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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crosoft가 Nokia의 Device & Services Business 부문을 54억 4천만 유로, 달러로 71억 7천만 달러에 인수한다고 발표했다. 양사의 이사회는 Microsoft가 Nokia의 단말기 제조와 서비스 비즈니스 부문, 그리고 관련 특허 라이선스사용에 동의하고 공식 발표했다.

 

인수가격은 Device & Services Business 부문으로 37억 9천만 유로, 특허 라이선스에 16억 5천만 유로를 지불하기로 했으며, 전체 54억 4천만 유로를 현금으로 지불하기로 했다. 이번 인수건은 Nokia 주주들의 승인과 규제기관의 승인 그리고 각종 조건의 이행 등의 이유로 2014년 1분기 내로 완료하기로 했다.

 

 

Microsoft와 Nokia는 2010년 Microsoft 출신 Nokia CEO Stephen Elop의 임명과 2011년 2월 모바일 단말기 분야 양사의 전격적인 제휴 이후 계속해서 스마트폰 시장에서 협력해왔다. 그리고 2013년 9월 3일 마침내 Microsoft가 Nokia의 핵심 사업인 모바일 단말기와 서비스 부문을 인수한 것이다.

 

Nokia는 오랫동안 휴대폰 시장에서 승승장구하며 1위 자리를 지켜왔었고, 스마트폰 역시 Symbian OS를 통해 시장을 지배해 왔었다. 2007년 Apple iPhone이 출시되고, 2008년 Google이 Android에 투자하기 시작하면서 영향력을 잃기시작해서 결국 설립 후 처음으로 2010년 외국인 CEO를 임명하기까지 했었다.

 

2010/09/11 - 선장을 바꾸는 Nokia, 큰 폭의 전략 변화가 예상된다

 

Microsoft 출신의 Stephen Elop은 Nokia 휴대폰 사업의 방향을 크게 바꾸어 놓았다. Symbian을 포기하고 Microsoft의 Windows Phone을 주력 모바일 플랫폼으로 받아들여 Microsoft와의 협력체제로 전환시켰다. 물론 그 결과가 Nokia가 희망하는 대로 흐르지는 않았다.

 

Stephen Elop 영입 정확히 3년만에 핵심 사업인 단말기와 서비스 부문이 Microsoft에 인수되었다는 점에서 Elop이 트로이의 목마가 아니었냐는 소리를 듣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Microsoft  비즈니스 부문장을 맡았던 사람이 선장이 되었고, 결국 이전 직장으로 인수가 되었기 때문이다.

 

Microsoft의 결정, 과연 올바른 선택일까?

 

Nokia의 휴대폰 사업은 Microsoft와의 본격적인 제휴 이후에도 변화가 없었다. Lumia 시리즈를 통해 시장에 제품을 내놓았지만, 소비자들은 크게 반응이 없었다. 단순히 Nokia만의 문제가 아니라 모바일 플랫폼 시장이 Android와 iOS로 크게 양분되어 있었고, Windows Phone의 파괴력이 약했기 때문이었다.

 

2013년 2분기 세계 스마트폰 플랫폼 시장 점유율 (출처 : IDC)

 

 

8월 3일 발표된 IDC의 Worldwide Quarterly Mobile Phone Tracker 보고서에 따르면 Android와 iOS, Windows Phone의 플랫폼 점유율 변화가 확연하게 나타난다. Android는 80%에 육박하는 급격한 점유율 상승을 기록했고, iOS는 13% 수준을 기록했는데, Android의 성장에 따른 자연스런 현상이다.

 

Windows Phone은 3위였던 BlackBerry OS(2.9%) 넘어 3.7%로 성장했다. 그러나 성장률은 더딘 편이다. 연간 성장률은 다른 OS에 비해 높은 77.6%를 기록했지만 단말기 판매 규모에 비하면 여전히 경쟁 플랫폼은 높은 벽이나 마찬가지다.   

 

Microsoft는 모바일 플랫폼 사업자로서 Apple과 Google과 경쟁하는 입장이었지만 이들과는 다른 위치에 있었다. 직접적으로 단말을 제조하지는 않았다. Google은 Motorola를 인수하면서 제조의 기반을 다졌기 때문에 3사 중에서 독자적인 제조 라인을 가지지 않은 기업이 Microsoft였다.

 

모바일 플랫폼 사업자가 자사의 플랫폼 점유율을 확대하기 위한 방법은 이미 Apple과 Google이 모범 사례가 되었다. Apple처럼 아예 처음부터 독자적인 단말기와 플랫폼을 가져가든지 아니면 Google처럼 라이선스를 기반으로 한 플랫폼 공급과 오픈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마켓을 중심으로 하는 생태계 구축이 정답이었다.

 

Microsoft는 Nokia와의 협력을 통해 변형된 Google 모델을 추구했다. 물론 Google만큼의 개방성을 제공하지는 않았지만 Nokia는 Microsoft에게 충분히 매력적인 단말기 제조사였다. 이미 몇 차례 Microsoft의 Nokia 인수설이 계속 나온 것 역시 Google과 Motorola의 사례를 염두에 둔 것이었다.

 

결국 Microsoft는 Nokia의 단말기 부문을 인수하면서 Apple, Google과 같은 형태의 사업 구조를 갖추려 하였다. 모바일 플랫폼 사업자로서 경쟁력은 결국 단말기 경쟁력도 중요하다는 판단이 섰기 때문이다.

 

Google의 Android와 Microsoft의 Windows Phone은 상황이 다르다. Google의 Android 점유율은 Google의 영향력 외에 삼성전자라는 걸출한 제조 협력사에 의해 큰 폭으로 성장한 것이다. Motorola를 인수하면서 약간은 어색한 모양새를 보이게 되었지만 삼성전자의 단말기 제조능력은 Android 진영에 큰 힘이 되고 있다.

 

Microsoft는 바로 Google과 삼성전자의 관계에서 Windows Phone의 활로를 생각했고, 그 대상이 바로 몰락하고 있는 Nokia였다. Nokia는 삼성전자와 함께 피처폰 시장을 이끌었었고, 저력을 인정받고 있는 기업이다. Microsoft는 이를 믿고 적극적으로 협력했다.

 

Nokia는 Symbian OS를 버리고, Intel과의 협력으로 진행하던 MeeGo 마저도 제쳐두고 Windows Phone에 전력하는 모습을 보였다. 플래그십 모델은 Lumia로 대표되는 Windows Phone 스마트폰으로 내놨고, 점점 Microsoft에 의존하는 모습을 보여왔다.

 

어쩌면 Microsoft는 이러한 전략을 통해 Nokia를 서서히 자신의 편으로 만들고 있었는 지도 모르겠다. Nokia도 잃을 것 없는 선택이었다. 그것은 바로 계속해서 경쟁력을 잃고 있는 단말기와 서비스 부문을 처리했지만, 계속해서 관련 특허는 보유하면서 라이센싱 사업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허는 매각하지 않았다.

 

이번 인수대금이 71억 7천만 달러라는 것에 관심을 두면 왜 그렇게 헐값에 매각했냐는 의구심을 가질 수 있지만, 결코 헐값은 아니라고 볼 수 있다. Microsoft가 Skype를 인수한 금액이 85억 달러라는 점을 기억한다면 헐값 인수 논란이 일겠지만, Nokia는 부진한 사업 부문을 떼어 버리는 댓가로 72억 달러에 가까운 돈을 받게 되었다.

 

남은 Nokia는 Here라는 브랜드의 지도사업은 계속해서 가져가며 Microsoft에 4년동안 라이센싱한다. 또한 인프라 부문인 Nokia Solution and Networks(NSN)와 통신기술 라이선스는 계속가져 갈 예정이다.

 

즉, 3개의 핵심 사업을 계속해서 가져가며, 과도한 인력과 부진한 사업을 털고 수익성 있는 사업만 남기며 사업을 영위하게 되었다. 양사가 Win-Win하는 모습을 상상할 수 있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어쩌면 이번 인수는 양사가 함께 하면서 발견한 최고의 딜일 가능성이 높다. 어쩔 수 없는 선택에 더 가깝다.

 

인수로 인한 모바일 플랫폼 시장 변화는?

 

Microsoft의 Nokia 단말기 부문 인수의 발표 시기를 눈여겨 볼 필요 있다. 9월 3일은 IFA 2013이 열리는 9월 4일 전날이다. 이번 IFA의 주인공은 역시나 삼성전자가 될 것으로 보는 관측이 많은데, Android 진영의 대표주자인 삼성전자의 신제품 발표에 김을 빼려는 의도가 다분하다.

 

또한 Google의 Android 진영 뿐만 아니라 9월 10일 예정된 Apple의 신제품 발표 시기도 역시 노린 것으로 보인다. 사실상 1, 2위 플랫폼 선두주자의 신제품 발표의 효과를 최대한 희석시키려는 의도가 엿보인다. 9월 초에 몰린 모바일 시장의 관심을 Microsoft로 돌리기 위한 최적의 상황으로 본 것이다.

 

Microsoft의 Nokia 단말기 부문 인수는 어느 정도는 예상된 이슈였다. 따라서 발표만큼 큰 변화가 따르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만만치 않다. 긴밀한 협조를 통해서 계속해서 Nokia 브랜드의 Windows Phone 단말이 시장에 나오고 있지만 여전히 Android폰과 iPhone의 벽을 넘기는 것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생산공장이 여전히 핀란드 중심이라는 점도 인수의 효과에는 부정적이다. 북미중심의 플랫폼 시장 구도에서 과연 개발 및 생산 인력과 생산기지의 인수만으로 상황이 바뀔 가능성이 높겠느냐는 질문에는 그리 긍정적인 답변이 나올 수 없을 것 같다.

 

다만 예전에 비해 좀 더 긴밀한 협조속에 빠른 의사 결정으로 제조 단말 시장에 접근할 수 있게 되었다는 점은 장점이 될 수 있다. 현 CEO인 Steve Ballmer가 퇴진을 선언했고, Nokia 수장이었던 Stephen Elop이 Nokia의 단말기 서비스 부문장으로 Microsoft에 복귀했다는 점도 절묘한 타이밍이다.

 

현재 Stephen Elop은 차기 Microsoft CEO로 가장 유력한 인물로 떠올랐으며, Microsoft의 핵심 사업을 모바일 단말기와 플랫폼 시장으로 접근할 것이 유력해 보인다.

 

이번 인수가 이슈를 만들기 위한 목적이 컸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시장에 미칠 영향은 그리 커 보이지는 않는다. Microsoft에 좀 더 새로운 활력소가 생겼다는 점과 PC에서 모바일로 사업을 무게중심을 옮기는 과정에서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는 것을 이해한다면 말이다.

 

Stephen Elop과 Steve Ballmer

앞으로 Nokia가 만드는 단말기가 아닌 소프트웨어 브랜드 Microsoft가 직접 만드는 스마트폰이라는 점이 시장에서 어떤 반응을 불러올지가 더 신선하게 느껴질 뿐이다. Microsoft는 이번 인수를 통해 더 다양한 라인업을 갖추고 실험적인 스마트폰을 만들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였다.

 

다만, 이러한 Microsoft의 움직임은 Amazon을 자극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조용하게 시장에서 큰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는 Amazon이 Microsoft의 Nokia 단말기 부문 인수를 지켜보면서 단말기 시장에 대한 접근을 더욱 적극적으로 진행할 것 같기 때문이다.

 

현재 Amazon은 Kindle Fire 시리즈를 통해 Android 태블릿 시장에 뛰어들었고, Amazon App Store를 통해 콘텐츠 생태계 시장에 발을 담그고 있으며, 끊임없이 스마트폰 제조 소문이 돌고 있는 상황이다. 과연 이런 상황에서 Amazon은 지금처럼 콘텐츠에만 집중하고 단말기 없이 Android OS 중심의 생태계로 나갈 것인지 고민할 것이다.

 

삼성전자, LG전자를 비롯한 HTC 등 비교적 Microsoft에 적대적이지 않았던 제조사들은 이번 Nokia 인수를 계기로 더욱 긴장감을 늦추지 않고 대안이라 할 수 있는 독자 OS 보유에 혈안이 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Tizen이라는 대안을 마련해 두었으며, LG전자 역시 부분적이지만 webOS에 대한 대안이 있다. 물론 실제 시장 경쟁력과는 다른 차원이 이야기지만 단말기 경쟁력을 통한 모바일 플랫폼 시장의 접근을 전혀 무시할 수는 없다는 얘기다. 최소한의 대안이 있느냐의 여부도 사업의 경쟁력이라 할 수 있다.

 

현재 모바일 플랫폼은 Android OS, iOS의 2강과 Windows Phone과 BlackBerry의 2약으로 최대 4개의 플랫폼이 경쟁하는 구도를 보이고 있다. 2강 중 Android는 삼성전자의 단말기 경쟁력을 기반으로 성장하고 있으며, 독자적인 iOS는 계속해서 Apple과 함께 일정지분을 가지고 있다.

 

BlackBerry는 머지않아 Nokia의 길을 밟을 것으로 보이며, Microsoft는 조금씩이지만 예전의 영광을 찾는 수준으로 만족하고 있다. 이들의 미래는 스마트 생태계(애플리케이션 마켓 중심)의 분위기만 살펴도 알 수 있는데, Android와 iOS의 생태계는 단말기가 쉽게 넘볼 수 없는 스마트 생태계를 구축하고 있다.

 

앞으로 Microsoft는 단말기 경쟁력과 함께 스마트 생태계 강화에 적극 나설 것으로 보인다. 파격적인 조건을 내세워 단말기 제공과 각종 혜택을 무기로 우호적인 개발자 지원정책을 내놓을 것으로 예상된다. 결국 앞으로는 더욱 더 생태계 경쟁으로 접근할 것이다. 

 

이에 맞서기 위한 Android 및 iOS 진영도 비슷하게 모바일 생태계, 특히 개발자 지원 정책을 늘일 것으로 보인다.

 

플랫폼과 단말기에 이어 스마트 생태계 구축

 

모바일 플랫폼의 성공에는 여러가지 이유가 있지만, 단말기 경쟁력도 중요하고, 전체 플랫폼 생태계도 아주 중요한 역할을 차지하고 있다. BlackBerry OS처럼 모바일 플랫폼만 우수하다고 모든 것이 해결 되지는 않는다는 교훈을 배우고 있다.

 

모바일 플랫폼은 콘텐츠를 공급하는 애플리케이션 마켓, 결국 개발자 지원 생태계의 역할이 중요하며, 그 다음으로 단말기의 경쟁력 또한 상당히 중요하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이번 Microsoft의 Nokia 단말기 서비스 부문 인수는 경쟁력 있는 모바일 플랫폼(Platform)과 함께 매력적인 단말기(Device)를 가질 수 있게 되었다는 것이며, 더 나아가 관련 콘텐츠를 풍부하게 만들 앱 개발자 생태계를 더욱 공고히 만들 계획을 세울 것이라고 짐작케 만든다. C(Content)-P(Platform)-N(Network)-D(Device)의 스마트 생태계 중 Content를 보강할 차례라는 뜻이다.

 

Microsoft의 Nokia 단말기 서비스 부문 인수는 분명 큰 이슈이지만, 당장 현실적으로 바뀔 수 있는 결과가 작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앞으로가 더 중요하다고 보여지는데, 개발자를 위한 생태계 구축은 그 무엇보다 더 중요하게 다가 올 것이다.

 

소비자가 없는 모바일 생태계는 이미 생태계가 아니다. 또한 콘텐츠 공급자라고 할 수 있는 앱 개발자가 없다면 생태계로서의 역할을 할 수 없다. Nokia의 몰락은 Symbian OS를 가지고 있으면서도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다는 점이며, BlackBerry 역시 마찬가지다. 생태계는 제조사만이 가졌다고 구축되는 것은 아니다.

 

Apple과 Google이 왜 지금 이렇게 승승장구하고 있는지 살펴 본다면 금방 해답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중요한 것을 놓치고 있었는데, 그것은 바로 개발자를 중심으로 하는 콘텐츠 생태계다. Microsoft가 앞으로 Nokia 인수효과를 제대로 보려면 단말기가 아닌 개발자 생태계를 더욱 공고히 하는 방향에서 움직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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