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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와 KBS의 9시 뉴스와 SBS의 8시 뉴스는 변해야 산다.

MBC뉴스의 시청률 추락은 예견된 것이었다. KBS는 그 영향권에서 살짝 비켜나 있지만 역시 MBC 못지 않다. 다만 SBS 8시 뉴스만이 시대의 흐름을 알고 있는듯 하다.

인터넷의 뉴스가 속보성을 가지지 못했을때는 제일 빠른 뉴스는 라디오의 매시간 마다 하는 정각 뉴스였다. 뉴스가 궁금한 사람들은 매시간 정각에 맞추어 라디오 채널을 맞추어야 했다.

하지만 지금은 원하는 뉴스는 뉴스 사이트나 포털에 들어가면 거의 실시간으로 뉴스을 접할 수 있다.

기존 방송사의 저녁 TV뉴스는 라디오 뉴스에 비해 보고 듣는 뉴스이기에 인기가 있었다. 9시 뉴스 시간대가 황금시간대로서 9시 뉴스 이전의 광고나 뉴스 후의 광고는 최고의 광고가격을 자랑했다. 그만큼 뉴스가 인기 있다는 증거였다.

어릴땐 이해 못했던 기억들이 있다. 우리나라 어른들은 밤 9시만 되면 세상 다 접어두고 9시 뉴스는 시청했다. 난 어릴때 뉴스가 가장 지겹고 싫었다. 하지만 나이가 들면 들수록 뉴스는 거의 내 옆에 있어야할 정도로 가까워졌다. 왜 9시 뉴스를 어른들이 즐겨하셨는지 이제 이해가 된다.

세상이 점점 빠르게 변해가면서 뉴스에 대한 목마름 역시 비례한다. 세상의 변화가 너무 빠르기에 인간은 본능적으로 그 변화에 적응하려 노력하기 때문이다.

예전엔 유명인사가 죽음을 맞이하면 하루나 이틀정도 뒤에 뉴스에 나오곤 했지만, 이젠 죽음의 소식이 실시간에 가깝게 알려진다. 예전의 대형사고 소식은 발생후 한참이 지나 방송 기자들이 출동하고 방송 준비가 되어야만 볼 수 있었지만, 이젠 방송국 뿐만 아니라 개인들의 사진과 캠코더 영상으로 미리 볼 수 있고, 기자처럼 생생하게 기사를 전달하는 일반인들에 의해 모든 소식을 접할 수 있게 되었다. 그 중심에 인터넷이 있다.

KBS가 그나마 시청률 타격은 적게 받는 이유는 나이가 드신 분들이 좋아하는 국영방송이기 때문이다. MBS가 난시청인 지역은 있었지만 KBS가 난시청인 지역은 거의 없었던 옛날부터 KBS 9시 뉴스는 어른들의 단골 시청 메뉴였다. 오죽했으면, 앵커자리 몇년하면 국회의원이 되지 않는가? (3사의 메인 뉴스 앵커들은 대부분 국회의원을 했거나 하고 있다.)

MBC 뉴스는 실제 상대적으로 젊은 사람들이 많이 보는 뉴스였기에 타격이 가장 심하다. 인터넷으로 뉴스의 속보성을 빼앗기고, 거의 포털 뉴스 읽기 수준의 간단 간단한 뉴스만 나오다 보니, 이젠 엄기영 앵커의 '정말 어처구니 없는 일이 벌어졌습니다'라는 멘트에 놀라지 않게 된 것이다. 그러다 보니 최일구 앵커의 '저도 오늘 만두시켜 먹었습니다'같은 너무나 진솔한 멘트에 사람들이 열광을 하는 시대가 되어 버린 것이다.

그나마 SBS는 성격상으로는 MBC와 비슷하지만 발빠른 상업성 기질을 잘 발휘하는 뉴스다. 처음엔 너무 뉴스가 상업적이지 않나라는 생각을 했지만, 그것이 시대에 적응하는 방법이었던 것이다. 사람들이 가장 관심을 가지는 분야의 보도를 심층취재하면서 메인 뉴스로서의 위상을 지키는 방법이다. 이러다 보니 관심이 덜 가는 뉴스들은 빠진다. 마치 우리가 포털뉴스에서 낚시질 기사 외엔 거의 뉴스를 보지 않는 것과 다를바 없다.

자, 그럼 대체 어떻게 해야 한단 말인가?

이 글을 읽고, 그래도 뉴스는 기존처럼 하는 것이 좋아 라고 말씀하시는 분들 계신거 안다. 물론 찬성이다. 내가 이야기 하는 것은 시청율과 관계하여 '좀 더 시청율을 끌어 올리려면'이라고 봐 주면 되겠다.

일단 SBS처럼 오늘 하루중에 관심사가 많았거나 최근 관심사가 부각되는 점을 집중 보도 하는 것이다. 사람들은 더 자세히 알고 싶어하고 그것은 포털뉴스나 인터넷 뉴스가 잘 알려주지 못한다. 또 그것을 영상으로 역동적으로 구성하는 것은 여전히 TV뉴스가 강하다.

둘째, 자사를 부각하는 방송을 빼는 것이다. 자사의 드라마 띄워주기 등등은 뉴스의 질을 확 떨어뜨린다. 대학가요제 대상받은 그룹 EX를 띄우는 MBC의 모습에서 애처로움을 느꼈다. 뉴스는 뉴스다. 제발 이 명제는 잊지 말자. -.-

셋째, 다양한 포맷의 뉴스가 되었으면 한다. 일주일의 한두번 정도는 일반 뉴스 포맷이 아닌 다른 방식의 뉴스를 보고 싶다. 뉴스 속에서 얻을 수 있는 지혜나 교훈을 방송하는 것이다. 현대인들은 지식에 아주 목말라 있다. 지혜와 지식이 필요한 시청자들이다. 공정성을 내세워 못한다고 하지말자. 어차피 상업적인 뉴스라는 사실은 누구나 다 알고 있는 사실이다.

넷째, 자신들이 잘못 보도한 것은 자신들이 결자해지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방송을 하자. 뉴스의 생명은 신뢰이다. 포털의 뉴스를 읽을때 낚시질하는 기사들을 저주하는 이유나, 스포츠 신문 기사를 기사로 치지 않는 것에서 교훈을 얻을 수 있다. TV 뉴스는 그러지 말자. 신뢰가 떨어지니 9시 뉴스를 보기 싫어하는 것이다.

방송이 공기(公器)로서의 역할을 하는데 있어서 뉴스만큼 큰 것도 없다. 하지만 뉴스도 시대에 따라 변해야만 사랑받고 본연의 역할도 제대로 할 수 있는 것이다. 변하기 이전에 지금의 상황을 정확히 파악할 수 있는 것도 대단한 능력의 하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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