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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 이야기

2.0 신드롬

킬크 2006. 9. 20. 12:56
Web 2.0(이하 웹 2.0)이라는 용어 때문에 때아닌 '2.0 신드롬'이 생겨나고 있다.

신드롬은 '증후군'이라고도 하며, 하나의 공통된 특징을 가진 증상을 뜻하는 용어이다.

2.0의 의미는 1.0이라는 대비되는 단어 때문인데, 1.0이 안정적인 버전을 의미하는 첫번째 제품이라고 한다면, 2.0은 기존 1.0을 뛰어넘은 큰 변화를 뜻한다고 보면 된다.

이처럼 Versioning은 소프트웨어나 하드웨어 등에 있어서 변화의 크기를 소비자에게 알리는 역할을 한다.

웹 2.0으로 촉발된 2.0 신드롬은 이제 사회 이곳 저곳에서 '새롭고 남들과 다른 차별화된'이란 의미로 사용되고 있다. 물론 웹 2.0이 나오기 이전부터 나타난 것도 있다. 영화잡지인 '필름 2.0' 같은 것 말이다.

요즘 어떤 서비스를 새로이 런칭할 때 자주 나오는 소개의 말에 '웹 2.0을 접목하여', '참여와 공유 개방 정신에 입각하여' 등등 차별화와 시대의 흐름을 반영한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의미로서 2.0의 의미를 부각시키고 있다.

1.0과의 차별화를 위해 2.0이 존재하기에, 1.0에서의 실패와 단점을 보완한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취지 자체는 나쁘지 않으나, 무차별적인 2.0 갖다 붙이기는 새롭다기 보다는 식상하다고 느껴지는 것은 왜일까?

이런 2.0이 과연 3.0, 4.0으로 갈 수 있을까?

무엇이든 변화하고 개선되기 마련이다. 하지만 굳이 2.0, 3.0이라고 구분지어 모든 것을 표현할 필요는 없다. 또한 시대의 흐름이 2.0이라면 굳이 강조하여 우리는 2.0 서비스를 제공한다고 할 필요가 있을까? 이미 차별화 되지 않음을 강조하는 결과가 되어 버린다.

오늘 또 하나의 2.0을 목격하였다.

이름하여 Politic 2.0 (정치 2.0 쯤 되겠다)이라고 명명한 열린 우리당의 신기남 의원의 홈페이지이다. 블로깅과 RSS, 네티즌에게 가까이 다가가겠다는 신기남 의원의 노력은 충분히 공감을 받을 수 있었다. 오히려 지금의 IT 트랜드를 읽고 접목시켰다는 점 만으로도 네티즌의 주목을 받기에 충분하다.

다만, 국내 정치인 최초의 2.0이니, 2.0 사전, 2.0 툴바니 하는 말들은 이 홈페이지의 사족(蛇足)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다. 네티즌에게 어필하기 위한 도구로서 2.0이란 단어를 사용하는 듯한 느낌이다.

웹 2.0이란 용어가 IT 시장에서 도움이 될만한 요소가 있다면, 시대의 한 흐름을 정의하여 발전적인 방향으로 나가도록 공감을 가지도록 만들어 준다는데 있다고 생각한다. 또한 그런 공감을 바탕으로 실제 행동에 나서서 만들고 실천하는 웹 2.0이 되어야 진정한 의미를 부여받을 수 있을 것이다.

그저 과시용, 트랜드를 따라가는 것이 아니라 일시적 패션이 되려는 의도에서 2.0을 바라본다면 용어값도 못하는 처지가 될 것이다. 과연 저런 것이 우리가 생각하는 2.0인가라는 질문을 받을 것이다.

개인적으로 신기남 의원 홈페이지를 보면, 산만하다는 느낌이다. 강조하고자 하는 것이 보이지 않는다. 다만 RSS를 지원하여 콘텐츠를 신디케이션할 수 있다는 점과 정치인으로서는 다소 참신한(?) 시도를 했다는 점에서 점수를 주고 싶다.

PS. 이 포스팅이 웹 2.0에 대한 가치 여부 논란을 지적한 것은 아니므로, 다르게 해석되지 않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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