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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lurry가 우리나라 커넥티드 디바이스 및 앱 시장 분석 자료를 내놨다. 수집된 자료를 기반으로 생생하게 그려낸 우리나라 모바일 시장에 대해 짚어볼 수 있는 중요한 자료가 될 것 같아 소개한다.
8월 현재 한국의 스마트폰과 태블릿은 33,527,534대로 집계되었으며, 이는 전세계 커넥티드 디바이스의 2.8% 수준을 차지하고 있다. 한국이 커넥티드 디바이스로 주목받고 있는 이유가 몇 가지 있는데, 우선 한국은 커넥티드 디바이스가 포화에 이르고 있는 첫 번째 국가이기 때문이다.
둘째, 다른 어떤 나라보다 삼성전자라는 내수시장 절대 강자가 군림하는 시장이며, 마지막으로 다른 어떤 나라보다 패블릿(Phablet=Phone + Tablet) 시장이 잘 형성된 곳이기 때문이다.
포화가 진행되고 있는 첫 시장, 한국
2012년 8월부터 2013년 8월 사이 전세계 커넥티드 디바이스는 81% 성장했지만, 동일한 기간동안 한국은 17% 성장하는데 그쳤다. 이는 2년 전과 비교하면 완전히 달라진 상황인데, 2011년 말부터 2012년 초까지 급격하게 성장하는 모습과 대조적으로 성장률이 둔화되었다. 즉, 시장이 포화 상황으로 바뀌고 있는 것이다.
한국의 커넥티드 디바이스 성장률 추이
그 시발점이 된 제품 출시가 바로 삼성전자의 Galaxy Note였다. Galaxy Note는 우리나라에서의 패블릿 바람을 불고 온 제품이 되었으며, 삼성전자가 내수시장을 2/3 수준으로 장악할 수 있는 발판을 만들어 주었다.
2012년 초반 정점을 찍으며 성장속도는 둔화되기 시작했으며, 그 후 일부 시기에는 줄어들기까지 했다. 현재도 완만하게 증가하고는 있지만 2011년과 2012년 초반과 비교한다면 성장률은 확연하게 꺾였음을 알 수 있다.
삼성전자의 점령, 1강 3약 체제의 한국 스마트폰 시장
커넥티드 시장이 완만한 성장을 이어가는 동안에도 삼성전자는 꾸준히 한국시장을 지배하고 있다. 표본추출을 통해 비율을 살펴보면 삼성전자 제품은 60% 수준이다. LG전자는 15%, Pantech은 10%, Apple은 14% 수준의 점유율을 기록했으며, 약 1%의 기타 제조사에서 만든 Android 기기가 동작 중이다. 1
한국의 Android와 iOS 단말기 제조사 시장 점유율
비율로 따진다면 한국시장에서 사용되고 있는 스마트폰과 태블릿의 85%는 Made in Korea인 셈이다. 그 외에 Apple의 iPhone, iPad 등 iOS 기기가 14%를 차지하고 있으며, BlackBerry, Nokia, Sony, HTC 등 외산 스마트폰과 태블릿 제품은 모두 합해서 1% 수준의 점유율에 머물러 있다.
이처럼 급격하게 포화되고 있는 한국 시장의 커넥티드 디바이스 시장은 5인치 이상의 디스플레이를 장착한 패블릿의 제품의 인기가 주요 원인이 되었다. 특히 다른 나라에서 볼 수 없는 특이한 형태로 화면이 큰 패블릿 제품의 성장이 포화를 이끌었다.
한국과 세계 평균 스마트 기기 디스플레이별 점유율 비교
전세계 97,963대의 iOS 및 Android 기기를 대상으로 분석한 자료를 한국 시장과 분석해 보면 더 확연한 차이를 느낄 수 있다. 한국 시장에서 iOS 및 Android 기기는 (디스플레이 기준) 3.5인치 이하 제품이 없으며, 최대 4.9인치까지의 일반적인 스마트폰은 54%인데 비해 5인치에서 6.9인치에 해당하는 패블릿 제품은 무려 41%를 차지하고 있다.
전세계 평균적으로 3.5인치에서 4.9인치 디스플레이 제품은 69%로 다수를 차지하며, 5인치 이상 6.9인치 이하의 패블릿 제품은 7%, 7인치 이상 8.4인치 이하의 소형 태블릿은 6%, 8.5인치 이상의 태블릿은 13%를 차지하고 있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한국의 패블릿 디바이스는 태블릿 시장을 앞도하고 있는데, 전세계 시장의 태블릿 (7인치 이상) 시장을 합해서 19%인 점과 비교하면 두 배에 가까운 수치다. 그만큼 큰 화면의 스마트 디바이스가 한국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게임은 시간과 돈을 잡아먹는 콘텐츠
한국에서 최고의 인기 앱 카테고리는 게임이며, 이는 세계 최고 수준이다. 한국내의 가장 큰 로컬 마켓인 SK Planet의 T Store의 경우 전체 매출의 68%가 게임에서 나오고 있으며, 월평균 단가가 5,657원 수준으로 게임 중심의 디지털 콘텐츠 소비 고객의 매출 기여도는 상당한 편이다. 디지털 콘텐츠 매출 기준 세계 평균은 3,135원 수준이므로 얼마나 높은 수준인지 알 수 있다.
한국의 앱 카테고리별 소비 시간
매출 순위는 결국 소비 시간과도 연동된다. Android와 iOS 디바이스 모두 게임에서 보내는 시간이 가장 많은데, 앱 사용 시간의 절반 가까이 게임에 시간을 할애하고 있다.
그 다음으로는 Android와 iOS 기기 사용자의 패턴이 약간 다르게 나왔는데, Android 기기 사용자는 SNS 사용이 17%로 게임 다음을 차지했지만, iOS 단말 사용자는 엔터테인먼트(미디어 콘텐츠, 게임이 아닌 엔터테인먼트 앱) 사용이 24%로 비교적 높았다. 그 다음으로 SNS 사용 시간이 14%로 많았다.
게임 다음으로는 대체적으로 SNS 사용 시간이 많았다는 것을 알 수 있는데, 이는 세계적인 추세와 비교해도 크게 다르지 않는 수준이다. Android 단말기 사용자는 유틸리티와 툴관련 앱 사용시간이 많다는 것도 특이한 점이다.
한국 스마트 기기 사용자들이 평균적으로 다른 나라 사용자와 다른 점은 확연히 드러나는데, iOS 앱 카테고리는 엔터테인먼트, Android 앱 카테고리에서는 미디어와 비디오, 사진, 라이프스타일, 쇼핑, 툴 사용 시간이나 빈도가 높아 스마트 기기의 활용도가 상당히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 앱 마켓의 특징 중 하나는 무료앱 천국이라는 점이다. 마켓전체의 96%에 해당하는 앱들은 모두 무료앱이며, 게임은 IAP(In App Purchase)기반이 일반적이다. 그 만큼 앱을 쉽게 다운로드 받고 사용하며, 라이프 사이클이 짧고, 경쟁이 심화되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2
커넥티드 디바이스 시장의 포화가 가져올 변화는?
Flurry는 한국의 커넥티드 디바이스(스마트 디바이스) 시장의 포화 상황에 대해 깊은 관심을 표명하고 있다. 전세계 어느 곳보다 빠르게 스마트 단말기 시장의 미래를 점쳐볼 수 있는 시장이기 때문이다.
커넥티드 디바이스의 포화, 달리 말하면 스마트 기기의 보급률 포화는 또 다른 기회를 예상할 수 있는 척도이기도 하다. Flurry는 가장 가능성 있는 분야로 모바일 결제 시장을 꼽았다.
SK Planet의 T Cash의 경우 IAP의 54%를 모바일 결제(폰빌, 신용카드 등)을 이용한다고 분석하며, 스마트 단말기와 모바일 결제는 상당히 잘 맞는 궁합으로 판단하고 있다.
교통 요금 결제와 소액 기반의 선물하기도 스마트 디바이스를 활용한다면 잠재력이 큰 시장으로 내다봤다. 기본적으로 통신을 이용한 사용자 인증이 되면서 지불의 수단으로서 스마트 기기는 인기를 끌고 있다는 분석이다.
또한 다양한 스마트 기기의 연결을 통한 시장 확대에도 관심을 보였는데, 삼성전자나 LG전자처럼 스마트 가전 제조 능력을 가진 제조사들의 존재로 인하여 스마트폰, 태블릿, 스마트TV와 각종 스마트 가전의 연결을 통한 새로운 서비스의 탄생을 기대하고 있다.
* 모든 이미지와 분석 내용의 핵심은 Flurry.com의 내용을 번역했으며, 일부 내용에 개인 의견을 덧붙였다. 다음은 개인적인 생각을 별도 정리한 것이다.
우리나라 모바일 시장은 Next Market의 리트머스
이번 Flurry의 분석은 상당히 의미있으며, 중요한 사항을 지적하고 있다. 급격한 스마트 디바이스의 보급에 따른 시장 포화는 부정적인 의미를 가진 것 같지만, 사실 스마트 기기 보급의 완성 다음 시장의 예측을 위해 중요한 의미를 가지고 있다.
우리나라 시장에서 유독 5인치 이상의 패블릿 디바이스가 유행을 타고 있다는 점에 관심을 둘 필요가 있다. 이는 삼성전자가 주도했지만, 결국 Apple도 관심을 가져야 할 중요한 사항이기도 하다.
우리나라에서 패블릿 사이즈의 커넥티드 디바이스가 성공한 배경으로는 촘촘하게 구성된 초고속 무선 인터넷 인프라의 영향이 가장 크다. 3G에서 빠르게 4G LTE로 업그레이드된 것과 나아가 LTE-A, 광대역 LTE 등 유선 인터넷 못지않은 네트워크의 업그레이드가 주요한 원인이다.
더 큰 화면과 고해상도 디스플레이는 빠른 무선 인터넷이 기반이 되어야 가치가 높아지는데, 이는 통신망의 발전과 큰 관계가 있다. 무선 네트워크가 초고속화되고 기기들의 성능이 좋아지면서 고해상도 미디어 전송에 유리해진 상황도 패블릿 시장의 성장을 불러왔다.
웹서핑 외에도 실시간 미디어 스트리밍과 고해상도 미디어 콘텐츠의 유통, 인기 모바일 게임 다운로드 및 재생이 늘어난 것은 결국 디스플레이 크기라는 결과를 유도해 냈으며, 단말기 제조사와 통신사들 역시 이러한 방향에서 디스플레이 사이즈를 대형화시키는데 큰 역할을 했다.
단순히 단말기 디스플레이 크기의 변화에 머무를 것이 아니라, 이에 따른 우리 생활 양상의 변화를 읽을 필요가 있다. 화면 크기의 변화를 통한 신제품의 공급은 제조사 입장에서는 지속적인 판매량 증진에 가장 큰 목표가 있었겠지만, 네트워크의 고속화와 미디어 서비스의 증가, Kakao와 Band같은 MIM 플랫폼, 모바일 커뮤니티의 성장 등과도 깊은 연관이 있다. 소비자의 모바일 이용 행태가 시장을 만들어내고 있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
새로운 단말기와 앱 중심으로만 확대되어온 모바일 시장이 이제 다른 방향에서 시장 규모를 키우고 있으며, 그 증거로서 우리나라의 상황은 상당히 발전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특히 모바일 결제와 함께 스마트폰을 중심으로 한 소비자의 사용행태의 진화는 중요한 포인트다.
아직 법과 제도, 통신서비스 등이 소비자를 따라가지 못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기는 하지만, 무선 네트워크가 꼼꼼하게 구축되고, 스마트 디바이스가 개개인의 인증을 기본으로 100% 이상으로 보급되는 상황이 구현된다면 새로운 다양한 비즈니스가 펼쳐질 수 있는 장이 마련된 것과 마찬가지다.
개발자들도 앱밖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플랫폼과 서비스에 관심을 가지며, 제품과 서비스의 융합, 아직 개척하지 못한 다양한 시장을 찾아 나서고 있다. 모든 이에 손에 스마트폰이 쥐어져 있으며, PC 대신 태블릿을 사용하며, 언제 어디서나 네트워크에 접속되어 있기에 새로운 가능성은 점점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Mobile이 중심이 된 Next Market은 우리나라로부터 시작될 것이다. 적어도 스마트 디바이스 보급과 통신환경만큼은 우리 인류의 미래로 와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