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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서 핸드폰을 제조해서 국내 이동통신 서비스를 받으려면 WIPI(이하 '위피')라는 한국형 무선 인터넷 플랫폼을 탑재해야 했다.

그러나 앞으로 위피를 탑재하지 않아도 되는 폰이 판매될 예정이다.

정보통신부는 위피없는 폰을 판매하기 위한 KTF와 KT 아이컴의 합병 인가 조건 이행계획서를 변경해 달라는 요청에 대해서 이를 승인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2005년 1월 SK와 신세기이동통신의 합병당시 KTF가 요구했던 동일한 요구를 SKT가 몇번씩 정보통신부에 했으나, 매번 거절당했다는 점에서 두 회사에 대한 입장판단을 애매하게 했다는 비판을 받을 수 있는 대목이다.

지금까지 국내에 유명 외산 핸드폰 업체들, Nokia, Motorolla, Sony-Erricson 등의 업체들이 쉽게 국내 시장 점유를 하지 못한 이유 중의 하나가 바로 단말기의 위피의무탑재였다.

그러나 이런 장벽이 없어진다면, 외산 업체의 시장 점유가 높아질 것은 물론, 저가폰이 시장에 쏟아질 수 있다. 또한 그렇게 된다면 무선인터넷을 사용하지 않는 사용자들에게는 조금 더 싼 값으로 휴대폰을 장만할 기회를 제공해 주게 된다.

자, 그럼 당사자들의 이해득실을 따져보자.

위피탑재 의무화가 사실상 폐지된다면 누가 웃고, 누가 울것인가?

Happy :
소비자 - 위피 플랫폼의 미탑재로 원가가 내려가서 단말기 가격 하락
외산 단말기 업체들 - 시장 점유의 걸림돌이었던 위피의무탑재폐지는 환영할만한 일
KTF - 3G 시장 선두를 노리는 KTF는 1위 사업자를 따돌릴 수 있는 기회

Unhappy :
위피 개발사 - 위피탑재의무화폐지로 인한 솔루션 매출 감소
국내 단말기 업체들 - 외산 저가 공세에 대응해야 함
SKT - 무선인터넷이 빠진 상태에서 타 사업자와의 경쟁

위피를 지원하지 않는 핸드폰의 출시는 무엇을 의미할까?

단순히 정보통신부가 위피를 포기한다는 것으로 비춰지는 것은 좀 무리있는 해석이고, 무선인터넷을 이용하지 않는 일반 사용자들에게 단말기 선택의 폭을 넓혀줬다는 점과 실제 무선인터넷을 이용하지 않으면서 불필요한 기능을 가진 단말기를 고가에 구입해야 하는 소비자의 입장을 반영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또한 단말기 제조사와 위피관련 솔루션 개발사들의 커다란 변화를 요구하는 조치이다. 앞으로 파장이 커질 수 밖에 없는 상태이다.

주변에 휴대폰을 이용한 무선인터넷을 이용하는 인구가 얼마나 되는지 한번 살펴보면, 이해가 될 것이다. 40대 이후 성인 대부분이 무선인터넷 접속을 잘 하지 않는 세대이다. 어쩌다 필요에 의해 하더라도 모바일 화보집 감상이나 몇몇 뉴스 정보 외에 벨소리 다운로드가 고작이다.

그런 측면에서 위피를 탑재하지 않은 폰의 출시는 나쁠 것이 없어 보인다. 위피탑재가 의무화되지 않는다고 위피 자체가 사라지거나 무선인터넷 시장이 갑자기 축소되는 것은 아니다.

다만 이동통신사의 무선인터넷 데이터매출 감소가 예상되기에 일단 악재임은 분명하다.

또한 장기적으로 무선인터넷을 이용하는 서비스의 보급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 장단점이 있지만, 대체적으로 이통사에 불리한 것은 맞다.

의무탑재에서 선택탑재로 돌아선다는 것은 큰 변화를 말하는 것이다.

단말기 제조 및 이동통신사에서 위피에 대한 이야기가 많이 나올 때 부터 뭔가 심상치 않았다. 와이브로, T-DMB도 비슷한 선례를 남기지 않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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