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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소(seesaw)는 초등학교나 아파트 단지 놀이터 등에 가면 어디나 볼 수 있는 간이 놀이 시설이다. 시소는 지렛대의 원리를 이용하는 놀이기구이다.
설마 시소를 모르는 사람은 없을테고...
영업쪽에 종사하면 소위 '가격 시소질(price seesaw technology)'이라는 말을 가끔 듣는다. 주로 고객들이 자주 사용하는 구매 기법의 한 종류이다.
우리나라 기업들은 가격 시소질에 약한 편이다.
고객이 있고 A라는 업체 B라는 업체가 있다. 고객은 최초 A라는 기업을 만났다. 그리고 제품가에 대해 협상을 하게 되었다.
A라는 기업은 고객에게 제품가를 1,000원에 제시했다. 그리고 고객측은 가격을 낮춰 달라고 요구했다. 그러나 A측은 이를 고려해 보겠다고 하고 다시 돌아갔다.
고객은 다시 경쟁업체인 B사를 불러 견적을 요구했다. 이 자리에서 A사의 견적서를 보여주면서 이보다 낮아야 구매할 수 있다고 귀뜸을 한다. B사는 자사의 제품이 A사보다 뛰어나며 B사보다 싸게 공급하겠다고 하며 950원에 가격을 제시했다. 그 이하는 곤란하다는 뜻을 고객에게 내비쳤다.
다시 고객은 A사를 불러 B사가 자발적으로 자신들을 찾아와서 950원에 제안을 했다고 알린다. 이에 A사는 경쟁사 B에게 고객을 뺏길 수 없다는 생각에 내부협의를 거쳐 900원으로 제안가를 낮췄다.
이런 상황을 소위 '시소질'이라고 표현한다.
고객의 입장에서는 양질의 제품을 낮은 가격에 구매하고자 하는 의지는 정당한 것이다. 그러나, 제품 공급사의 과도한 경쟁을 유발시키는 고객은 스스로 제품의 질을 낮추고 있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한국업체의 특징 중 하나는 바로 시소질에 너무나 잘 적응한다는 점이다. 특히나 제조분야의 경우 고객의 시소질에 놀아나는 경우가 잦은데, 제품이라는 것은 제조원가가 있고 적절한 이윤이 보장되지 않으면 더이상 제품을 생산할 수 없다.
적정가격이란 제조원가와 함께 기업이 생존할 수 있도록 이윤을 적절히 붙인 가격이다. 초기 시장이고 절대적인 독점일 경우 적정가격이라는 의미는 거의 없지만, 경쟁 구도일 경우 가격에 민감할 수도 있지만, 그래도 제조사의 이윤을 보장하는 선에서 가격은 결정된다.
그러나, 고객측 입장에서는 제조사의 원가는 크게 관심이 없다. 자신이 원하는 기능과 성능을 보이면서 가격이 낮은 것을 찾는다. 때로 현명한 고객들은 제조사의 적정가를 보장하여 향후 지원이나 더 나은 제품을 만들어낼 수 있도록 유도하는 경우도 있다. 물론 그런 고객은 많지 않다.
원가를 낮출 수 있고 그것이 가격인하로 이어질 수 있다면 당연히 가격도 하나의 경쟁력이 될 수는 있다. 그러나, 낮춘 원가로 인하여 제품의 질이 떨어지고 그것이 고객의 손해로 이어진다면 원가를 낮추는 것은 고객입장에서 큰 문제가 될 수 있다.
최근 국내 몇몇 네비게이션 업체들의 도산은 이러한 맥락에서 풀이가 가능하다.
불과 1~2년전까지 네비게이션 업체들은 몇 개 되지 않았다. 그러나 네비게이션붐이 일자 우후죽순처럼 신생기업들이 생겨났다.
개중에는 기술력과 차별화된 기능으로 승부하는 경우도 있었지만, 일부는 가격경쟁에 의존하여 생산라인을 중국으로 옮기거나 하청업체의 가격압박을 경쟁력으로 활용하는 사례가 점점 늘기 시작했다.
적정한 마진을 보지 못한 기업들의 채산성은 악화되고, 더이상 새로운 제품 개발에 몰두하지 못하고, 원가를 낮출 수 있는 방법만 찾게 되었다. 물론 성공적으로 원가를 낮출 수 있으면 좋겠지만, 원가를 낮추는 것은 그만큼의 장점을 제거한채 제품을 만들 수 밖에 없는 상태로 내몰게 된다.
그러자, 제품에 대한 고객의 외면이 심각해지고, 결국 시장에서 퇴출되는 상황이 된다. 이는 다시 새로운 제품에 대한 연구개발이 진행하지 못하는 이유가 되어 버린다. 결국 재기의 기회가 사라진 기업은 그 운명을 다하게 되고 만다.
물론 모든 도산기업들이 이러한 방식으로 사라지지는 않지만, 큰 맥락에서 가격 경쟁력만으로 시장을 꾸려 나가는 기업들로 인해 소비자와 제조사 모두에게 피해를 줄 수 있다는 것만은 확실하다.
가격경쟁력은 누구나 할 수 있는 차별화 요소가 아닌 어쩔 수 없는 상태에서 내미는 마지막 카드이다. 그리고, 그 영향은 반드시 기업을 다시 옥죄게 된다.
시장에서 가격만큼 중요한 요소도 잘 없다는 것은 안다. 경영혁신이나 여러가지 원가절감 요소로 양질의 제품을 만들어 싸게 공급한다는 것은 기업이나 소비자 모두에게 유리한 것은 맞다.
그러나, 어느 정도 시장 형성 가격을 무시한채 가격만을 내세운 제품은 시장 자체를 파괴하는 문제가 있다. 특히 우리나라 기업들의 경우 블루오션을 너무나 빨리 붉게 물들이는 경우가 많다.
우리끼리 가격 경쟁만 하다가 시장을 죽이는 것을 너무나 자주 목격하게 된다. 그것은 비단 국내 시장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자주 일어나고 있다.
외국기업들은 우리나라 기업들이 가격 시소질에 잘 넘어간다는 사실을 너무나 잘 알고 있다. 그리고 이를 악용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우리 기업들도 이런 상황을 잘 이해하고, 자사에 마진이 발생하지 않는 제품가격에 대해 시장과 자사를 위해 신중하게 대처해야 한다.
얼마 얼마에 가격을 맞추지 못하면 제품 가지고 오지도 말라며 박대하는 바이어를 향해 그 가격에 맞춰오는 제품이 있기 때문에 시장은 엄청난 시련을 겪는 것이다.
물론 그것이 카르텔로 이어져서 비정상적인 이익이 기업에게 쏟아지는 것도 문제이지만, 지금의 제조시장의 형국은 그런 상태보다 급속한 가격의 레드오션화가 더 큰 문제다.
설마 시소를 모르는 사람은 없을테고...
영업쪽에 종사하면 소위 '가격 시소질(price seesaw technology)'이라는 말을 가끔 듣는다. 주로 고객들이 자주 사용하는 구매 기법의 한 종류이다.
우리나라 기업들은 가격 시소질에 약한 편이다.
고객이 있고 A라는 업체 B라는 업체가 있다. 고객은 최초 A라는 기업을 만났다. 그리고 제품가에 대해 협상을 하게 되었다.
A라는 기업은 고객에게 제품가를 1,000원에 제시했다. 그리고 고객측은 가격을 낮춰 달라고 요구했다. 그러나 A측은 이를 고려해 보겠다고 하고 다시 돌아갔다.
고객은 다시 경쟁업체인 B사를 불러 견적을 요구했다. 이 자리에서 A사의 견적서를 보여주면서 이보다 낮아야 구매할 수 있다고 귀뜸을 한다. B사는 자사의 제품이 A사보다 뛰어나며 B사보다 싸게 공급하겠다고 하며 950원에 가격을 제시했다. 그 이하는 곤란하다는 뜻을 고객에게 내비쳤다.
다시 고객은 A사를 불러 B사가 자발적으로 자신들을 찾아와서 950원에 제안을 했다고 알린다. 이에 A사는 경쟁사 B에게 고객을 뺏길 수 없다는 생각에 내부협의를 거쳐 900원으로 제안가를 낮췄다.
이런 상황을 소위 '시소질'이라고 표현한다.
고객의 입장에서는 양질의 제품을 낮은 가격에 구매하고자 하는 의지는 정당한 것이다. 그러나, 제품 공급사의 과도한 경쟁을 유발시키는 고객은 스스로 제품의 질을 낮추고 있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한국업체의 특징 중 하나는 바로 시소질에 너무나 잘 적응한다는 점이다. 특히나 제조분야의 경우 고객의 시소질에 놀아나는 경우가 잦은데, 제품이라는 것은 제조원가가 있고 적절한 이윤이 보장되지 않으면 더이상 제품을 생산할 수 없다.
적정가격이란 제조원가와 함께 기업이 생존할 수 있도록 이윤을 적절히 붙인 가격이다. 초기 시장이고 절대적인 독점일 경우 적정가격이라는 의미는 거의 없지만, 경쟁 구도일 경우 가격에 민감할 수도 있지만, 그래도 제조사의 이윤을 보장하는 선에서 가격은 결정된다.
그러나, 고객측 입장에서는 제조사의 원가는 크게 관심이 없다. 자신이 원하는 기능과 성능을 보이면서 가격이 낮은 것을 찾는다. 때로 현명한 고객들은 제조사의 적정가를 보장하여 향후 지원이나 더 나은 제품을 만들어낼 수 있도록 유도하는 경우도 있다. 물론 그런 고객은 많지 않다.
원가를 낮출 수 있고 그것이 가격인하로 이어질 수 있다면 당연히 가격도 하나의 경쟁력이 될 수는 있다. 그러나, 낮춘 원가로 인하여 제품의 질이 떨어지고 그것이 고객의 손해로 이어진다면 원가를 낮추는 것은 고객입장에서 큰 문제가 될 수 있다.
최근 국내 몇몇 네비게이션 업체들의 도산은 이러한 맥락에서 풀이가 가능하다.
불과 1~2년전까지 네비게이션 업체들은 몇 개 되지 않았다. 그러나 네비게이션붐이 일자 우후죽순처럼 신생기업들이 생겨났다.
개중에는 기술력과 차별화된 기능으로 승부하는 경우도 있었지만, 일부는 가격경쟁에 의존하여 생산라인을 중국으로 옮기거나 하청업체의 가격압박을 경쟁력으로 활용하는 사례가 점점 늘기 시작했다.
적정한 마진을 보지 못한 기업들의 채산성은 악화되고, 더이상 새로운 제품 개발에 몰두하지 못하고, 원가를 낮출 수 있는 방법만 찾게 되었다. 물론 성공적으로 원가를 낮출 수 있으면 좋겠지만, 원가를 낮추는 것은 그만큼의 장점을 제거한채 제품을 만들 수 밖에 없는 상태로 내몰게 된다.
그러자, 제품에 대한 고객의 외면이 심각해지고, 결국 시장에서 퇴출되는 상황이 된다. 이는 다시 새로운 제품에 대한 연구개발이 진행하지 못하는 이유가 되어 버린다. 결국 재기의 기회가 사라진 기업은 그 운명을 다하게 되고 만다.
물론 모든 도산기업들이 이러한 방식으로 사라지지는 않지만, 큰 맥락에서 가격 경쟁력만으로 시장을 꾸려 나가는 기업들로 인해 소비자와 제조사 모두에게 피해를 줄 수 있다는 것만은 확실하다.
가격경쟁력은 누구나 할 수 있는 차별화 요소가 아닌 어쩔 수 없는 상태에서 내미는 마지막 카드이다. 그리고, 그 영향은 반드시 기업을 다시 옥죄게 된다.
시장에서 가격만큼 중요한 요소도 잘 없다는 것은 안다. 경영혁신이나 여러가지 원가절감 요소로 양질의 제품을 만들어 싸게 공급한다는 것은 기업이나 소비자 모두에게 유리한 것은 맞다.
그러나, 어느 정도 시장 형성 가격을 무시한채 가격만을 내세운 제품은 시장 자체를 파괴하는 문제가 있다. 특히 우리나라 기업들의 경우 블루오션을 너무나 빨리 붉게 물들이는 경우가 많다.
우리끼리 가격 경쟁만 하다가 시장을 죽이는 것을 너무나 자주 목격하게 된다. 그것은 비단 국내 시장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자주 일어나고 있다.
외국기업들은 우리나라 기업들이 가격 시소질에 잘 넘어간다는 사실을 너무나 잘 알고 있다. 그리고 이를 악용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우리 기업들도 이런 상황을 잘 이해하고, 자사에 마진이 발생하지 않는 제품가격에 대해 시장과 자사를 위해 신중하게 대처해야 한다.
얼마 얼마에 가격을 맞추지 못하면 제품 가지고 오지도 말라며 박대하는 바이어를 향해 그 가격에 맞춰오는 제품이 있기 때문에 시장은 엄청난 시련을 겪는 것이다.
물론 그것이 카르텔로 이어져서 비정상적인 이익이 기업에게 쏟아지는 것도 문제이지만, 지금의 제조시장의 형국은 그런 상태보다 급속한 가격의 레드오션화가 더 큰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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