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에서 구입한 Apple TV 4세대

국내에선 아직 정식으로 Apple TV를 판매하지 않는다. 여러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Apple 입장에서 한국은 아직 준비된 시장이 아니라고 판단한 것 같다. 이웃나라 일본은 판매 중이다. 중국도 판매하지 않고 있지만, 홍콩에는 판매하고 있다.

 

 

이번 홍콩여행에서 Apple Store 방문은 여행일정에 포함되어 있었고, Apple TV는 구입 1순위 제품이었다. 다른 Apple 제품은 환율의 영향으로 한국과 차이가 거의 없다.

 

홍콩에는 Apple Store(공식매장)가 4개^[각주:1]나 있다. 그 중에 가장 큰 홍콩섬 IFC몰에 있는 Apple Store에서 Apple TV를 구입했다. 홍콩 판매가 1,188HKD(32GB)로 한화 약 19만원 정도된다. 64GB는 1,588HKD(대략 25만원)이다.

 

 

Apple TV 4세대 제품은 2015년 9월 9일 발표, 10월부터 판매에 들어갔다. 이전 3세대 제품이 2010년 출시된 2세대 때부터 외형의 변화가 없었는데, 이번 4세대 제품에서는 약간의 변화가 있었다. 가로 세로 길이의 변화 없이 높이가 커졌으며, 더 무거워졌다.

 

 

4세대 제품이 바뀐건 높이와 무게 뿐만 아니다. 내장 NAND Flash 저장장치의 용량이 32GB, 64GB의 두 종류로 출시되었고, 리모컨이 바뀌었다. 3세대까지 IR를 이용한 Apple Remote가 Siri를 호출하고 터치 컨트롤 가능한 Siri Remote로 업그레이드 되었다.

 

 

제품 구성품은 본체, Siri Remote와 전원케이블 그리고 리모컨을 충전하는 라이트닝케이블이 새롭게 추가되었다. 전원케이블은 흔히 사용하는 8자형 케이블이므로 국내에서도 쉽게 구입 및 사용 가능하다. 홍콩 모델은 영국식 전원코드 타입이므로 젠더가 없으면 국내에선 사용 불가하다.

 

8자 코드

 

한국형 8자 코드는 대형할인점이나 전자제품 양판점 등에서 구입할 수 있고, 용산전자상가 케이블 판매하는 곳에 가면 3천원 정도에 구입 가능하다. Apple TV와 본체와 호환되므로 그냥 그대로 사용해도 된다.

 

 

비교 사진의 각각 오른쪽과 위에 있는 제품이 구형(3세대) Apple TV이며, 비교되는 제품이 4세대 Apple TV제품이다. 높이에서 차이가 나며, 무게도 약 153g 정도로 4세대 제품이 더 무겁다.

 

 

사진으로 보아 크기를 짐작하기 어려운데, 실제 iPhone 6와 비교한 모습이다. 상당히 작다. 가로 세로 모두 98mm의 정사각형 모양에 높이가 35mm다. 즉 좌우 10cm의 직육면체 크기라고 보면 된다.

 

뒷면의 포트 구성도 이전 세대와 조금 달라졌다. Optical Audio 출력 단자가 없어졌다. 유지보수용 micro USB포트도 USB C타입으로 바뀌었다. 이더넷 포트는여전히 10/100 BASE-T 타입이다. 기가 이더넷으로 바뀌지 않았을까 하는 기대를 무너뜨려 버렸다. 대신 Wi-Fi는 802.11ac를 지원한다. 3세대까지는 802.11n까지 지원했다.

 

내부 프로세서와 RAM도 바뀌었다. 이전 3세대 버전은 A5 싱글코어였으나, 이번 제품은 iPhone 6와 같은 듀얼코어 A8 프로세서가 탑재되었으며, 512MB의 메모리는 2GB로 대폭 늘어났다. iPhone 6와 6 Plus가 같은 프로세서에 1GB의 RAM을 가졌다는 것을 생각하면 4세대 Apple TV는 나름 파워풀해졌다고 볼 수 있다. 작년말 발매된 iPhone 6S가 A9프로세서에 2GB RAM을 장착했다. 

 

 

제품으로만 봤을 때 이번 4세대 Apple TV가 바뀐 가장 큰 부분은 뭐니뭐니해도 리모컨인 Siri Remote다.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 이제 Siri를 호출할 수 있다. 아쉽게도 한국어 설정 및 한국어 Siri는 작동되지 않는다. Apple TV를 판매하지 않는 국가이니 당연할 수도 있겠다.

 

Siri Remote는 3세대와 달리 Bluetooth연결(4.0)을 지원한다. 따라서 IR (Infrared Reciever)외에 Bluetooth 연결을 통해 Apple TV와 연결이 가능하다. Siri 호출을 위한 듀얼 마이크와 노트북의 터치패드와 비슷한 Glass Touch Surface가 상단이 위치해 있다. 터치와 클릭을 통해 메뉴 이동과 명령이 가능하다.

 

뿐만 아니다. 이전 리모컨과 달리 이번 Siri Remote에는 가속계와 자이로스코프가 내장되어 있어, 기울기와 속도 등의 측정이 가능하여 모션센싱을 할 수 있다. Nintendo Wii처럼 게임 콘트롤러 역할도 가능하다. 당장 TV Store에 들어가 Asphalt 8을 설치하면 사용감 확인 바로 가능하다.

 

얇게 만들기 위해 내장 배터리 처리를 하였으며, 충전을 위해 Apple 라이트닝 포트를 사용했으며, 케이블이 제품 포장에 포함되어 있다. 만충전으로 오랫동안 사용할 수 있으니 케이블의 존재는 잊어버리기 쉽다. 뜯지말고 iPhone 케이블이 손상되면 꺼내 쓰도록 하자.

 

버튼은 MENU, 홈(TV모양), Siri, 재생/멈춤, 볼륨 Up, 볼륨 Down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MENU와 홈버튼이 있는 터치영역은 클릭을 지원한다. 터치를 통해 위치를 옮기며, 클릭하면 PC의 Enter키처럼 동작한다.

 

미국 달러화 기준 149달러로 훌쩍 뛰어버린 판매가는 더 똑똑해진 리모컨과 커진 저장용량 등이 영향을 주었을 것으로 보인다. 여전히 3세대 Rev. A(2013년 1월 출시)도 판매하며 가격 69달러로 신형 제품이 두 배 이상의 가격에 판매중이다. Apple TV가 어떤 것인지 경험하고 싶다면 3세대 제품도 괜찮을 듯 하다.

 

2016/03/06 - Apple TV Siri Remote(리모컨) 사용팁 몇 가지

 

[설정]

 

TV의 HDMI 단자에 연결 후 전원을 연결하면 설정화면을 만나게 된다. 별도의 전원 스위치가 없어서 켜고 끈다는 것보다 '재운다(Sleep Mode)'라는 표현을 사용한다. 

 

 

리모컨과의 페어링이 되어야 설정이 가능하므로 제일 먼저 블루투스 페어링을 해야 한다. Menu버튼과 + 버튼을 누르는 것으로 설정은 끝난다. 그 다음은 트랙패드를 사용하면 직관적으로 움직일 수 있다. IR로는 TV 음량조절에 사용할 수 있다. 이는 자동으로 설정하기 때문에 별도의 작업이 필요하진 않다.

 

 

언어설정에는 한국어가 기본 포함되어 있다. 한국어가 설정되면 그 다음부터 나오는 모든 설정은 이해하기 쉽다. 설정 중 iOS기기 연동이 나오는데 같은 Wi-Fi 네트워크에 있다면 설정은 더 쉽다. iPhone을 가지고 있다면 iPhone의 계정설정 등을 그대로 가져올 수 있으니 다소 귀찮은 설정단계를 거치지 않아도 된다.

 

TV App Store와 각종 Apple 서비스를 받기 위해서는 Apple ID가 필요하다. PC와 iPhone, iPad가 아닌 TV에서 ID와 패스워드를 입력하는 하는 것은 쉽지 않을 것이다. 적응이 필요하다. 단, iOS 기기 연동을 한다면 이 절차는 생략될 수 있다.

 

설정이 완료되면 만나는 화면이다. 한국계정이라면 Store 등 몇가지 App 아이콘은 보이지 않을 것이다. 미국 계정으로 설정했을 때 기본 App들은 iTunes movies와 tv shows와 App Store, 사진, 음악, 검색, 컴퓨터, 설정 등이다.

 

 

첫 화면이 뜨면 설정의 시스템으로 가서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한다. 구매 시기에 따라 업데이트가 최신 버전일 수도 있겠지만, 업데이트를 확인하는 것이 좋다.

 

업데이트를 마치고 시스템을 리부팅하면 펌웨어 업데이트 과정을 화면으로 볼 수 있다. 이어 바로 메인 화면이 나타난다. 바뀐건 거의 못느끼겠지만... 기본 App이 하나 더 생겼다. Podcast App이 추가되었다.

 

TV App Store는 기본적으로 iOS의 App Store와 크게 다르지 않으나 TV용 App만 보인다. 대부분 해외 미디어 App이거나 게임이 전부다. 원래 Apple TV를 구입한 목적 중 하나는 바로 Netflix 감상이었으므로, Netflix를 설치했다. 또한 YouTube App과 게임 Asphalt 8, 길건너 친구들을 바로 설치했다. Store 비밀번호 입력이 여전히 어색하다.

 

 

만일 Apple ID와 Netflix 서비스를 연동하면 요금은 연결된 신용카드나 남은 잔액(Credit)으로 결제된다. 우선 미국계정 연동으로 한달 무료 시청을 받았다. 그리고 이 계정으로 계속 결제할 것이 아니어서 PC iTunes 계정관리로 들어가 해지했다. 그래도 무료기간 동안은 계속해서 볼 수 있다.

 

 

 

Netflix를 PC나 iPad에서 보는 것과 TV로 보는 건 또 달랐다. UI와 UX는 거의 동일하기 때문에 사용상의 생경함은 전혀 없었고, 금방 익숙해졌다. YouTube도 TV에서 감상하니 완전히 새롭게 느껴졌다. 대부분 Full HD급 영상이어서 화질은 더이상 걱정하지 않아도 됐다.

 

YouTube 콘텐츠는 주로 콘서트를 보는데 아주 유용했다. 흘러간 팝송이나 국내 가수들의 공연영상도 상당히 많이 있었고, 5.1채널을 지원하는 콘텐츠도 많아 홈씨어터가 연결되어 있다면 좋은 환경에서 감상할 수도 있다.

 

 

 

Apple TV는 유무선 모두 지원된다. 무선은 802.11 ac까지 지원되므로 유선랜이 거추장스럽게 느껴진다면 무선 연결을 해도 절대 느리지 않다. 다만 IPTV가 그랬듯 무선보다는 유선랜이 좀 더 안정적인 전송품질이 가능하므로 100Mbps 포트에 연결했다.

 

Apple TV는 특별하거나 대단한 TV경험을 선사할 수준은 아니다. 흔하디 흔한 TV용 셋탑박스에 불과하다. 단, iOS기기인 iPhone이나 iPad, MacBook이 있다면, 그리고 TV로 연결해서 큰 화면서 사용할 일이 있다면 유용하다.

 

따로 소개는 하지 않았지만, iOS기기의 화면을 TV로 스트리밍하는 AirPlay 기능은 훌륭하다. 영화나, 게임 등을 큰 TV화면에 아주 쉽게 출력할 수 있을 뿐더러 촬영한 사진, 동영상 등을 가족들과 함께 감상할 때 유용하다.

 

그러나, 여전히 심심한 기기다. Netflix, YouTube, TED 같은 유무료 콘텐츠 서비스를 이용하기에는 좋지만, 국내 다양한 미디어와의 제휴 등을 통해 TV 콘텐츠나 좀 더 다양한 서비스가 개발되어야 20만원에 가까운 기기 값어치를 할 것 같다.

 

화면은 크지만 여전히 똑똑하지 않은 TV에 Apple TV를 연결하면 바로 스마트TV로 변신시킨다. 사실 그걸로 끝이다. 집에 구입한 스마트TV를 얼마나 스마트하게 사용하는지 생각해 보면 시간이 지날수록 흥미가 떨어질 수도 있을 것이다.

 

아직 초기 단계인 TV용 App Store에 기발한 App들이, 재미있는 App들이 많이 나오고, 다양한 미디어 서비스를 좀 더 가볍게 즐길 수 있도록 해준다면 더 잘 판매될 것 같다.

 

그냥 신기하고, Apple 제품이어서 구입했다면 1, 2시간 즐겁고 말 수 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Netflix나 YouTube, TED 같이 인터넷을 통해 구입하거나 공유 가능한 유용한 미디어들을 활용하겠다면 그렇게 나쁜 선택은 아니다.

 

Apple TV는 아직 취미수준이라고 밝혔던 Steve Jobs의 말이 생각난다. 그만큼 아직 스마트TV에 대한 소비자들의 와우팩트를 찾지 못했다는 뜻으로 여겨진다. 벌써 몇 년 된 발언이지만 여전히 유요한 것 같다.

 

난 일단 Netflix를 TV에서 본다는 것만으로도 이 제품을 잘 샀다고 스스로를 이해시키고 있다.

 

* 한때 iPhone과 iPad에서 사용할 수 있었다가 없앴던 Remote(리모컨) App을 다시 사용할 수 있게 되었다. Siri Remote가 없더라도 제어 가능하며, 텍스트 입력을 통한 검색 시 아주 유용하다. 

 

1. http://www.apple.com/hk/en/retail/storelist/ [본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