘미이기도 하다.
야외에서 사용할 수 있는 그릴과 땔깜은 연기와 냄새로 캠핑족들을 더욱 설레게 만든다. 그런 즐거움을 알거나 그렇게 즐겨보고 싶다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다. 가족과 함께가 아닌 직장 동료와 친구들과 떠나는 MT 혹은 워크샵 말고는 그런 기회는 좀처럼 만들기 쉽지 않다.
대구 월광수변공원 주차장 앞에 얼마전 새로 개업한 '두남자의 그릴'은 바로 그런 캠핑장의 바비큐 요리를 좀 더 편하고 쉽게 즐길 수 있게 만든 음식점이다. 주말에 가족과 함께 셀프바비큐라는 독특한 콘셉트의 '두남자의 그릴'을 찾아 보았다.
가게는 얼마전까지 카페가 영업을 하고 있었다. 3층에 위치해서 밖으로는 월광수변공원이 내려다 보이고, 때가 되면 분수쇼를 창가에 앉아서 즐길 수 있는 전망 좋은 곳에 자리잡고 있다.
아마도 이 곳에 영업을 하기 전까지 '카페 보라카이'라는 이름으로 영업을 하고 있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내부에 들어가면 개방된 무선 Wi-Fi 핫스팟이 잡히는데 AP이름이 'Voracay'다. 참고로 우리가 아는 그 유명한 관광지 보라카이 섬은 스펠링이 'Boracay'다. 여튼 이 가게엔 무료 무선 인터넷이 제공된다.
가게 안으로 들어서면 창가쪽으로는 낮은 벽돌담으로 칸막이가 되어 있는 창가 자리가 몇 개(아마도 5개 정도)가 있고 안쪽으로 다시 테이블들이 분리되어 있다. 가게의 콘셉트상 테이블당 그릴이 설치되어 있어서 그렇게 많은 손님들을 받을 수 있는 구조로 되어 있지는 않다.
안쪽까지 다 둘러보지는 않았지만 대략 창가쪽으로는 최대 6명분의 식탁이 놓여 있었고, 안쪽에는 4명 테이블석들이 있는 것 같다. 테이블석당 그릴이 한 대씩 놓여져 있으니 분명 가족들을 위한 콘셉트로 보여진다. 4인 가구와 부모님을 모시고 오면 6명 정도가 되기에 어른들을 모시고 가족식사를 하기도 안성마춤이다.
가게 입구 쪽엔 바로 오픈된 주방이 보인다. 흡사 일식당 주방같이 종업원들은 위생모와 유니폼을 입고 있다. 주방 앞으로는 일종의 샐러드바가 만들어져 있다. 그릇과 샐러드 야채, 쌈, 깻잎, 고추 등이 놓여져 있는데, 손님이 셀프로 가져갈 수 있도록 되어 있다. 오른쪽 끝에는 프라이팬과 계란이 있는데, 나중에 그릴에 프라이를 해 먹을 수 있다.
수저와 포크, 나이프와 앞접시, 물컵 그리고 물수건이 가지런히 놓여져 손님을 맞고 있다. 마시는 물은 둥글레차로 시원하게 냉장된 상태로 전달되는데, 그냥 식당 물통이 아니라 병에 담겨져 나온다. 그 덕분에 이국적인 느낌과 함께 더욱 청량감을 느끼게 된다.
샐러드는 비타민을 비롯해서 파프리카 등 몇 가지 신선한 채소가 드레싱해서 전달되는데 필요할 경우 샐러드바에서 더 가져올 수 있다. 올리브유 등으로 드레싱한 샐러드도 맛있다.
이곳 음식은 레스토랑의 그것과 비슷하다. 메뉴가 커플세트와 패밀리세트로 구분되어 있고, 세트주문일 경우 먼저 빵이 생크림과 함께 제공된다. 스프만 나오지 않지만 레스토랑에서 코스요리와 비슷한 느낌이다. 빵과 샐러드만으로 배를 채울 수 있으니 주의.
세트 메뉴는 꽃등심 스테이크와 목살스테이크, 립 스테이크, 소시지, 새우, 모듬꼬치로 구성되어 있으며, 이들 요리의 양으로 세트가 결정된다. 커플메뉴는 2인 기준, 패밀리세트 A는 3인 기준, 패밀리세트 B는 4인 기준, 패밀리세트 C는 6인 기준인데, 아이를 둘 둔(중학생, 초등학생) 우리 가족은 3인 기준의 패밀리 세트 A를 선택했다. 결과적으로 고기의 양은 충분했다. 부족하면 추가로 고기를 더 주문할 수 있는데, 우리 가족은 제공된 수준으로도 충분히 포식했다.
비싸 보이는 그릴에는 꽃등심 스테이크, 목살스테이크, 소시지, 새우, 모듬꼬치를 얹고 굽는다. 가스로 조절되는 그릴은 이 가게만의 특징이라고 할 수 있다. 나중에 바비큐 그릴 사용을 익히면 서버없이도 손님이 직접 원하는대로 조리할 수 있다. 우선은 가게에서 직접 구워주고 있다.
목살과 립이 알맞게 구워져 나왔다. 분위기 때문인지 맛은 아주 좋았다. 특히 립은 다른 곳에서는 맛보지 못한 독특한 맛이 느껴졌다. 구수하면서도 상당히 부드러웠다. 양념이 조금 독특하게 느껴졌다.
3인 기준으로 꽃등심이 100g, 목살이 300g이고, 립 스테이크는 350g이어서 고기를 많이 즐기지 않는 4인 가족이라면 충분할 정도의 양이 제공된다. 여기에 새우구이와 상당히 양이 많은 소시지와 꼬치구이까지 포함하면 양은 제법 되는 편이다.
아내는 그릴에 대해 탐을 많이 냈다. 원래 주부들이 주방기구에 탐내는 것은 당연하지만, 저 그릴은 아무리 돈이 많아도 아파트 구조에서는 사용할 수 없는 그림의 떡과 같은 존재라 아쉬움이 더 크게 느껴지는 모양이다.
2단으로 되어 있는 그릴 선반과 4개의 화구, 그리고 오른쪽에는 뭔가를 끓이거나 프라이를 할 수 있는 화구까지 포함하고 있으며, 훈제나 연기를 배출할 수 있도록 되어 있는 뚜껑까지 그야말로 탐나는 물건인 셈이다.
계란 프라이는 그릴 오른쪽 레인지를 이용하면 된다.
바비큐 요리는 맛과 함께 가게의 분위기, 그리고 밖으로 보이는 월광수변공원의 풍경과 잘 어울리면서 최고의 저녁을 만들어줬다. 아주 뛰어난 고기맛이라고 말할 정도는 아니지만, 맛이 모자란 부분은 가게의 독특한 서비스 방식(특히 셀프바비큐 그릴)과 눈앞에 펼쳐진 풍경이 메꿔줬다.
고기와 잘 어울리는 주류로 생맥주를 바로 주문할 수 있으며, 와인도 글래스와 병으로 판매한다. 연인끼리 데이트를 하더라도 고기 냄새 많이 나지 않으면서도 우아하게 저녁식사 할 수 있도록 되어 있다.
손님이 직접 바비큐를 할 수 있다는 경험도 함께 판매하는 곳. 고기 뿐만 아니라 신선한 샐러드도 무한 제공되며, 계란 프라이도 직접 해서 먹을 수 있으며, 고기를 먹으면 꼭 된장에 밥을 드셔야 한다면 그런 메뉴도 제공되는 곳. 바로 그런 곳이 이 곳 '두남자의 그릴'이다.
가격도 만족스러운 수준이다. 어린 자녀를 둔 가족이라면 2인 커플세트나 3인 기준의 패밀리세트 A가 좋을 것 같다. 고기를 조금 즐기는 편이라면 추가 주문을 하거나 아예 B세트를 주문하는 것도 좋겠고, 어른들 모시고 함께 왔다면 6인 기준도 괜찮을 듯 하다.
점심 메뉴도 있는데, 폭사라(폭립과 라이스)와 꼬사라(꼬치와 라이스) 메뉴가 있다. 후식으로 레몬에이드나 커피가 제공되므로 간단한 점심 외식이나 손님과 함께 하는 식사도 좋을 것 같다.
모처럼 외식을 계획한 가족이라면 아내가 아닌 본인이 직접 그릴에 구워 서빙한다면 후한 점수를 받을 수도 있을 것이다. 뭔가 직접 해보기를 좋아하는 청소년 자녀가 있다면 계란 프라이 요리도 본인이 직접 만들게 해보는 것도 좋겠다.
식후 바로 앞 월광수변공원 나들이를 한다면 훌륭한 저녁 이벤트가 되겠다. 더군다나 시간 맞춰 나간다면 음악에 맞춰 춤추는 분수쇼를 구경할 수 있다.(분수쇼는 5월부터 10월까지 운영) 낭만 그 자체인 이벤트가 되겠다.
이 가게 방문 전 전화예약은 필수인 것 같다. 많은 테이블이 제공되지 않기 때문에 예약을 하고 가는 것이 안전(?)할 것 같다. 1번 테이블(가게 입구)에 앉아 있었더니 찾아오는 손님들이 대부분 예약을 하고 오는 가족 손님들이었다. 평일은 잘 모르겠지만 주말엔 예약이 필수일 것으로 예상된다.
주차는 1층에 약 20여대를 주차할 수 있고, 바로 길 건너 월광수변공원 주차장에 주차해도 된다. 원래 무료로 제공되기 때문에 주차에 대한 특별한 부담은 없다. 또, 마음 놓고 시원하게 맥주라도 한 잔 하려면 10분마다 운영되는 356번 버스를 이용해도 된다.
두남자의 그릴은 별도 홈페이지를 운영하지는 않지만 포털에 블로그를 운영하고 있다. 그런데 두 남자는 왜 이런 사업을 구상하게 되었을까? 우리 가족이 방문한 날 서빙을 하시던 분이 그 두 남자 중 한 남자였을 것으로 추정된다.(?!) 억양으로 봐서는 이 곳 출신은 아닌 듯 하다. 맛집 발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