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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이야기

문득...

킬크 2013. 11. 4. 21:34

힘들었다.

 

글 쓰는 것이 힘들었다. 어느 순간부터 글을 쓰기 싫었다.

아니 괴로웠다는 표현이 더 정확하다.

 

2006년 2월 14일. 첫 글을 발행한 후 벌써 7년을 훌쩍 넘긴 내 공간인데 왜 이리 힘들었을까를 잠시 생각해봤다.

 

퇴근하면서 지하철 안에서 문득 내가 무언가를 하나 잊고 사는 듯한 생각이 들어 찾으려 노력하다가 내린 결론이 바로... 이 블로그였다.

 

언젠가부터 내가 블로그에 글을 쓰는 것인지, 미디어에 기사를 발행하는 것인지 구분이 안 갈 때가 생기기 시작했다. 누군가는 이 글(포스트)를 보고 유익할 것이며, 누구는 별 도움이 안될 것이라 혼자 생각하며 글을 썼었던 것 같다.

 

처음 블로그 계정을 만들고 글을 쓰기 시작했을 때는 나만의 공간이었고, 내가 쓰고 싶은 이야기들만 썼었지만, 하나 둘 방문자가 늘고, 관심을 받으면서 내 글이 아닌 여느 미디어의 모습을 흉내내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글을 쓰는 것이 즐거웠다. 또 쓰면서 무엇인가를 배우고, 누군가와 소통하며, 방문자 카운트를 보며 즐거운 하루를 보냈었다. 1년 동안 하루에 적어도 하나씩 글을 쓰는 약속도 했었고, 또 그 약속을 지키기도 했던 나였다.

 

그런데 무엇이 이렇게 블로그 글을 쓰는 것을 힘들게 하였을까?

 

곰곰히 생각해 봤다. 난 누군가를 위해 글을 쓰려고 했기에 글을 쓰기 싫었던 것이다. 그랬다. 난 내가 아닌 다른 사람들을 위해 글 쓰려 노력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래서 다시 생각했다. 이젠 좀 더 현명하게 블로그질을 해보기로 말이다. 누군가를 위해 뭔가를 알려주기 위해 쓰기 위한 글은 '발행'할 것이며, 나를 위해 쓴 글은 '공개'만 하기로...

 

참으로 늦었다.

이런 깨달음을 퇴근 지하철에서 '문득' 떠 올렸으니 말이다.

그 동안 뭐했나... 이런 생각도 못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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