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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안의 가구 중 부서졌거나 오래되었을 때 수리나 리폼을 할 수 있는 것들은 그렇게 많지는 않다. 특히 매일매일 사용하는 소파나 식탁의자 같은 가구는 인조가죽이 닳아 고민이 생길 때가 있다. 소파는 전문 천갈이하는 업체를 찾거나 심할 경우는 그냥 버려야 하지만, 의자는 좀 다르다.

주로 가정에서 사용하는 의자는 사무용 아니면, 식탁의자가 대부분인데, 식탁의자는 방석부분을 대부분 인조가죽과 스펀지를 이용해서 편안함을 제공한다. 사무용 의자는 직물을 사용하는 것도 있고, 굴곡 디자인으로 된 것이어서 가죽 교체가 어려운 제품들도 있지만, 식탁의자는 대부분 나무판, 스펀지, 인조가죽 구성으로 되어 있다.

오래 사용한 식탁의자

식탁의자는 매일 사용하기 때문에 미적으로도 질리지 않는 디자인과 원목을 이용한 고급스런 재료를 사용한 것들이 많다. 사용하면서 주로 문제가 생기는 부분은 결합된 나무 조각이 떨어진다거나 아니면 대부분 방석 인조가죽이 닳아 망가지는 유형이다. 나무 조각이 떨어지는 부분은 본드를 사용하면 보수가 가능하지만, 문제는 인조가죽 방석 부분이다.

이런 고민해본 사람들이 인터넷에 '식탁의자 천갈이', '식탁의자 리폼'과 같은 키워드로 찾으면, 업체들의 광고가 나온다. 블로그를 통해 수리 결과 등을 보여주는데, 대부분 가격은 알려주지 않는다. 그래서 연락해서 물어보면 의자는 1개당 최소 3~5만 원 정도, 조금 수리가 복잡한 의자의 경우 10만 원까지 부르는 곳들도 있다.

이런 가격을 받아본 사람들이 결정하는 것은, 그냥 새로 의자를 구입하거나, 아니면 DIY를 고민하게 된다. 그런데, 식탁의자 방석 리폼은 의외로 많은 일반인들이 손쉽게 하는 것으로 리뷰들이 보인다. 나 역시 거의 1년 넘게 의자 방석 리폼 가격을 알아보다 망설인 경험이 있어서, 이번에 찬찬히 리폼 경험담을 찾아보았다.

결론, 나도 할 수 있겠다!

우선, 방석용 인조가죽을 구한다. 인터넷에 '레자가죽, 인조가죽, 의자 천갈이' 등으로 검색하면 구입 가능한데, 원단은 보통 야드(Yard) 또는 마(碼)라는 길이 단위로 판매한다. 야드와 마는 동일한 단위이며, 미터법으로는 0.9144m다. 편의상 1마는 900cm라고 보면 된다. 그러나 일반인들에게 1마 단위로 판매하는데도 있지만, 1m 단위로 판매하는 데가 더 많다.

인조가죽(레자)의 색상, 디자인, 특성에 따라 가격은 차이가 있지만, 보통 대폭원단으로 판매하는데 '132~137cm' 사이즈다. 고정폭이 그 정도이며, 미터 또는 마 단위로 잘라 판매하는 것이다. 참고로 일반 원단 사이즈는 110cm이다. 인터넷 검색하면 대부분 인조가죽 원단의 폭은 대폭원단 사이즈일 것이다.

 의자 방석(분리되기 전)의 사이즈를 미리 재어 보고 원단을 구입해야 하는데, 보통 긴 쪽으로 재어봐도 50cm(500mm)를 넘지 않을 것이다. 우리 집 식탁의자 방석 길이도 각각 50cm를 넘지 않아서, 면적 2,500cm2을 넘지 않는다. 인조가죽 주문 시에는 면적보다는 폭과 길이의 합이 중요하므로, 1마(90cm)는 조금 작고, 100cm(1m)가 적당한데, 혹시 몰라 200cm(2m)를 주문했다. 1마 단위로 판매한다면 우리집 기준으로는 무조건 2마를 사야 한다. 일반적인 식탁의자 4개 리폼이라면, 1m를 사면 딱 맞을 거 같다.

식탁의자 리폼을 위한 공구다. 방석을 의자에서 제거하고, 결합할 때 사용할 전동 드라이버(그냥 드라이버도 괜찮다)와 타카(Tacker)라는 공구가 필요하다. 특히 타카는 꼭 있어야 한데, 저렴한 것은 5,000원짜리 다이소 제품도 있고, 문구점에서 판매하기도 한다. 우리가 문구로 사용하는 스테이플러 혹은 호치키스라 부르는 제품과 비슷하다. 타카는 인조가죽과 방석의 나무판 부분과 결합할 때 필요한 공구다. 인테리어 할 때 합판이나 천을 목재에 결합시킬 때 사용하는 공구다.

공구로 이름 있는 DeWALT 제품이지만, 의외로 비싸지 않아, 5가지 종류의 핀(Staples)을 사용할 수 있는 모델인 TR510을 타카핀 1 통과 함께 샀다. 타카는 32,000원, 타카핀은 5,000개 1통에 4천 원에 구입했다. 타카핀은 8mm 제품을 사용했으며, 10mm 폭은 정해져 있고, 길이가 8mm인 타카핀이다. 일반적으로 의자 방석용은 6mm 또는 8mm를 사용하면 된다고 해서, 조금 더 긴 8mm를 선택했다. 타카핀 5,000개가 아주 많아 보여도 그렇게 많은 수량은 아니라고 한다. 우리가 문구용으로 사용하는 스테이플러 핀을 생각하면, 왜 그렇게 많이 판매하는지 조금은 이해가 될 것이다.

의자에서 방석 부분을 분리하는 것은 쉽다. 의자를 뒤집어 보면 대부분 목공용 나사 4개가 박혀 있을 것이다. 전동 드라이버로는 금방 분리 가능하다. 나사를 분리하면 방석은 약간만 힘을 주면 아래와 같이 분리된다.

위 사진에서 의자 방석 왼쪽의 롤(roll)이 바로 인조가죽인데, 지관(종이 롤러)에 감겨서 배송되었다. 사용면을 보호하기 위해 뒷면이 밖으로 보이게 포장이 되어 전달되었다. 폭 137cm, 100cm만 사용하기로 결정하고 나머지 절반은 남겨 둔 채로 4개의 방석천을 만든다.

연필과 자를 이용하여 50cm x 50cm로 자르는데, 이번에 주문한 곳에서는 200cm가 아닌 220cm를 보내와서 4조각으로 자르니 55cm x 50cm(길이x 폭)로 자를 수 있었다. 남은 220cm x 87cm(길이 x 폭)은 다음에 사용하기 위해 따로 조심스럽게 재포장을 해서 보관했다.

길이에 맞춰 원단과 리폼할 의자 방석을 맞춰 보았다. 어떤 분들은 원래 원단(닳고 찢어진 의자 원래 원단)을 분리하고 작업을 하신 분들도 있던데, 나는 원래 원단에 다시 덧 씌우는 방식으로 작업했다. 이미 고정을 위해 결합된 타카핀을 제거하는 것도 일이지만, 굳이 분리할 이유가 없었기 때문이다. 오히려 한번 더 덧 씌우면 착석할 때 푹신함이 느껴질 거 같아서 했는데, 결과적으로는 그 결정이 옳았다.

타카는 사용하기 쉽다. 타카의 손잡이 부분을 악력기처럼 힘을 줘서 오므리면 타카핀이 아주 쉽게 가죽이 나무판에 결합된다. 타카핀이 박힐 때 소리가 '타카 타카'하는 것 같다. 그래서 타카인가? ^^ 원래 영문으로는 태커(tacker)라고 읽는다.

인조가죽을 덧 씌우는 방법은 작업자 마음대로 하면 되는데, 이 부분은 의자에서 보이지 않는 방석 아래 부분이기 때문에, 인조가죽이 방석 나무판에서 떨어지지 않게만 고정하면 된다. 타카핀 아끼려고 하지 말고, 이제 다시 바꾸지 않을 것이라는 각오로 촘촘히 박음질해주는 것이 좋다. 그러니까 사진의 예는 not good!

요란하고 정리가 필요한 아랫부분과는 달리 타카로 결속한 방석의 윗부분은 위 사진처럼 깔끔하게 나온다. 모서리 부분들이 조금 엉성해 보이지만, 타카로 잘 정리하면 깔끔하게 모양을 만들 수 있다. 이번 리폼에서 유일하게 기술(또는 실력)이 발휘되는 부분이다.

자, 이제 분리했던 의자 프레임에 다시 결합하는 일이 남았다. 여기서 잔 기술은 의자의 등받이 부분과 방석을 잘 끼우는 것이 남았는데, 이 부분이 원래 붙어 있을 때보다 두꺼워져서 힘을 좀 더 줘야 결합이 된다.

바로 이 부분인데, 평소 사용할 때도 틈이 거의 없었는데, 새로운 인조가죽으로 한번 더 덧 씌웠기 때문에 결합할 때 좀 더 뻑뻑하고 힘이 드는 부분이다. 과감하게 힘으로 밀어서 끼워 버렸다.

이제 남은 것은 의자 방석과 프레임 결합 순서. 다시 전동 드라이버로 빠르게 체결했다. 의자 방석이 평소에 흔들렸다면, 이번에 손을 볼 때 나사를 한번 더 조여 주는 것이 좋겠다. 사용한 전동 드라이버가 임팩트 기능이 있어서 결속이 확실히 되었다는 소리를 귀로 확인할 수 있다. '드르륵 탁탁탁탁!'

1번 작업 의자 방석을 결합한 뒤의 사진이다. 역시 모서리 부분이 조금 마음에 들지 않은데, 좀 더 신경 써서 다음 순서부터는 꼼꼼하게 마무리하였다. 태어나서 처음 해보는 방석 리폼이라 이 정도면 훌륭하다는 자평을 하며...

리폼한 의자의 Before & After가 되겠다. 곧 바뀔 2호 의자를 같이 비교해 보았다. 오랜 시간 사용해서 색상이 바랜 것도 있지만, 이번에 바꾼 밝은 베이지색 인조가죽이 훨씬 더 나은 것 같다. 그냥 신경 쓰지 않고 보면 의자 방석 제대로 바꾼 것 같다. 물론 꼼꼼한 사람 눈에는 조금의 엉성함이 보일 것이다.

 다음 순서를 기다리는 대기자들(?). 한 번에 바꿔야 되니까 상태가 괜찮은 4호까지 이번에 다 바꿔버렸다. 작업을 끝내니 뭔가 소화가 안 되던 것을 소화시킨 기분? 4개 모두 리폼을 진행한 시간은, 원단 재단까지 포함해서 약 1시간이 조금 넘게 걸렸다. 이런 상태라면 앞집, 아랫집, 윗집 의자도 리폼해 줄 기세!

남은 인조가죽 원단은 다음에 부모님 집 의자 리폼에 사용하기로. 그래도 남은 원단은 다른 뭔가 리폼할 것이 있다면 그때 사용해야 할 것 같다. 손재주 좋은 분들은 남은 자투리 인조가죽으로 전자기기 가죽 케이스나, 마우스패드, 미끄럼 방지용 패드 등으로 만든다고 한다. 재봉틀이 있다면 더더욱 멋있게 만들 수 있을 것인데.

(여담) 타카 장전하기 실수

타카를 먼저 주문했었는데, 포장만 뜯고 사용해 보지 않았다. 이유는 쓸데없이 타카핀을 타카에 장전(?) 할 필요가 없었기 때문. 그래서 막상 작업을 할 때 당황한 부분은, 타카심 끼우기였다.

이렇게 타카핀을 결합하는 거 아닙니다!

그냥 스테이플러 핀(Staples)을 스테이플러에 넣는 것과 같겠지 하면서 이렇게 결합했는데, 발사(?)가 안 되는 거였다. 타카핀은 위 사진처럼 결합했을 때 잘 들어갔다. 역시 습관이 무서운 것이었는데, 왜 나는 타카핀을 이렇게 장전할 수 있다고 생각했을까? 하도 이상해서 상품 포장에 있던 종이를 버리지 않아서(구입할 때 설명서는 없었다), 그림을 보니... 아차... 이게 아니었구나.

타카핀은 바닥에 바로 장전하는 방식인데, 총으로 치면 공이 역할을 하는 것을 뒤로 빼서 타카핀을 결합한 후에 밀어 넣어 고정시켜야 한다. 이 설명은 포장지 종이에 그려져 있다. 이 글을 보고, 타카를 처음 사용하시는 분이라면 꼭 주의해서 사용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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