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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21일 Apple 미디어 이벤트는 iPhone 5SE가 가장 주목을 받긴 했지만, 난 Apple TV OS 업데이트에 더 눈길이 갔다. 지난달 홍콩에서 구입한 Apple TV 4세대 제품을 잘 사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2016/03/01 - 홍콩에서 구입한 Apple TV 4세대


작년 11월 출시 이후 두 번의 마이너 업데이트가 있었지만, 이번엔 준 메이저 업데이트다. 신제품 출시 후 버그 수정 목적의 마니어 업데이트가 있었다면, 이번엔 뭔가 조금 더 기대할 만한 것들이 있으리라 예상했다.


결과적으로 큰 변화는 없었다. 다만, 사용자들이 계속 바라던 기능은 추가되었다. 블루투스 키보드를 지원하게 된 것과 폴더기능이 그것이다. 블루투스는 이제 Siri Remote, 이어폰에 이어 키보드까지 지원되면서 Apple TV에 대한 블루투스 투정은 사라지게 되었다. 근데 왜 이렇게 하나 하나 업데이트로 사용자를 애태웠을까? 애초부터 지원하면 안 될 이유라도 있었던 것일까?




폴더기능


iOS에서 폴더 기능이 생겼을 때를 생각해 보자. 폴더란 정리를 위한 것이고, 카테고리를 나누기 위한 목적이 강하다. 이유는 단 하나. 정리하고 나눠야 할 것이 많기 때문이다. 즉, App이 많아지면 자연스럽게 폴더기능이 필요하게 된다.


이번 이벤트에서 Apple TV용 앱이 약 5,000개 가량 된다고 밝혔다. 실제 Apple TV 앱스토어에 들어가 보면 전에 안 보이던 App들이 보이기 시작한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카테고리가 여전히 미디어에 많이 집중된 것은 변함이 없다. 또 터치스크린 기반의 스마트폰 App과 리모컨 기반의 TV App은 성격과 기능이 다를 수 밖에 없다. 한계가 있다.


난 폴더기능을 제일 먼저 잘 사용하지 않는 Pre-installed App부터 모았다. 소위 Apple App들이라 할 수 있는, iTunes 콘텐츠 관련 App들부터 한 폴더로 모았다. 또 게임들은 게임끼리 몰아 넣었다. 이제 TV를 켜도 스크롤이 필요없어졌다. 만족.


블루투스 키보드 지원


블루투스 키보드 지원은 당연하다고 믿었는데, 그 당연한 것을 제품 발표 5개월만에 지원하기 시작했다. 블루투스 키보는 꼭 Apple 제품이 아니어도 된다. 일반적인 블루투스 키보드는 다 호환된다.


Apple TV는 입력, 특히 텍스트 입력이 쉽지 않다. 다른 스마트TV도 마찬가지지만 키보드를 사용하지 않고 리모컨으로만 문자 입력을 가진 쉽지 않다. 그래서 Apple이 Siri를 활용한 음성입력을 내세웠을 것이다. 리모컨 이름이 Siri Remote다. 이번 업데이트는 블루투스 키보드 지원 외에 Siri를 통한 받아쓰기(dictation) 기능도 있다.


왜 키보드 기능을 넣었을까? 아마도 TV를 TV처럼만 아니라 클라우드 환경에서 TV도 생산성도구로 활용할 가능성도 엿보인다. 급하게 만들던 문서나 아이디어를 TV보다가 App을 통해 작성중인 문서를 불러 입력 후 저장해 둘 수도 있을 것이다. 여기에 받아쓰기 기능까지 완벽해 진다면 더더욱 쓸모있는 TV가 될 것이다.


Siri 기능 확대


Siri의 기능을 확대하여 App Store에 있는 App을 음성으로 검색할 수 있게 되었다. 또, 아이디 패스워드를 음성으로 입력할 수 있게 되었는데, 음성으로 단어, 숫자, 대소문자(대문자 일때 Capital 이라고 말하면 바뀐다) 입력이 가능해졌다. 물론 옆에 사람이 있다면 패스워드를 음성으로 입력시키는 것은 상당히 우려스럽고 웃긴 상황이 될 수 있다. 아직은 이 기능을 우리나라에선 쓸 수 없다. Apple TV Siri는 한국어 지원이 안된다.


iCloud Photo Library 재생 기능


iCloud에 저장된 사진과 동영상 재생이 가능해졌다. 특히 iPhone 6s 이상에서 지원되는 Live Photo도 지원한다. iCloud의 적은 용량(5GB) 지원으로 사진을 Google Photo에 저장하는 관계로 별 감흥은 없다. 어쨋거나 기본 설치된 사진 App의 iCloud의 기능이 나아졌다고만 보면 된다.



Apple TV는 계속해서 Apple 제품군 중에서 언저리를 맴돌고 있다는 느낌이다. 그만큼 소비자들이 Apple의 생각처럼 TV에서의 혁신을 기대하고 있지 않거나, 또는 그럴 필요가 없기 때문일 것이다.


빨리 한국어를 알아듣고 말하는 TV용 Siri가 나왔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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