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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 모니터, 노트북, 디카, 캠코더, 핸드폰, PMP, 전자사전 등등 많은 디지털 기기들이 LCD 화면을 채용하고 있다.

LCD, 특히 TFT LCD를 많이 채용하여 사용하고 있는데, LCD는 트랜지스터를 이용한 전계에 따른 액정의 변화로 색을 표시하는 원리이다.

수많은 트랜지스터를 작동시켜 동작시키다보니 어쩌다가 트랜지스터가 불량이 나는 경우가 있다. 이때 우리 눈에는 하나의 점(Pixel)이 작동하지 않아서 검은색으로만 보이거나, 특정색을 표시 못하여 이상하게 보이는 경우가 발생한다.

일반적으로 이런 고장난 점(Pixel)을 '불량화소'라고 부른다.

전자제품을 구매할 때, 특히 모니터나 노트북을 구매할 때 늘 빠지지 않고 이야기 나오는 것이 바로 불량화소 문제이다.

업체마다 다르긴 하지만, 규정에 따라 3~10개(LG Xnote같은 경우 10개까지 정상으로 본다)까지의 불량화소를 정상적인 제품으로 규정하는 경우가 많다. 물론 이 규정은 제조사의 규정이다. 그러나 이런 불량화소가 있는 디스플레이 장치를 이용하는 소비자가 보기엔 분명한 제조상의 문제점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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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인콤 iriver A/S 규정 FAQ 중에서 발췌)

최근엔, 무결점이라고 하여, 아예 제조해서 출고시 불량을 체크해서 나오는 경우가 많지만, 비용을 더 청구하게 된다. 아니면, A/S 차원에서 1개라도 불량화소가 나오면 교환해주는 회사들이 있지만, 여전히 불량화소 규정을 강요하는 회사들이 많다.

약 5년전에 소니에서 바이오 노트북을 산 적이 있었다. 회사에서 사용할 용도였는데, 불량화소가 하나 눈에 띄었다. 그래서 A/S 센터로 가져갔더니, 규정집을 보여주면서 교환불가라는 대답을 듣게 되었다. 그때 처음으로 불량화소 규정이 있다는 사실을 알았다.

최근에 나오는 디스플레이 장치의 설명서에는 불량화소 규정이 적혀있는 경우가 많지만, 당시만해도 그런 설명은 소비자에겐 전달되지 않았고, A/S 센터 차원에서만 존재하고 있었다.

결국 난 소비자에게 자세히 통보하지 않은 상태의 불량화소는 제품하자라는 점을 강조하여 물건을 바꿀 수 있었다. 고성이 오고갔음은 물론, 고객만족센터에 항의하고, 소니코리아에 항의메일을 보내는 등의 여러 대응을 한 후에 교환 받을 수 있었다.

그뒤로는 전자제품을 살 때면, 의례히 불량화소의 걱정을 안고 물건을 구매했다. 소위 '뽑기'를 잘 해야만 좋은 물건을 고를 수 있었다. 불량화소가 있는 제품은 운에 맡길 수 밖에 없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날수록 불량화소 규정에 대한 내 생각은 점점 제조사에 대한 원망으로 바뀌는 것을 알았다. 곰곰히 생각해 보니, 제조상의 문제(초기 불량)을 소비자에게 떠넘기고 그것은 어쩔 수 없는 것이라며 보상없이 사용을 강요하는 것이 못마땅하다는 것을 느끼게 되었다.

불량화소를 점검해서 무결점이라는 꼬리표가 붙으면 정상가격보다 조금이라도 더 돈을 받는 것도 이해가 되지 않는다. 원래 무결점 상태로 만들어 팔아야 하는 것 아닌가? 불량화소 한 두개가 생기는 것이 별문제 될 것이 없다면서 판매하지만, 사용하는 소비자에겐 정말 불쾌한 경험이 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디스플레이 판넬 제조사와 완제품 제조사는 다르기 때문에 완성품 제조사 역시 판넬 제조사의 고객이다. 디스플레이에 불량화소가 있다면 완성품 제조사는 판넬 제조사에 교환 받아야 한다. 원래 제품에 하자가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처음엔 문제가 없었는데, 몇 번의 동작으로 불량화소가 생겼다면 역시 판넬 제조사의 문제이다. 제품의 내구성에 문제가 있는 것이기 때문이다. 제품보증이라는 것이 원래 이런 내구성의 보증을 말하는 것이다.

특히 LCD 같이 수많은 트랜지스터의 조합으로 만들어진 소재의 경우, 그 많은 부품 소자 중에서 문제가 생기는 것이 큰 문제는 아닐지 몰라도, 적어도 소비자는 정상적인 제품을 정당한 가격에 구매하기를 희망한다.

같은 돈을 내고, 어떤 소비자에게는 정상 제품이 어떤 소비자에게는 불량화소가 있는 제품이 돌아간다면, 과연 그것이 옳은 일인가? 그리고 불량화소로 인한 교환규정은 소비자가 결정한 것이 아닌 제조사의 결정에 의한 것이다.

내가 온라인에서 디지털기기를 구매하지 않는 이유 중의 하나는 이런 불량화소에 대한 불안감 때문이다.

가끔 온라인 판매자들 중에는 불량화소가 있는 제품을 정식으로 리퍼블리쉬하는 것이 아니라 이 사실을 감추고 제품을 판매하는 경우가 있다는 것을 들었기 때문이다. 대신 가격을 다른 곳에 비해 저렴하게 공급하고 있다는 것이다. 물론 대부분의 온라인 매장이 그렇다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그 구분을 어떻게 한단 말인가.

제조사는 불량화소 제품을 받은 소비자의 입장을 한 번 생각해 본 적이 있는지 모르겠다.

제조상의 어쩔 수 없는 불량화소라며 소비자가 인정해 주고 사용하길 바랄지는 몰라도, 신제품에 명백한 하자로 볼 수 있는 불량화소 제품을 받아든 소비자는 제품에 대한 인식이 아주 나빠진다.

그 이유는 동일 제품의 다른 사용자는 불량화소가 없는데, 유독 자신만이 불량화소가 있는 제품을 받기 때문이며, 이에 따른 어떠한 보상도 받을 수 없기 때문이다.

민감한 사람의 경우 자주 사용하는 기기의 불량화소는 늘 신경이 쓰이기도 한다. 괜히 기분이 나빠지고, 자신만 손해본다는 느낌이 강하게 들기도 한다. 그런데, 사용에 불편함이 없다는 이상한 논리를 세워 소비자의 정당한 교환 요구를 무시한다.

100만개나 되는 픽셀에 한 두개가 이상이 있을 수 있다는 논리를 내세운다. 그럴 수도 있다는 가정을 내세우는데, 그렇지 않은 제품을 받은 소비자와 불량화소를 가진 제품을 받은 소비자는 단순히 제품 고르기를 잘못했다는 이유밖에는 없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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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는 2005년부터 LCD 모니터 무결점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불량화소 때문에 제품과 브랜드에 나쁜 이미지를 미치는 것보다는 불량화소를 줄이려는 노력과 그런 제품의 교환 또는 보상이 있어야 한다는 주장은 설득력이 있다.

분명 불량화소라는 것은 'dead pixel'이라고 부르는 부품의 비정상 작동이다. 이 부분은 제조사가 책임을 져야하는 부분인데 불구하고, 소비자에게 떠 넘기고 있다.

아직도 많은 기기 제조사들이 불량화소 규정을 두어 반품이나 교환 및 보상을 하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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