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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년전부터 차량 네비게이션(Car Navigation)은 가격의 하락과 기술의 발전 등으로 우리나라에 많이 보급되었다.

초기 시장의 제품은 50만원이 넘는 고가의 제품이어서 쉽게 구매할 수 없었을 뿐더러, 제대로 된 지도(Map) 프로그램도 없었다. 또한, 일반인들에게 생소한 장치여서 큰 인기를 끌지 못했지만, GPS 모듈 가격 인하와 전용 PND(Personal Navigation Device)들의 대거 출현은 양산으로 인한 부품가의 하락과 함께 전반적인 가격인하를 몰고 왔고, 이는 사용자들이 급격한 증가로 이어지게 되었다.

또한 최근 고급 차량들 위주로 차량 출고시 아예 네비게이션을 장착한 상태에서 나오고 있으며, 네비게이션 시스템이 멀티미디어 엔터테인먼트 기기와 결합(컨버전스)되면서 폭발적인 판매 신장을 이루게 되었다.

더군다나 국내의 경우 지상파 DMB방송의 시작과 카 엔터테인먼트 시장의 성장으로 네비게이션 시장이 점점 커지는 추세이며, 이런 추세는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비슷하게 나타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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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flickr)

해외에서 네비게이션 시스템은 순수한 길안내 기능의 네비게이션 기능으로 주로 활용되고 있지만, 국내에서는 네비게이션 자체의 길안내 기능뿐만 아니라, 음악, 영화, 차계부, DMB TV 등 엔터테인먼트 요소들이 가미된 제품들이 인기를 끌고 있다.

다양한 기능을 구현하고 엔터테인먼트 기능을 강화하다보니 화면은 점점 커지고 있으며, 이젠 웬만한 네비게이션은 7인치크기가 보편화 되어가고 있으며 더 큰 화면을 가진 제품들도 출시되고 있다.

부가기능 뿐만 아니라, 네이게이션 소프트웨어 자체도 비약적인 개발이 이어지고 있어서, 2D 화면 뿐만 아니라, 3D 입체나 실사맵 등 예전에 생각하기 힘든 성능을 보이며 기술개발이 이루어지고 있다. 이는 네비게이션 시스템을 구동하는 MCU 등의 하드웨어적인 발전도 한 몫을 하고 있다.

네비게이션은 차량을 가지고 직접 운전하는 운전자에게 도움을 주는 장치다보니, 일반인들 뿐만 아니라 택시나 버스같은 공공 교통수단에서 많이 사용하고 있다.

특히 요즘 택시를 타면 네비게이션이 장착된 차량을 자주 볼 수 있다. 아무나 택시기사하겠다는 소리가 결코 허황한 소리는 아니다. 예전엔 길치는 절대 택시운전을 할 수 없다는 얘기를 했었고, 지리를 잘 알고 있는 사람이 택시기사로서의 능력을 인정받던 시대도 있었다.

네비게이션은 이제 돈 있는 사람들만 달고 다니는 사치품이 아니라, 아무나 쉽게 구입할 수 있는 기본적인 차량용 항법장치로서 인식을 하고 있다. 많은 제품들이 새로운 기능을 선보이면서 시장에 뛰어들고 있으며, 기본 기능의 저렴한 제품부터 멀티미디어 기능이 풍부한 고가 제품까지 다양하다.

이젠 차에 커다란 지도책을 가지고 다닐 이유가 없어졌다. 네비게이션이 종이 지도책을 밀어냈다. 새로 난 도로는 지도 업데이트만으로도 해결되니 영원히 종이 지도가 필요없어지게 되었다. 예전엔 차를 사면 주변에서 지도책을 선물해 주는 것이 하나의 문화였지만, 지금은 지도책을 보며 길을 찾는 운전자는 거의 보기 힘들다.

언제부터인가 사람들은 네비게이션 시스템에 중독되어 있는 것 같다. 네비게이션은 모르는 길을 통해 목적지를 찾아갈 때 가장 유용하다. 아는 길이라면 굳이 네비게이션이 필요없지만, 처음 가는 길에는 꼭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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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량 출고시 기본 장착된 네비게이션,출처 : flickr)

그런데 자주 다니는 길이라도 네비게이션을 작동시키며 찾아가는 운전자를 흔하게 볼 수 있다. 이미 아는 길을 왜 네비게이션을 작동시키며 운전하는 것일까?

네비게이션의 기본 기능은 길 안내 기능도 있지만, 중간 중간에 위치한 단속(과속, 신호위반 단속)카메라 정보를 알려 주기 때문에 구입하는 운전자도 의외로 많다.

초행길에 제일 만나기 싫은 상황은 길을 잘 몰라서 헤매는 것도 있지만, 예상치 못한 곳에서 단속 카메라에 적발되는 일이다. 네비게이션의 경우 미리 일정 거리 앞에서 경고를 주기 때문에 모르는 길에서도 단속에 대비할 수 있다.

물론 네비게이션 시스템과 달리 단속 카메라를 피하기 위한 목적이 강한 GPS 단말기도 있지만, GPS 전용 단말기보다는 네비게이션이 훨씬 많이 팔리고 있다.

이제 네비게이션 시스템은 단순히 길을 안내하는 안내기기로서의 역할 뿐만 아니라 카메라 단속 등의 정보를 알려주는 기기, TPEG을 활용한 교통 소통 정보를 알려주는 기기로서, 때로는 무료함을 달래주는 엔터테인먼트 기기로서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그러다보니 네비게이션은 차에 시동을 걸면 제일 먼저 작동시키는 기기가 되었다. 어쩌다가 분리해 집에 두었던 네비게이션을 가지고 나오지 않은채 차량을 운전할 때는 왠지모를 찝찝함을 느껴본 적이 있을 것이다.

가는 목적지를 몰라서가 아니라, 의존하던 기기가 없음으로 인해 발생하는 초조함일 것이다. 혼자 운전을 하다보면 매일 시끄럽게 떠들어대는 네비게이션의 안내 목소리가 가끔 그리울 때도 있다.

정기 또는 비정기적으로 맵이나 단속지점 등의 지속적인 업그레이드가 필요한 것이 네비게이션이다. 특히 우리나라의 경우 몇 개 업체가 치열한 경쟁을 하고 있고, 제품을 구입하면 평생 업데이트를 보장해주고 있다.

가끔 다양한 기기에 설치된 맵 프로그램을 지원하다보니 문제가 발생하는 경우가 있는데, 특히 이번엔 유명한 모사의 제품이 문제가 있었던 모양이다. 명절을 앞두고 네비게이션의 사용이 늘었는데, 이때 하필 제품 업데이트로 인해 문제가 생겨서 체면을 구긴 회사가 있었다.

아이뉴스24 : 추석 망친 맵피 업데이트, 소비자들 '분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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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츠에 설치된 네비게이션, 화살표와 음성만 제공된다, 출처 : flickr)

네비게이션 시스템이 운전에 방해가 된다는 지적도 많다. 운전에 집중해야할 신경을 네비게이션으로 분산하기 때문인데, 그래서 차량 운전 중에는 네비게이션 기능 외엔 구동이 안되도록 해야 한다는 주장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

실제 일본이나 유럽지역의 차량들은 네비게이션 시스템들이 운행 중에는 운전자를 위한 네비게이션엔 TV나 영화 시청 등이 불가하도록 해야지만 설치가 가능하다. 일부 사용자들은 설정을 해제하기도 하지만, 법으로 규제하는 나라들이 많다.

최근엔 네비게이션 시스템이 다른 기기들과의 컨버전스로 다양한 기능을 가진 기기로 탈바꿈하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카 엔터테인먼트 시스템이며, 모바일 TV 기능, 영화 및 음악 재생 기능, 노래방 기능, 게임 기능 등이 제공된다.

어떤 제품들은 운행 중 전방감시를 위한 감시 카메라 및 자동차용 블랙박스 기능을 하는 제품도 있다. 또 AUDI같은 독일 자동차 제작회사는 RDS(라디오 데이터 시스템)을 통한 데이터 수신 기능을 이용하여 증권 정보나, 교통 정보 등을 수신하여 운전자에게 읽어주는(TTS) 혁신적인 서비스도 이미 유럽에서는 선을 보이고 있다.

네비게이션 시스템의 개발과 보급으로 사람들은 차안에서도 점점 더 편안한 시간을 갖게 되었다. 이미 차라는 기계 자체가 인간을 먼 곳으로 실어 나르기 위한 편리한 장치이듯이, 네비게이션은 운전자와 탑승자들에게 더 많은 정보를 제공해 주는 정보의 창(Information Window)가 되고 있다.

운전자의 필수품이 된 네비게이션 시스템. 좀 더 나은 길안내와 목적지를 찾기위한 노력으로 탄생된 네비게이션이 점점 늘고 있다. 각종 데이터 수신 기능과 멀티미디어 기능으로 기능이 막강해지고 있다.

점점 편리한 기능들이 늘어날수록 사람들은 네비게이션의 중독에 빠지고 있다. 중독이란 반드시 약품에 의해서만 가능한 것이 아니다. 편리함은 그 어떤 것보다 중독성이 강하다. 네비게이션도 그 중독성이 심각하다.

네비게이션을 3년째 사용하고 있는 나도 갑자기 네비게이션을 끊으라면 상당히 힘들 것 같다. 그러나 굳이 끊을만한 마땅한 이유가 없다. 차가 사람을 싣고 멀리 움직이듯 시동을 켜면 자연스럽게 네비게이션을 찾는 것이 요즘 운전자들의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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