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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하나로텔레콤, LG파워콤 초고속인터넷 서비스 3사가 정보통신부에 제출한 약관에 따르면, 새로이 신설된 최저속도 보장항목에서 각각 1.5Mbps, 1.5Mbps, 30Mbps로 제출했다.

KT와 하나로텔레콤에 비해 LG파워콤은 무려 20배가 넘는 최저속도 보장을 약속한 셈이다.

3사 모두 최저속도의 측정 기준점은 회사측의 서버에서 고객측 분기점(통신실 또는 L2스위치)까지의 속도 측정을 기준으로 삼는다고 한다. 통신실이나 L2스위치(허브)에서 사용자 PC까지의 속도는 측정기준치에서 빠진다. 그것은 통신사가 속도 보장할 구간은 아니기 때문이다.

그런데 왜 KT와 하나로텔레콤은 LG파워콤에 비해 최저속도 보장을 낮추었을까? 아니, 왜 LG파워콤은 두 경쟁사에 비해 최저속도 보장을 이토록 높게 신고 했을까?

그 뒷 배경은 기존 나와있는 상품의 가격 구조 문제로 인해 발생된 결과이다.

LG파워콤은 '광랜'과 '프라임'이라고 부르는 두가지 상품만 존재하고 각각 100Mbps와 10Mbps로 간결한 구조의 상품을 가지고 있다.

반면 KT와 하나로텔레콤은 ADSL과 VDSL의 '프리미엄' 또는 '라이트' 서비스가 약정계약이 아닐경우 대략 4만원 정도의 요금을 내야한다. 반면 100Mbps의 '엔토피아'(KT)나 '광랜'(하나로텔레콤) 상품은 33,000원~36,000원으로 ADSL이나 VDSL에 비해 싸다. 장기계약으로 가도 역시 비슷한 비율로 속도가 빠른 상품이 가격이 싼 구조이다.

KT는 Megapss Premium이 13Mbps로 월 40,000원, Lite가 4Mbps로 월 30,000원, Special I은 20Mbps로 42,000원, Special II는 50Mbps로 45,000원을 받는다. 반면 100Mbps를 지원하는 Ntopia의 경우 무약정이 36,000원이다.

하나로텔레콤은 광랜 100Mbps가 33,000원, VDSL방식과 케이블 방식의 프리미엄이 20Mbps로 각각 38,000원과 34,000원이다. 스피드 상품은 ADSL, VDSL의 10Mbps로 28,000원을 받고 있다.

LG파워콤 Xpeed는 100Mbps의 광랜 33,000원, 케이블 방식의 프라임이 10Mbps로 29,500원을 받고 있다.


3사 모두 약정이 아닌 가격이며, ADSL, VDSL, 케이블의 경우 모뎀 임대료를 모두 제외 시킨 가격이다. 광랜은 LAN 방식이어서 모뎀이 필요없다. 모뎀은 통상 월 7,000원~8,000원 정도의 임대료를 받으니까 광랜(100Mbps)방식의 요금이 훨씬 저렴하다.

최저속도 보장 문제는 LG파워콤을 제외한 KT와 하나로텔레콤의 기형적인 가격체계 때문에 발생하는 것이다.

LG파워콤은 100Mbps 상품의 최저속도를 30Mbps를 해도, 상대적인 저가상품인 프라임의 최저속도 보장에 문제가 없으나, KT와 하나로텔레콤의 경우, 속도는 다르지만, 제일 비싼 상품 위주의 속도 보장에 기준을 두다보니 100Mbps 상품의 최저속도 보장이 1.5Mbps밖에 되지 않는 것이다.

일례로, KT는 제일 비싼 Special II의 경우가 5Mbps, Special I이 3Mbps, Premium이 2Mbps, Lite가 500Kbps이다. 가격이 Premium과 Lite 사이다 보니 당연히 보장 속도는 2Mbps와 500Kbps의 중간인 1.5Mbps 정도를 보장해 주는 것이다.

물론 상품 구성에 따른 보장일뿐 실제는 그렇지 않다고 이야기 하지만, 스스로 문제가 있는 가격체계의 문제 때문에 이런 일이 벌어진 것이다.

LAN방식의 초고속망은 가설비용 대비 고객 수용 능력이 기존 ADSL과 VDSL에 비해 훨씬 뛰어나다. 즉, 주요 통신망 분기점에서 집단 고객이 몰려있는 아파트까지 연결하는 비용 자체는 비싸지만, 아파트에서 신규 고객이 늘어날 때는 비용이 거의 발생하지 않는다. 또한 LAN방식이므로 ADSL/VDSL/케이블 모뎀이 필요하지 않아서 초기 도입비용 면에서도 유리하다.

이런 상태이다 보니, 속도가 빠른 아파트(집단 건물)의 이용 요금이 속도가 느린 주택(단독 건물)에 비해 가격이 훨씬 저렴한 일이 생기는 것이다. 상대적으로 주택 거주자나 소형 단지 아파트 거주자는 비싼 요금을 내고 인터넷을 사용하는 상황이 발생한다.

비유가 다소 비약적일지는 모르겠지만, 상대적으로 경제적 여유가 있는 아파트 지역 인터넷 사용자는 싼 요금에 더 빠른 속도의 인터넷을 즐기지만, 주택 거주자의 경우 비싼 요금에 느린 속도(아파트 인터넷 사용자에 비해)의 인터넷을 사용하는 이상한 구조로 형성되어 있다는 것이다.

이렇다보니 100Mbps의 속도를 가진 인터넷 서비스의 최저 보장 속도가 최대 속도의 2%도 안되는 웃기는 사태가 벌어지는 것이다.

ADSL이나 VDSL, 케이블 모뎀은 이제 어느 정도 비용 회수가 되었을 것인데, 상대적으로 비싼 요금을 내는 일반 인터넷 이용자들에게 비용적인 혜택이 필요하다. 아파트에 산다는 것만으로도 인터넷 이용 요금을 적게 내는, 대표적인 양극화 문제 중의 하나가 바로 초고속인터넷 서비스이다.

또 아파트 단지 사이에도 양극화가 존재한다. 어떤 아파트는 어떤 서비스가 들어오는데, 어떤 단지에는 들어오지 않는 경우가 있다. 물론 손익 계산후 증설하는 것이겠지만, 부유한 사용자들이 사는 단지일 수록 그리고 단지 규모가 더 클수록 저렴한 서비스가 더 많이 들어와 있다.

오늘 아침에 생각해 보는 양극화의 주범 초고속 인터넷 서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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