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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CC든 UGC로 불리든 소비자에겐 다 똑같은 사용자 창작물이다.

어제 오늘 계속 나오는 언론 보도에 따르면 전체 UCC의 0.4% 만이 자신이 직접 제작한 독창적인 UCC라는 기사는 그렇게 충격적이지 않다. 그럴 것이다라는 예상이었지만, 생각보다 독창적인 UCC는 아직 많이 생산되지는 않는구나 하는 생각이었다.

전자신문 :
네티즌 13%만 UCC 업로드 한다

UCC라는 단어가 이처럼 언론과 IT 기업에 회자되기 시작한 것은 불과 1년 정도 밖에 되지 않는다. 그러나 지금 UCC는 Web 2.0이라는 용어와 함께 마치 IT 기업들이 추구하지 않으면 안되는 지상과제처럼 되어 버렸다.

여기에다 미국 대선을 비교하며 올해 연말에 있을 대통령 선거에 UCC가 결정적인 기여를 할 것이므로 대선주자들은 UCC를 잘 활용해야 한다는 보도까지 합세해서 UCC를 과장하거나 부풀리는 경향이 뚜렷하다.

전자신문 : 정치권 '때이른 UCC 열풍'

그리고 오늘 아침에 나온 UCC이야기는 이미 증권가까지 들썩이고 있다. 수혜주가 나타나고, 전망이 나타난다는 것은 그만큼 투자자들의 관심안에 들어와 있다는 이야기 이다.

inews24 :
"돈 버는 UCC업체만 살아남을 것"…한화증권

제목만 봐서는 분석이 아니라 당연한 소릴 하는 것으로 보인다. 돈 못벌면 살아남을 수 있는 기업이 있는가? 뻔한 소리지만, 소위 UCC를 주 업으로 하는 몇몇 업체들의 전망 보고를 해놨다.

UCC의 관심 폭증은 구글에 인수된 YouTube로부터 증폭되었다는 것은 모두가 인정할 것이다. 미국인들이 말하는 UGC는 이른바 우리의 UCC와 같다. YouTube에 올라오는 영상은 전세계인들로부터 받는 것들이다. 이곳의 콘텐츠 역시 자체적인 제작도 많지만 다수는 기존의 방송 매체를 통해 받은 것을 다시 수정하는 2차 저작물이 많이 존재한다. 그러나 단연 인기를 끄는 것은 TV나 다른 매체에서 보지 못한 순수한 창작물들이다.

희귀하며, 재밌는 그러나 공개되지 않은 동영상들이 인기라는 것은 YouTube를 자주 찾는 사람들은 알 수 있다. 그런 영상물을 올리는 사람들의 대부분의 목적은 그저 재미일 뿐이다. 그런 재미라는 경험을 공유하는데 만족하는 사람들이다.

대신 국내에는 아직까지 재미를 위해 스스로 창작물을 만드는 경우는 미미한 상황이다. 유명해 지고 싶고, 즐거움을 나누고 싶어하는 마은은 있으나, 실제 그런 결과물을 만드는 것 자체는 쉬운 일이 아니다. 어쩌면 그 이유는 다른 나라와의 문화적인 차이가 존재하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점점 나이 어린 세대들의 참여가 늘고 있는 상황이다. 이들 세대는 즐거움을 남들과 공유하는 것에 꺼리낌이 없는 세대이다. 다만 그렇게 하기 까지의 과정이나 절차는 국내 서비스가 쉽게 지원해 주지 못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많은 업체들이 UCC 라는 것에 목을 메달고 있는 상황이 전개되고 있다. 국내 IT 사업의 문제점 중의 하나인, 주목을 받기 위해 사업을 벌이는 구조가 UCC에서 또 다시 재현되고 있다.

사람들의 관심을 받기가 얼마나 어려운지는 다들 알 것이다. 먼저 하거나 나중에 뛰어들면 독특하거나 경쟁자와 차별성이 없으면 승산이 없다는 것은 어떤 비즈니스나 다 마찬가지이다.

UCC 비즈니스는 대부분 출혈경쟁이 될 수 밖에 없다. 막대한 트래픽이 그 기업에 부메랑으로 돌아올 가능성이 농후하다. 저장공간과 스트리밍 또는 다운로드의 압박은 대부분의 기업이 감당하기엔 벅차다. 수익이라도 꾸준히 발생하고 일정 금액 이상이 나온다면 유지 정도는 걱정하지 않겠지만, 나중에 뛰어들어 기술하나만 믿고 버틴다면 오로지 남은 것은 M&A나 문 닫는 수 밖에 없다. 그나마 M&A 역시 가능성이 조금이라도 있는 기업에 해당한다.

YouTube가 성공했다고 모든 국내 UCC 기업들이 유투브처럼 될 수 없다. 오로지 성공한다면 한국형 YouTube 한 두개만 살아남을 것이다. 아니면 독창적인 비즈니스 모델로 성공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국내 시장이 작다는 것은 여러 해를 통해 확인되었다. 성공한 거대 포털 역시 몇 개가 움직이고 있으나 더 이상의 포털이 들어설 수 없을 만큼 시장을 장악해 버렸다. 구글을 비롯한 해외 포털이 들어와도 승산이 없거나 크게 성공하지 못하는 것이 시장이 작기 때문이다.

벤처라는 것의 특성이 성공확률이 실패확률보다 훨씬 낮다. 또 국내 IT 기업의 특성은 대부분 작은 자본의 벤처들이다. 이들이 수익을 내지 못하는 상태로 어떤 비즈니스에 뛰어 들어서 살아남을 확률은 아주 낮다.

국내 IT는 서비스 따라하기가 만연해 있다. 그런 습성이 오랫동안 바뀌지 않고 있다. 그러면서 계속 반복되고 있다.

'요즘 UCC가 뜬다며? 그거 좀 검토해 보자구, 사업 기획안 만들어, 어서 TFT 만들어 추진해'

이런 얘기가 오고가는 아니면 최근에 내부적으로 논의가 되었던 IT 기업들이 많이 있을 것이다.

이상과열이라는 말이 정확하게 이 상황을 진단한 것이다. UCC는 그리 대단한 신발명품도 아니고 대발견도 아니다. 그저 생활 가까이 있었을 뿐이고, 갑자기 많이 생긴 것도 앞으로도 아주 큰 폭으로 생겨나서 세상을 바꾸지도 못할 것이다. 그냥 꾸준히 소폭으로 증가할 것이다. 왜냐면, 재미로 출발했고, 그 모티브 역시 재미라는 것이기 때문이다. 억지로 비즈니스화 하려니 여러 암초가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언론 역시 UCC 이상과열에 한 몫 단단히 하고 있다. 뉴스에서는 UCC라는 용어가 쉽게 나오고 있고, 이제는 대통령 선거에 까지 용어를 끼워 맞추고 있다. 마치 UCC 비즈니스와 관계없는 업체들은 시대에 뒤떨어진 기업이라는 인상까지 받는 요즘이다.

VC(벤처 캐피탈)들은 UCC 기업 사냥에만 몰두하는 것이 아니다. 물론 가능성 있는 UCC 관련 기업에는 투자를 할 것이다. 그러나 전략없고, 따라하기 식의 기업에 투자할 만큼 한가한 VC는 없다고 보면 된다.

한동안 Web 2.0이야기기 지면을 장식하더니 이젠 Web 2.0 하는 업체면 모두 UCC를 이야기 해야하는 상황에 봉착하고 말았다. 또 다음은 무슨 용어가 한국 IT 시장 헤게모니를 장악한다고 나설지 궁금할 뿐이다. 아직은 아니다. 언젠가는 그렇게 될지 모르겠지만, 아직은 현재처럼 그렇게 기대에 부풀어 있을만한 시장도, 상황도 아니다.

또 다시 이 명언을 되새겨 본다.

'망치를 들고 있으면 모든 것이 못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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