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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 이야기

MP3P의 살 길(2)

킬크 2006. 6. 15. 22:49
블로그 리퍼러를 보다가 앞선 내 글에 대한 의견을 피력한 포스팅이 있어 글을 읽어 보게 되었다. 블로거가 내 글에 트랙백을 달아 글에 연결해 주었으면 하는 마음이 있었지만, 나름대로 이유가 있을 것이란 생각에 나도 그의 글을 인용해 내용을 이야기 하고 싶다.
사실 MP3P에 대한 고민은 바로 대학선배가 운영하는 MP3P 제조사를 방문하여 선배와 몇 차례 걸쳐 나누었던 주제들을 블로그에 싣게 되었고, 그 선배와 내가 공감했던 이야기를 올렸다. 또 개인적으로 콘텐츠에 대한 관심이 많고, 콘텐츠 유통에 관심이 많아서 이런 글을 쓰게 된 것이었다.

레인콤이 자사의 사이트에 영어 강의 콘텐츠를 유료로 올렸었고, 자회사를 내세워 음원 판매도 하는 등의 콘텐츠의 유통도 해보았지만 결론적으로 성공적이지 못했다라는 인용을 했다.

아이리버로 유명한 레인콤은 벌써 오래전 자사 웹사이트에 영어 강의를 유료로 서비스하고 있습니다. 또한, 펀케잌이라는 자회사를 만들어서 음원을 서비스하고 있지요.

그렇다. 시도가 있었다. 시도가 있었다는 것으로 답이 되지 않는다.
레인콤은 뜻하는 바를 이루었는가? 다른 문제는 없었는가? 시장과 고객의 문제인가? 성공하지 못하였다면 왜 그런 것일까?

애플을 벤치마킹도 했었지만, 여러가지 여건과 제조사들의 경영문제로 인해 MP3P의 몰락을 가져오게 되었다는 설명이다. 뭔가를 노력해 보았지만 잘 안되었다는 설명도 있다. 그 말이 틀린 말은 아니지만 MP3P제조사가 진지하게 고민해야 할 부분이 많다.

한국 기업은 검증된 시스템은 이미 시도를 해 봤습니다. 바보가 아닌 다음에야 성공케이스를 벤치마킹하는 것에 게을리 할 이유가 없죠.

만일 아이리버가 애플을 제대로 벤치마킹했다면 그렇게 운영하지 않았을 것이다.

애플도 초창기 아이튠즈에서는 유료 음원 판매가 시원치 않았다. 우리나라에 '소리바다'가 있듯이 그들에게도 '냅스터'라는 것이 있었다. 물론 국내보다 엄격하게 저작권을 행사하고, 서구 여러나라가 저작권에 대한 인식이 우리보다 높기에 상대적으로 합법적인 음원이 판매될 여지가 많은 것은 사실이다. 냅스터가 사라졌으므로 유료인 아이튠즈가 반사이익을 얻은 것도 사실이지만, 아이튠즈는 여러가지 가치(Value)를 소비자에게 전달하였다.

아이튠즈는 음원 판매가 주류인 곳인가? 음원판매는 일부이다. 매출중에 많은 부분을 차지할 수는 있어도, 아이튠즈는 단순히 '뮤직스토어'가 전부인 서비스가 아니다.

내가 개인적으로 아이튠즈를 높이 평가하는 이유는 시장의 크기를 넓힌 것에 그 의의를 두고 싶다. 아이튠즈에 접속해 보면 어떤 느낌이 드는가? 물론 iPod가 없어도 접속할 수 있다.

찬찬히 돌아보면, 이런 말이 입에서 나온다.
'아니, 이렇게 다양한 콘텐츠를 iPod에서 즐길 수 있단 말인가?'
그때부터 사용자들은 iPod가 MP3P인지, PMP인지 신경을 쓰지 않는다.

iPod를 사고 덤으로 iTunes를 접속했던 사용자들은 거기서 진정 iPod의 또 다른 가치(Value)를 접하게 된 것이다. iTunes에는 무료로 얻을 수 있는 콘텐츠가 유료만큼 많이 있다. 또한 개인들이 만들어내는 팟캐스팅 포스트들도 많다. 이것이 무엇을 시사하는가?

유럽 '反 아이팟' 정서 해법은? (전자신문)

왜 유럽에서 이토록 아이팟에 대한 이슈가 있을까? 아이팟 때문이 아니라 아이튠즈 때문이라는 것을 기사를 읽어보면 알 수 있다. 우리 MP3P 제조사는 왜 아이튠즈처럼 만들지 못할까?

레인콤이 운영하는 서비스에 영어 유료 콘텐츠 진열해 놓고, 남들도 다 파는 음원 가져다 놓고 프로모션 한다고 거기서 음악을 많이 구매할까? 펀케익이 SKT의 멜론이나 KTF의 도시락에 비해 무슨 장점이 있기에 거기서 음악을 구입해야 하는가? 아이리버 MP3P를 사면 기존의 다른 음원 쇼핑몰에서 구입하는 것과 무슨 차이를 펀케익에서 느낄 수 있는가?

SKT나 KTF는 멜론이나 도시락을 통하지 않고 음원을 핸드폰에 넣기 어렵기에 그 발목을 잡음으로서 핸드폰 사용자들에게 음악을 판매하고 있다. 그래서 나름대로의 마켓이 있는 것이다. 레인콤이 판매하는 음원은 타겟이 어디인가? MP3P이지 않은가? MP3P는 음악만 듣는 기기인가?

펀케익의 수익이 좋은지 나쁜지는 개인적으로 잘 모른다. 하지만 이동통신사의 음원판매를 제외한 대부분의 사이트는 수익이 그리 좋지 않은 정도로 알고 있다.

다시, 아이튠즈로 이야기를 돌려보자.

아이튠즈에는 무궁무진한 콘텐츠를 찾을 수 있는 콘텐츠 브라우저다. 아이튠즈는 웹버전이 없다. 콘텐츠를 찾기 위해서는 아이튠즈 클라이언트를 깔기를 강요하고 있다. 그것도 아주 당돌하게도 말이다.

거기서 국내 영어 교육 콘텐츠보다 질이 좋은 콘텐츠도 구할 수 있다. 물론 한국어로 친절한 설명이 없을뿐이지만, 말을 배우는 유아 영어부터 대학교 고급 영어까지 무료로 콘텐츠를 만들어 올리는 블로거들의 팟케스팅이 존재한다.

내가 말하려던 콘텐츠가 MP3P를 살릴 수 있다고 이야기한 요지는 바로 이것이다.

콘텐츠 판매에 수익을 더하는 것 자체보다 콘텐츠를 이용한 시장의 크기와 MP3P를 똑똑하게 만들자는 이야기 였다. 남들도 다 판매하는 음원 시장을 가지고 콘텐츠의 전부인 것처럼 생각할 필요없다.
오디언닷컴 같은 서비스는 어떠한가? 아직 시장 런칭이 얼마되지 않았지만 그런 서비스를 MP3P 제조사가 했더라면?

중국산 저가 MP3P와 우리 국산 MP3P의 차이점이 무엇일까? 그들은 할 수 없고, 우리는 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

지금 이 상태에서의 MP3P의 살 길은 제품을 판매하지 않는것이 차라리 도움이 된다. 팔면팔수록 마진이 나빠지는 시장은 이미 문제가 있는 시장이다.

국내 MP3P의 상당부분이 중국에서 만들어져 국내에 유통된다는 사실을 아는가? 기술을 가진 한국 기술자를 아예 대만이나 중국에서 고용해서 중국산 한국 MP3P를 만들어 내고 있다. 또 가격문제로 중국에 의뢰하여 OEM 형태로 만들어 내고 있는 업체가 대부분이다. 이런 사실을 안다면 어떤 이야기를 할 수 있을까?

중국 MP3P는 할 수 없고(아니 하기 어려운...) 국내 MP3P는 할 수 있는 것은 다양한 콘텐츠를 개발하고, 유통하고 또 이를 MP3P(나아가 PMP)가 활용하는 가운데서 활로를 모색할 수 있다는 것이다. 당장 유료 아이템 하나 판매에 목숨을 거는 것보다 MP3P의 숨겨진 활용법이나 활용도를 높이는 방법을 고객에게 강조하는 것이 유리할 것이다. 또 사용 가능한 콘텐츠를 확보해 주는 방법도 효과적이다. MP3P를 판매하지만 실제 서비스를 판매하는 것이 되어야 한다. 디바이스는 가격과 기능에 가장 민감하다. 비슷한 기능이라면 당연히 싼 제품이 유리한 것이다. 하지만 서비스는 질(Quality)과 다양성이 가장 중요하다. 가격에는 덜 민감하다.

MP3P의 기능이 얼마나 발전하면 구매에 대한 욕구가 발생할까?
지금의 MP3P의 기능이 획기적인 발전이 필요할 만큼 기술이 떨어져 있는가?

삼성, LG같은 대기업이 MP3P 사업에 왜 뛰어드는가?

시장이 작은데 왜 뛰어들어 이미 포화된 시장을 노리고 돈을 쏟아붇는 것이라고 생각하는가? 그들의 씽크탱크가 레인콤보다 못해서 일까? 분명 MP3P의 존재가치가 있는 것을 그들은 보았기 때문이다.

APPLE처럼 못하는 한국 MP3P 업체들을 욕하기 전에 조금이라도 그 회사들이 어떻게 운영했는지 조사해 보는 것도 의미있지 않을까 합니다.

내 포스팅이 MP3P 제조사에 대한 욕을 한 것으로 생각했다면 오해가 분명하다.

기업의 경영과 관련된 부분은 내가 뭐라고 언급할 사안은 아닌 것으로 생각한다. 다만 운영에 있어서의 아쉬운 부분은 앞서 이야기한 것과 오늘 이야기한 것이다. 물론 그들이 이 포스팅을 읽을 것이란 생각은 하지 않지만 고민만큼은 나와 내 선배가 나누었던 것과 비슷할 것이라 생각한다.

마지막으로 내 블로그에 트랙백을 건 어떤 블로거의 글을 소개한다.

어제 하루, Podcast로 1G의 자료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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