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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오미의 소형 무선 청소기를 구입한 시기는 한창 알리(Aliexpress)에 빠져서 이것저것 주문하던 올해 3월이었다. 이때는 뭔가 필요하다는 느낌만 있으면 바로 알리부터 뒤지던 상황이었다. 승용차에 있는 유선 청소기는 구입한 지 무려 20여 년이 되었지만, 아직도 생생한 제품인데, 너무 오래 썼다는 이유와 무선이 필요하다는 이유로 알리의 도움을 받기로 핑계를 만들었다.
주문한 지 딱 10일 만에 도착한 샤오미 무선 청소기(Xiaomi Mijia Handheld Vacuum Cleaner Portable Handy Home Car Vacuum Cleaners)인데, 포장박스에는 그냥 'Mi Vacuum Cleaner mini'라고 되어 있다. '샤오미 진공청소기 미니' 알리의 배송속도는 일주일이면 빠르고, 10일 정도면 '양호' 수준이다.
배송비 추가하여 Fedex 같은 걸 쓸 이유가 없다. 그래 봐야 2~3일 빨라질 수는 있으나, 기본 배송으로도 충분히 기다릴만하다. 가격에 따라 물건을 다루는 운송업자의 태도에 따라 내 상품이 어떤 대접을 받으며 오는지는 상상이 가지만... 이번에 도착한 청소기 박스는 그렇게 훼손된 부분은 보이지 않았다. 알리 리뷰에 보면 박스가 열려 있거나 찢어져 있다는 제보도 올라오니까.
제품의 구성은 청소기 본체, 틈새 흡입기, 솔 흡입기, 충전기, 케이블, 설명서로 되어 있다. 제품은 보온병(?) 아니 약간 가는 텀블러 같이 생겼다. 모터가 들어가 있어서 무게감은 있다. 약 500g 정도로 0.5리터 생수통 무게 정도 되니 묵직하다는 표현이 맞겠다. 충전기는 선택사양인데, 한국에서 사용하려면 EU방식 플러그를 요청해야 하고, 없어도 USB-C 충전기에 연결해도 된다.
제품은 흰색으로 샤오미스러운 깔끔함이 돗보인다. 높이 26cm로 크기는 30cm 플라스틱 자의 길이를 생각하면 되고, 한 손에 쥐었을 때 부담스럽지 않은 직경 5.5cm 크기로 만들어져 있다. 몸통 하단 쪽에 전원 버튼과 표시등(충전 LED)이 있다. 이 정도 크기면 차량 글로브 박스에 부담 없이 딱 들어갈 것 같다.
무선 청소기여서 2,000mAh 용량의 내장 배터리가 들어있다. 풍속은 최대 13,000Pa(파스칼)이며, 1단, 2단으로 조절이 가능하다. 1단은 6,000Pa로 콩이나 과자 부스러기 정도는 쉽게 빨아 당기고, 3단은 13,000Pa로 동전, 나사 정도까지 빨아들인다. 전원 버튼으로 풍량이 바뀌는데 '켜기(1단)-2단-끄기' 토글이다.
충전방식은 5V USB-C 타입으로 같이 배송되어 온 충전기로 3시간만에 만충전 된다. 충전기도 10W(5V-2A)로 스마트폰 고속충전기로 사용해도 될 수준이다. 동봉된 케이블은 USB-A to USB-C 타입. 하여튼 만충전까지는 좀 오래 걸린다. 충전하면 흰색 LED등이 천천히 깜빡이다 점등되었다가 완충되면 꺼진다. 배터리가 부족하면 빨간색 LED가 켜진다.
1단으로는 약 30분, 2단으로는 약 9분을 사용할 수 있다고 하는데, 지금까지 배터리 소진될 때까지 사용해 본적은 없다. 2단은 웬만해선 잘 쓸 일이 없고, 바닥에 붙은 뭔가 떨어지지 않을 때나 모서리 잘 보이지 않는 곳에 흡입기를 연결하면 쓸 일이 가끔 있다.
위 사진만 보면 텀블러라고 해도 믿을지도 모르겠다. 원터치 버튼으로 먼지가 모이는 공간을 열 수 있다. 이 부분에 밀폐가 완벽해야 흡입력을 보장받을 수 있는데, 분당 88,000회의 회전 속도로 먼지를 빨아들이면 이 부분은 청소기의 가장 중요한 기능을 담당하는 곳이다.
그리고 먼지나 부스러기가 모이는 공간이어서, 청소 후 먼지를 버릴 때는 이 부분만 열어서 먼지를 배출시켜 주면 된다. 그냥 사진처럼 윗 뚜껑을 열고 쓰레기통으로 먼지를 버리며 털어주면 간단하게 정리가 되고, 만일 좀 더 깔끔하게 필터를 청소하고 싶다면 필터망(철망)만 별도 분리를 하면 된다.
흡입기와 결합되는 바로 아래 부분은 좀 더 강력하게 공기를 빨아 들이기 위해 안쪽에 뚜껑으로 처리되어 있다. 스프링으로 평상시에는 막히도록 되어 있고, 작동 중일 때는 풍력에 의해 뚜껑이 안쪽으로 열리며, 먼지가 들어오도록 해준다. 가끔 이곳에 이물질 큰 것들이 걸려 뚜껑이 제대로 안 닫히는 일이 생기는데, 그때는 분리해서 정리해 줘야 제대로 된 흡입력을 보장받을 수 있다. 이 뚜껑은 이미 들어간 먼지나 부스러기가 다시 밖으로 쏟아지는 것을 막는 역할도 한다.
이 부위는 다시 사진처럼 분리가 가능한데, 좌우 홈이 있어서 기기 표면에 표시된 대로 살짝만 돌리면 분리와 결합이 쉽게 이뤄진다. 분리했을 때의 사진과 모터와 배터리가 들어있는 몸통을 보면 이해가 쉽겠다. 몸통 안쪽에는 제조일이 적혀 있는데, 2020년 11월 제품이다.
흡입을 처리하는 부위인데, 아무래도 여기는 기밀성이 가장 중요할 것이다. 투명하게 만든 것은 청소할 때 눈으로 먼저나 이물질을 볼 수 있게 하려는 의도이고, 철망은 소모품으로 교체 가능한데, 큰 먼지나 이물질을 걸러 공기만 모터 쪽 방향으로 보내주는 역할을 한다. 거의 5개월을 사용했지만, 먼지 필터망만 청소했을 뿐 교체할 정도는 아니었다. 만일 필터망만 교체하려면 별도로 알리를 통해 주문하면 된다. 필터망은 아래에서 좌우로 돌리면 결합, 분리가 가능하다.
원래는 차량청소용 목적으로 구입했으나, 차에서는 별로 청소할 일도 없고 해서 방에 두고 사용 중인데, 은근히 이 녀석을 사용할 일들이 자주 발생한다. 과자 먹다가 흘린 부스러기, PC 본체를 열었다가 솔 브러시 흡입구로 먼지 빨아들이기, 키보드 청소하기, 구석구석 모퉁이 먼지나 머리카락 보이면 청소하기 등등 오히려 차량보다 방 안에서 사용할 일이 더 많다.
알리를 통해 직구하지 않아도 국내 샤오미 총판에서도 수입해서 판매하고 있는데, 국내에서 이렇게 총판이 판매하는 제품들은 대부분은 소비자들의 선호가 있는 제품들이다. 다만, 국내 총판에서 구입 시 가격은 내가 구입한 가격에 비해 약 2만원 가량 비싸다. 약 30% 이상을 더 주고 구입하는 셈인데, 그건 구매하는 사람의 판단할 일이다. 좀 더 빠르게, A/S도 국내에서 가능한 제품과 싸지만, 배송이 오래 걸리고, 국내 A/S가 안 되는 제품의 차이다. 대부분의 알리 직구 제품의 장단점이기도 한 부분이다.
이 제품은 차량 청소 용도로도 괜찮지만, 방이나 거실에 두고 먼지가 보이면 못참는 분들에게는 제격이다. 흡입력이 세기 때문에 소음은 어쩔 수 없지만, 그만큼 효과는 있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