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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OLED tv를 구입한지 2년하고 한달이 넘은 어느날, 3살 짜리 막내 조카가 매직리모컨을 고장냈다. 디즈니플러스 오픈 기념으로 조카아이들에게 디즈니 애니메이션을 보여줬는데, 흥분한 막내 조카가 매직리모컨의 휠 버튼을 계속 누르고 있다가 고장냈다.

리모컨 중앙에 있는 휠은 마우스의 휠처럼 아래 위 메뉴를 선택하고, 클릭(엔터) 역할을 하는 중요한 부분이다. 매직리모컨을 잘 쓰고 있던 우리 가족은 일순간 당황했다. 휠 한쪽이 내려앉아 휠이 돌아가지 않고, 누름(클릭)이 안되었다. 그제서야 이 휠의 구조에 대해 상상해 보았다. 휠이 돌아가기 위해서는 축이 있어야 하고, 한쪽이 내려앉았다는 것은 축 하나가 이상이 생겼다고 생각할 수 있다. 아마도 축이 하나 부러졌을거다... 라고 생각했다.

분해해서 고쳐 보기로...

그래서 휠의 상태를 확인하기 위해 리모컨을 분해하기로 했다. 분해는 구조를 잘 모르면 쉽지 않은데, 상판과 하판 결속구조로 되어 있으며, 나사를 사용하지 않아 분리하기 조금 힘들다. 요즘 나오는 대부분의 리모컨이나 작은 콘트롤러들이 채택하는 방식이 맞물리는 구조로 케이스를 결속하는 방식이다.

매직리모컨의 상하판의 분리는 쉽지 않지만, 그렇다고 분리를 아예 못할 수준은 아니다. 다행인 것은 상하판 사이 접착제로 마무리되어 있지는 않다는 점이다. 접착제가 추가되어 있는 플라스틱 케이스는 변형의 위협을 무릅쓰고 열풍기까지 동원해야 한다.

분해는 철로 만들어진 퍼티나이프나 헤라가 있으면 좀 더 편하다. 플라스틱 퍼티나이프, 헤라는 상하판을 분리하기 힘들며, 문구용 커터를 사용해도 되나 힘들 수 있다. 분리하기 전에 배터리는 먼저 제거해야 한다. 리모컨의 아래쪽 틈 사이에 날을 넣어 넓히면 분리가 가능하다. 날을 넣어 조금이라도 틈이 생기면 그 부분에 힘을 줘서 분리시키면 된다. 힘을 줘서 부러질 것 같이 분리하더라도 괜찮다.

분리하니 아래 사진과 같았다. 상하판 사이 작은 조각은 휠의 축 부분이다. 어떤 부분이 부러진 것인지는 아래 사진에서 설명하도록 하겠다. 리모컨을 분리하면 상판과 고무버튼, 하판과 기판으로 구분된다. 

그러나 정상적인 상태라면 휠은 아래처럼 기판에 연결되어 있어야 하는데, 휠에 문제가 있었기 때문에 위와 같은 사진처럼 분리된 것이다. 휠이 기판과 연결되는 부분이 끊어졌다. 그래서 한쪽으로 기울었고, 휠의 회전이 인식이 안되었고, 클릭도 되지 않았다. 클릭은 휠의 다른 축 부분이 눌려지면서 그 아래 기판의 버튼을 누르게 되는 원리다.

휠을 제거하면 다음과 같이 되어 있다. 휠의 축이 연결되는 부분은 휠을 통해 아래, 위 선택을 할 수 있는 기능이 구현되는 부분이며, 낮게 버튼처럼되어 있는 부분은 클릭의 역할을 하는 누름 버튼이다.

분리된 휠은 작은 플라스틱과 휠을 구성하는 검은 고무덮개로 되어 있다. 사출을 할 때 경도가 적당히 높은 재료를 사용했을 텐데, 중앙에 작은 휠 축이 있었던 부러진 자국이 보인다. 이 부분이 이렇게 약하게 만들어져 있다는 사실에 놀랐다.

처음에 리모컨을 분리했을 때 휠의 축을 연결하는 부위를 찍은 사진이다. 휠의 동작을 리모컨에 전달하는 중요한 부분이다. 이 부분이 끊어진 것이다. 위의 휠 사진 중심부위에 있던 축이 부러진 것이다. 그리고 그 부러진 부분이 아래 사진 중간 부분에 끊어진 채로 박혀 있다.

부러진 부분을 꺼내보면 원래 연결되어 있을 때를 상상해 볼 수 있다. 저 부위가 끊어지면서 휠의 동작을 전달하지 못하게 된 것이다. 휠 축은 기판의 결합 부위에 육각 모양으로 결속된다. 그래야 동작 전달을 통해 회전력이 전달된다.

끊어진 마디의 크기가 얼마나 작은 지를 보여 주기 위해 500원 동전과 비교해봤다. 부러진 축의 크기와 내구성이 아쉽게 느껴진다. 저 부위는 플라스틱이 아닌 철과 같은 내구성이 강한 재료로 만들어야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물론, 저 부위를 강력 접착제를 통해 붙여봤다. 사진으로는 그럴듯해 보이지만, 아주 약하다. 그냥 붙어만 있는 정도이지 외부의 힘을 견디거나 휠의 동작을 기판으로 전달하지 못한다. 

그래서 고민하다 축을 만들어 보기로 했다. 생각했던 아이디어는 클립 철사를 이용하는 방법인데, 끝부분을 라이터불로 달궈서 플라스틱 휠 부분 중심에 심는 방법이다. 조금 깊게만 심으면 나름 단단하게 결속이 된다. 문제는 기판의 육각 구멍의 크기에 맞춰 회전력을 전달할 수 없다는 것이다.

위 사진처럼 연결을 고민하고 잘라서 해봤지만, 기판의 회전력을 전달하는 부분에 맞지 않았다. 맞게 넣어는 봤지만, 육각모양으로 기판 부품의 내부 휠을 돌리도록 만들지는 못했다. 결국 이 방법은 실패.

 

알리익스프레스에서 대안을 찾다

고민을 하던 중, 세계의 만물상 알리익스프레스를 뒤져봤다. 역시나 있었다. 사용하는 LG OLED tv는 19년형인데, 같이 구입한 매직리모컨은 AN-MR19BA 이라는 모델명을 가지고 있다. 20년형도 호화되는데, MR20GA이다. 19년형 보다 20년형으로 더 많이 검색되었다.

원화로 배송비 포함 1만원 이하에 구입 가능했다. 다만, 배송은 12월 12일 주문 12월 31일에 일반 우편을 통해 받았다. 3주만에 도착했다. 또한 이 제품은 마우스 포인트 기능과 음성인식 기능이 없는 단순 IR 리모컨이다.

내가 이 리모컨을 구입하려 했던 이유는 단순히 부품을 구입하기 위한 목적이었다. 바로 '휠' 부분을 떼서 사용하려고 부품용으로 구입했다. 도착했을 때 비교했을 때 LG정품과 차이가 조금 있었다.

왼쪽이 알리에서 구입한 호환 리모컨인데, 키버튼 배열도 조금씩 다르다. 어쨋거나 나의 관심사는 중앙에 있는 휠이다. 저 부품만 사용할 수 있다면 1만원 비용으로 5만원에 판매되는 정품 리모컨을 살릴 수 있게 된다.

뒷 부분의 배터리 장착 부분도 차이가 있는데, 알리에서 구입한 리모컨은 제품정보가 없으며, 안쪽 기판도 정품과 색상이 다른 시금치 색상이다. 조금 더 저렴해 보이는 기판이다.

정품 분해 때와 같은 동일한 방법으로 퍼티칼을 이용해서 리모컨 하단 부위부터 분리한다.

분해해 보니 정품과 거의 동일하지만 휠 부분은 정품에 비해 좀 더 폭이 넓고 큰 것 같다. 혹시나 기판 연결부위와 맞지 않으면 어쩌나 하며 걱정했다. 좀 더 자세한 비교를 위해 휠만 따로 떼어내봤다.

휠의 고무커버를 제거한 사진이다. 왼쪽 호환품과 오른쪽 LG정품 휠의 차이다. 고무커버도 클릭이 전달되는 부위의 굵기도 다르다. 과연 제대로 동작을 할까 하는 걱정이 앞선다. 정품은 휠도 육각인데 반해 호환품은 원형이다. 다만, 기판 연결부위는 육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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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품 기판에 호환품 휠을 넣으니 육각부분은 정확히 맞아서 휠을 돌리면 딸깍딸깍 돌아가는 소리가 들린다! 그러나 문제가 있다. 우선 휠 폭이 정품이 비해 넓다. 즉, 이 말은 결국 정품 상판에 휠이 들어가지 않는다는 이야기.

휠이 정품의 상판에 맞지 않는다.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 공대생의 필수장비 인두를 꺼냈다. 위험하게 칼을 이용해서 잘라내기 힘들어 그냥 녹여 버리는 것이 낫겠다는 생각에 인두로 지졌다.

그러나, 정품 상판은 넓혀 놓은 휠 공간 외에 뒷 부분에 숨겨진 공간에서 휠 부품 장착을 방해했다. 결국 이 방법은 실패. 따라서 남은 방법은 호환품 상하판과 버튼고무판을 그대로 사용하고 정품 기판만 그대로 이식하는 방법이다.

결국 호환품 휠 부붐을 장착한 정품기판과 호환품 상하판, 고무버튼패드를 결합한 신종(?) 리모컨이 완성되었다. 남은 정품 상하판 커버와 호환품 기판, 그리고 고장난 정품 휠만 남았다. 사실 이 리모컨도 쓸모는 있다. IR 기능이 살아 있어서, LG 모든 TV와 호환되며, OLED TV도 IR로 채널변경, 메뉴 호출이 되고, 상하 좌우 이동도 가능하다. 다만, 클릭(확인)이 안되는 치명적인 단점만 있을 뿐이다.

기쁜 마음에 바로 TV앞에 달려가서 매직리모컨을 등록해 보았다. 정품과 동일하게 동작하고, 음성인식도 된다. 이론상 안 될 이유가 없는 상황이긴 하다. 인쇄된 리모컨 버튼 설명과 조금 다를 뿐 동일하게 동작한다.

참고로, 매직리모컨은 동시에 2개 이상 연결 안된다. 마우스 기능과 음성인식 기능을 제어하기 위해 리모컨 동시 사용을 제한하는 것 같다.

리모컨 등록 방법은 아주 간단한데, 새로운 리모컨의 '가이드(중앙 휠 바로 오른쪽 아래 버튼)' 버튼을 5초 이상 누르고 있으면 가이드 화면 나오고 바로 리모컨 등록 되었다는 메시지를 볼 수 있다. 새로운 리모컨이 등록되면 휠을 아래 위 스크롤 하면 바로 마우스 포인트가 뜬다. 자연스럽게 이전 등록한 매직리모컨은 자동 연결해제 된다.

새로운 리모컨 등록방법으로 홈버튼과 뒤로가기 버튼을 동시에 누르라는 안내가 있는데, 이 방법보다 가이드 버튼을 계속 누르는 방법이 훨씬 쉽다.

거의 한달간 LG 매직리모컨 살리기를 고심하다가, 알리익스프레스 호환품 덕에 새해 이틀날 문제를 해결했다.

LG전자는 매직리모컨의 휠 내구성을 높여야 한이다. LG가 직접 만들지 않고 하청기업이 만들겠지만, 리모컨 담당자는 소비자들의 원성에 귀 기울여야 할 것이다. 부품을 보면 어떻게 저렇게 만들었는지 의도가 궁금하다. 아무리 리모컨이 소모품이라지만 5만원짜리 리모컨 부품 내구성을 저렇게 만든 것일까? 혹시 리모컨 제조사(하청기업)의 수익전략이 아닐까 의심까지... 아님 휠 부품이라도 서비스센터에 넉넉히 갖추거나 판매를 했으면 좋겠다.

휠 축 내구성 문제로 매직리모컨의 '매직'이 사라지는 일 없도록 해줬으면 한다. 그리고 인간적으로 리모컨 가격 좀 내려주면 좋겠다. 리모컨은 분명 소모품이다. 아니면 호환품 생산을 허락하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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