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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Wikipedia)

카세트 테이프(Casstte Tape)는 CD Player와 PC가 일반화 되어 보급되기 전에 음악이나 데이터를 담던 미디어(Media)였다. 1990년대까지 집집마다 카세트 플레이어가 없던 집이 없었을 정도로 카세트 테이프는 TV만큼이나 널리 보급된 미디어였다.

음악을 녹음하고, 영어회화 라디오 방송을 녹음하여 어학용으로 사용했고, 멀리 떨어져 있는 가족에서 자신의 음성을 녹음하여 보내는 용도로도 사용했으며, 강연 녹음이나 선물용으로도 인기였다. 또한 초기 PC(애플이나 패미컴 같은)의 저장장치로서 아날로그 신호를 기록하기 위한 미디어로서도 사용했었다.

특히 음악을 듣는 용도로서 LP보다 카세트 테이프는 가장 일반적인 미디어였다. 가수들이 소위 음반을 발표할 때는 LP라고 하는 레코드판으로도 냈지만, 카세트 테이프로도 제작했으며, 1980년대말부터 비로소 CD 음반이 나오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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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니의 워크맨, 출처 : flickr)

세계적인 히트상품인 소니 워크맨이 바로 카세트 테이프 플레이였으며, 오늘날의 MP3P의 모태가 된 것이 카세트 테이프 플레이어였다.

음악이나 데이터의 기록방식이 자기장(滋氣場)의 원리를 이용한 것이어서, 자석이나 자성물질에 가까이 가져가면 손상이 되는 특징을 가지고 있으며, 플레이어의 기계적 동작 메카니즘 때문에 소위 테이프 씹기도 자주 일어나는 불안전한 매체였다. 또한 테이프 자체의 물리적인 문제 때문에 일정하게 감기 또는 되감기가 되지 않아서 소리가 고르지 못한 경우도 많이 발생했다.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테이프보다 더 고급 음질의 CD가 출현하고 개인들에게는 MP3 플레이어가 보급되면서부터 카세트 테이프는 서서히 시장에서 사라지게 되었다. 언젠가부터 가수들의 음반 발표는 CD로만 하게 되었고, 소위 음반가게들이라 불리는 곳들에서도 테이프는 점점 설곳을 잃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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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세트 테이프 더블데크, 출처 : flickr)

가전 매장에는 카세트 테이프를 지원하는 가전제품들이 하나 둘씩 사라지고, 대신 CD와 메모리 방식으로 바뀌고 있었다. 요즘 가점 양판점이나 전자상가에서 카세트 테이프 플레이어를 찾기란 쉽지 않다. 그리고 설령 진열해 두었다 하더라도 그런 제품의 대부분은 중국산이며, 조잡한 성능과 뒤떨어진 디자인으로 호감이 가지 않는다.

이미 사라져도 한참 전에 사라졌어야할 카세트 테이프는 우리나라에서는 이상하게도 시장이 살아 있다. 미디어는 여전히 다양한 콘텐츠를 담고 있다. 비록 플레이어 제조사는 중국으로 바뀌었지만, 구입하려면 얼마든 살 수 있게 되었다. 대신 포터블 플레이어(워크맨 같은)는 구하기가 힘들어졌다. 라디오가 달린 탁상용 카세트 플레이어는 아직도 3~5만원이면 쉽게 구할 수 있다.

동아일보 : 멸종 위기 카세트테이프 “아∼ 옛날이여”

오늘자 동아일보엔 위와 같은 기사가 떴다. 음악계에서 아날로그의 대표적인 상징인 카세트 테이프에 대한 내용인데, 시장에서 더이상 카세트 테이프 플레이어를 생산하지 않거나 유통하지 않는다는 내용이다.

그러나, 유독 우리나라에서만 카세트 테이프 시장이 살아남은 것이 이상하다는 내용이 기사 중간에 나온다. 왜 우리나라에서는 아직 카세트 테이프가 살아 있을까? 이런 의문을 한번쯤 가져봤을 것이다.

지금 주변에 카세트 테이프가 있는지 둘러보자. 아마도 직장이라면 찾아보기 힘들 것이다. 그러나, 가정에는 분명히 있을 것이다. 오래전에 사놓은 음악 테이프나 리어카에서 구입한 복제 테이프나,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구입한 뽕짝 메들리 같은 테이프가 있을 것이다. 물론 자신의 승용차에서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또 테이프를 발견할 수 있는 곳은 바로 자녀의 방일 것이다. 어학용, 동화 구연 등의 교육용으로 나오는 교재로서 카세트테이프를 발견할 수 있다. 또 어디에 있을까? 안방에도 있다. 만일 종교인이라면 카세트 테이프를 가지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

각종 목회 설교 테이프나 강연, 성경 분석, 찬송가, 또는 불경이나 불교 음악 등 종교와 관련된 테이프도 종종 볼 수 있다.

이런 카세트 테이프는 오래전에 구입한 것도 있겠지만, 아직도 유통이 이루어지고 있다. 바로 교육시장과 종교미디어 관련 시장 그리고 고속도로 음반시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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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 오디오, 출처 : flickr)

고속도로에서 판매하는 카세트테이프는 국내 자동차의 특성상 카오디오가 카세트 테이프를 대부분 기본 장착하기 때문에 생성된 시장이다. 최근 나오는 차량들은 MP3P가 되는 CD 장착 차량도 많지만, 여전히 카세트 테이프가 기본장착인 차량이 많이 나오고 있다.

차량과 관련된 카세트 테이프 시장과는 달리 교육과 종교 관련한 미디어 시장은 왜 아직 카세트 테이프를 고집하고 있을까? 음질좋은 MP3나 CD가 아닌 오래 사용하지도 못하고 보관도 불편하며 크기도 큰 카세트 테이프로 제공되는 특별한 이유가 있을까?

그것은 바로 복제(copy)의 위협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한 것이다. 즉, 콘텐츠의 불법복제로 인한 피해를 최소화시키려는 이유에서 아직도 카세트 테이프로 콘텐츠들을 담아내는 것이다.

카세트 테이프가 쉽게 복제(예전엔 그랬다)된다는 사실은 누구나 다 알고 있다. 하지만, 더블데크같은 장치나 카세트 플레이어 두 대를 연결해서 복제가 가능하며, 원 음질보다 떨어지는 결과를 보인다.

근데, 최근 가정에 카세트 플레이어 두 대를 가지고 있거나, 더블데크가 있는 홈오디오 전자제품을 가진 집이 얼마나 될까? 설령 있다고 하더라도 카세트를 복사해서 사용하겠다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즉, 복제에 대한 어려움보다는 귀찮음과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게 하기 때문이다. 또한 콘텐츠의 모바일로의 변환을 어렵게 하려는 의도를 가지고 있다. 그러나 유통되는 미디어 자체로만 비교하면 결코 CD나 디지털 미디어보다 싸지 않다.

만일 복제하더라도 그 피해는 미미하다. MP3로 만들어졌다면 인터넷을 타고 순식간에 퍼질 수 있다. 하지만 카세트 테이프는 물리적인 미디어이기 때문에 복제라는 과정이 필요하고, 물건의 특성상 사람과 사람으로 전달되어야 하는 점은 저작권이나 복제의 문제를 쉽게 해결해 준다. 결국 복제를 할 수는 있되, 귀찮게 만드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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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flickr)

초등학교 저학년 자녀를 둔 부모들은 아이들 교육 때문에 필요도 없는 카세트 플레이어를 사는 경우가 있을 것이다. 영어듣기 관련된 콘텐츠를 배포할 때 사교육 시장에서는 아직도 카세트 테이프를 고집하는 경우가 많다. 방문교사가 PDA를 가지고 다니면서 MP3로 들려주는 경우도 있지만, 혼자서 공부하라고 주는 것은 카세트 테이프다.

요즘 초등학교 저학년 자녀를 둔 가정이라면 대부분 디지털 세대이다. 디지털 TV와 디지털 카메라, 컴퓨터가 기본인 가정이고, 이런 가정엔 CD가 장착된 오디오를 한 대쯤은 가지고 있거나, 오디오가 없어도 PC를 이용하면 되며, MP3P도 하나쯤은 가지고 있는 세대이다.

왜 이런 가정에 아날로그의 대표미디어인 카세트 테이프를 교재로 제공하는 것일까? 테이프를 듣기위해 거꾸로 카세트 플레이어를 구입해야하는 일이 생기는 것에 대해 어떻게 설명이 가능할까?

대형 가전 양판점에 가면, 카세트 플레이어들이 어린이나 학생이 좋아하는  디자인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생각해 보자. 카세트로 음악을 듣는 학생층은 거의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그런 학생들이 유독 카세트를 사용해야 하는 것은 어학이나 듣기 교재, 동요나 구연 동화 등의 콘텐츠 이용 목적 외엔 없다.

교회에서는 목회 설교나 찬송가 등의 종교 콘텐츠를 배포하는 방법으로 카세트 테이프를 이용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이는 MP3 기술이나 CD에 대해 소비자가 어렵게 느끼기 때문이 아니라 콘텐츠의 무분별한 복제와 모바일 포맷(MP3 등)으로의 변환을 어렵게 하려는 의도를 가지고 있는 것이다.

모바일 디지털 콘텐츠 구하기 위해 온라인을 뒤져보면 종교미디어와 관련된 콘텐츠 찾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 대량으로 복제해서 대량으로 퍼질 수 있는 디지털 콘텐츠들은 특수한 고객층을 가지고 있고, 이들에게 한정적으로 공급되는 특성 때문에 온라인을 통해 잘 판매하지 않는다.

이처럼 교육과 종교미디어 콘텐츠에 카세트 테이프가 이용된다는 것은 카세트의 생명력이 아직 한국시장에서 연장되는 중요한 이유이다. 생각해보면 우리나라에서 교육과 종교미디어라는 시장은 작은 시장이 아니라는 것은 잘 알것이다.

물론 교육시장이나 종교미디어 시장에서 디지털 콘텐츠가 전혀 없다는 것은 아니다. 그리고 점점 더 많은 업체(콘텐츠를 만들고 배포하는 업체)들이 디지털 시장을 염두해 두고 있으며, 실제 그렇게 제작하는 업체가 늘고 있다.

그렇지만, 아직 엄연하게 디지털 시장엔 장벽이 존재하고 있으며, 그것은 불법복제와 모바일 콘텐츠 변환의 억제라는 목적으로 존재한다.

한국시장에서 카세트 테이프 시장이 살아있다는 것이 이상하게 생각된다면, 그것은 바로 교육, 종교미디어, 카오디오 시장에서 찾으면 알 수 있다. 그 시장은 소비자가 원하는 시장이 아니라 공급자 바라는 논리로 움직이는 시장이며, 여전히 카세트 테이프에서 매력을 느끼기 때문이다.

PS. 카세트 테이프(Cassette Tape)는 1963년 네덜란드 Philips에 의해 처음 만들어졌으며, 'Compact Cassette'라는 정식 명칭이 있으며, 'Cassette'는 프랑스어로 '작은 상자'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Posted by 까칠한 킬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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