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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이흥덕 님의 유화 작품)
올해도 어김없이 광복절 기념 명목의 폭주행진이 있었고, 경찰들은 이들의 단속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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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은 왜 폭주하는가?
기념일을 빗댄 것은 변명일뿐 실상은 그것이 아님을 우린 잘 알고 있다.
평상시에도 이들의 '질주'는 알려진 곳에서는 흔한 일이다.
주로 집결지는 여의도나 뚝섬에서 이루어지고 있으며, 그들만의 커뮤니티에서 장소를 변경하기도 한다. 모이는 시간은 주로 토요일 새벽이라고 한다. 밤새 돌아다녀도 다음 날은 쉴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쉬지 못하는 이들이 더 많을 것이다.
이들 폭주족의 대부분은 10대 청소년들이며, 이들 다수의 청소년들은 가출했거나, 음식점 등의 배달을 하거나 힘들고 저임금의 업종에 종사하고 있는 10대들로 알려져 있다.
폭주족의 코드는 바로 '세상에 대한 반항이자 관심 끌기'이다.
힘들고 고달픈 세상에 대한 반항이자, 기성 세대에 대한 조롱(차량 운전자 위협), 사회에서 소외받은 아이들의 관심 끌기의 방법이 바로 폭주이다.
1990년대 부천을 중심으로 한 폭주족이 유명했다고 전해지고 있으며, 초기 이들의 폭주 모임은 타인에게 피해를 주지 않기 위해 심야의 한적한 도로를 중심으로 이루어졌으며, 머플러 개조나, 반짝이 부착, 경음기 과다 사용 등의 행동이 없었다고 한다. 많을 때는 500여명이 모여 함께 시내를 질주하기도 했지만, 이들 대부분은 배달업에 종사하고 있어서 자신들이 낮에 사용하는 오토바이를 주로 사용했다고 한다.
폭주족의 태생원인을 살펴보면, 90년대로 접어들면서 점점 가정과 사회에서 소외된 10대들이 많아지고, 이혼 등으로 가정이 공중 분해된 집안의 아이들이 생계를 위해 어쩔 수 없이 음식점이나 가스배달 등의 배달을 위해 오토바이를 타기 시작했고, 주위의 따가운 시선과 냉대에 대한 스트레스 해소의 차원에서 자신들이 관리하던 오토바이를 타고 질주를 시작하고, 비슷한 이유로 동질감을 느낀 아이들간의 모임이 점차 조직화 된 것이라는 것이 가장 근거있는 설이다.
결국 이들은 우리 사회가 만들어 낸 '괴물'인 셈이다. 이들 10대들에게 폭주라는 것은 즐길만한 문화도, 열정을 쏟을 것도, 부모의 애정도, 사회의 관심도 없어서 생긴 일종의 사회적인 '괴물'이 되어 버린 현상이다. 낮엔 멀쩡하게 생업에 종사하다가 특정 장소와 특정 분위기에서 폭주족으로 돌변하는 것이다.
그들에게 생계수단이나 마찬가지인 오토바이를 가지고, 낮엔 일해야 하기 때문에 밤에 모이는 것이고, 아무도 자기를 몰라 주기에 오토바이엔 요란한 장치를 붙이기 시작했고, 세력화를 통해 세상의 이목을 집중시키는 행동으로 발전했다.
마치, '세상이 날 이렇게 만들었으니, 그 책임은 너희들에게도 있는거야'라고 말하는 것처럼, 미쳐 날뛰는 망나니 같은 행동을 하는 것이다.
오토바이는 주변에 가장 만만하게 속도를 낼 수 있는 탈 것 이자, 주류비용도 경제적이고, 쉽게 조작이 가능하며, 면허증이 없어도 크게 제재를 받지 않기에 쉽게 접하게 된다.
또 어디든 원하는 곳으로 바로 이동할 수 있으며, 이성친구에게 '뽀대나게'보일 수 있는 가장 경제적이며 실용적인 탈 것이기 때문이었다.
폭주족들은 자신과 오토바이를 동일시하는 경향이 강하다고 한다. 자신을 가꾸는데 시간과 비용을 투자하며 이를 아깝게 여기지 않는다고 한다. 한달에 100만원이 안되는 월급을 받아도 몇십만원을 들여 쇼바를 교체하거나, 오디오를 설치하는 등에 아깝지 않게 돈을 쓴다고 한다.
폭주족의 폐혜는 여러 방면에서 겪을 수 있다.
가장 심한 것이 교통방해이다.
이들이 주로 폭주를 일삼는 시간이 심야이며, 대로이긴 하지만 이 시간에도 자동차와 사람들은 거리를 다닌다. 자신들의 스트레스 해소와 즐거움을 위해 지나다니는 사람들에게 위협적인 행동으로 질주를 하며, 주변 교통을 혼잡하게 만든다.
소음은 정말 심각하다.
머플러(소음기) 개조는 아주 일반적이다. 머플러에 구멍을 뚫어 크게 소리를 내게 하여 자신의 존재를 과시하고, 남들에게 위협을 하는 것이다. 한 밤중에 경음기를 요란하게 울리는 것도 자주 있는 일이며, 불꽃을 일으키키 위해 장치를 하거나 쇠막대를 땅에 끄는 행위 등은 소음을 일으키는 주범이다.
안전에 대한 무감각한 사고방식
이들 폭주족들은 오토바이 사고로 인한 상처나 흉터를 자랑으로 느낀다. 헬맷을 쓰지 않는 것은 기본이며, 헬맷 사용을 극도로 혐오한다. 뒷자리에 2명씩이나 태우고 시속 80Km이상으로 달리는 등 자신과 뒷자리에 탄 친구들의 생명까지도 관심엔 없는듯한 행동을 한다. 이런 상태로는 조그마한 충격에도 큰 상처나 사고를 당하기 쉽다. 승용차 운전자들 입장에서는 이런 오토바이 폭주족은 움직이는 폭탄이나 다름없이 여긴다.
공권력에 대한 중대한 도전
공권력은 다수의 선량한 시민을 보호하기 위한 자위적인 차원에서의 권력이다. 단속 경찰에 대한 위협과 폭력은 곧 우리들 자체에 대한 위협과 폭력과 마찬가지다. 이런 행위를 지속적으로 묵인한다면 이들이 자라나 성인이 되었을 때 과연 사회 질서를 지킬 수 있는 사람으로 성장할지 의문이다.
문제는 이것 말고도 많이 있지만, 이들을 나무랄 목적으로 글을 쓰는 것이 아니므로 여기에서 그만하겠다.
과연 이들 폭주족을 없애고, 이들을 우리 사회 구성원으로 돌아오게 할 수 없을까? 폭주의 원인을 없앨 수는 없을까?
글의 서두에, 난 이들이 우리가 만들어낸 '괴물'이라고 표현했다.
맞다, 그들은 우리가 만들어낸 괴물이다. 그러므로 해결책도 우리에게 있다고 본다.
이들 폭주족들의 대부분은 10대 청소년이며, 다수가 가출 청소년 등의 부모의 손길을 받지 못하는 결손 가정의 아이들이다. 이들이 사회 불만 표출구로서의 폭주족 변신을 우리는 알고 있다.
이들을 단속하고 계도해야 하는 단순한 형사범 수준으로 이해하면 곤란하다. 그물을 쳐서 단속하고 엄하게 처벌한다면 이들이 없어질것으로 생각하면 오산이다. 더욱 격렬하고 교묘하게 세상에 반항할 것이다.
우선 이들 소외된 계층에 대한 따뜻한 눈길과 애정이 필요하다. 특성상 주로 배달업에 종사하는 청소년들이 많은데, 이들이 자신들의 또래와 같이 웃고 공부하고 떳떳하게 직업을 가질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 그리고 이들이 곧 우리 사회의 일원으로 자라나기 때문에 그들을 우리의 동료, 우리의 동생으로 보호해야 한다.
요리 배달, 가스 배달, 주유소 아르바이트, 편의점 아르바이트, 음식점 서빙 등 우리가 알고 있는 청소년들의 일은 고단하고 힘들고 저임금의 직종들이다.
이들이 생활에서 체험하는 우리 사회는 냉대, 냉소, 무시, 착취, 빈부격차 등의 부정적인 상황이 대부분이다. 이들의 사회에 대한 인식을 바꾸어 주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웃을 아끼고 사회에 대해 주인의식을 가진다면 폭주와 같은 반사회적인 행동은 하지 않을 것이다.
이들 배달업종에 종사하거나 청소년을 고용한 고용주들도 반성과 함께 관심을 보여야 한다. 적정한 임금 대우와 함께 이들에게 희망과 용기를 줄 수 있는 고용주가 되어야 할 것이다. 비록 여건이 힘들더라도 이들이 새로운 도전을 할 수 있로록 많은 배려가 있어야 할 것이다. 단순히 이들이 질주를 함으로서 자신의 시간을 낭비하지 않게 지도해 주어야 할 것이다.
사회의 관심에서 소외된 10대의 청소년들이 더이상 우리 사회의 '괴물'로 변하지 않도록 노력이 필요하다. 그들에게 필요한 것은 단속 그물망보다 우리의 '관심과 애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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