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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오후부터 언론을 통해 많이들 알고 있는 사실일 것이다. 1심에서 기각되었던 음반복제 등 가처분 신청이 고법 2심에서 받아들여졌다.

이로서 소리바다는 서비스를 당장 중지해야 하는 입장에 놓였다.

소리바다와 음악 저작권자 사이의 법정공방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그때마다 한국의 음악시장의 생존권에 대한 논쟁과 변화된 소비자의 음악 소비패턴에 대한 지루한 공방이 이어져 왔고, 결과적으로 오늘까지 소리바다는 살아 있었다.

과연 이번 판결로 한국의 음악저작권 문제는 해결될 것일까?

저작권자의 이번 권리 행사는 그들에게 도움이 될까? 소리바다는 문을 닫야만 정의가 구현되는 것일까?

상품 판매(음악)에서 소비자를 빼고 제조사와 유통사간의 싸움만 벌이고 있다. 상품을 공짜로 나누어 준다고 욕을 하는 제조사와 유통은 유통사에 맡기라는 유통사와의 싸움을 지켜보고 있는 소비자는 이 둘의 싸움이 한심스러울 따름이다.

돈을 내는 쪽은 소비자이다.

음악을 소비하는 소비자에게 판매하고 싶다면 유통의 논리와 제조사의 논리만을 내세울 것이 아니라 소비자의 의견에 귀 기울여야 하고, 소비자가 원하는 형태로 판매해야할 것이다.

대가없는 무조건적인 사용을 요구하는 소비자도 문제일 수 있지만, 이익만을 추구하고 소비자는 안중에 없는 제조사는 문제가 없는지 살펴봐야 하지 않을까?

음악 판매를 이야기할 때 애플의 iTunes를 언급하는 일이 일반적인데, 왜 우리는 iTunes같은 Value Chain이 만들어지지 않는지를 따지는 사람들이 많다. 국민성을 들먹이기도 하고, 제도의 문제점을 이야기하기도 한다.

너무나 겉으로 드러난 결과만을 가지고 iTunes와 우리나라의 상황을 비교하는 것은 아닌지 돌아봐야 한다.

난 소리바다를 옹호할 생각은 없다. 하지만, 음반업계라고 말하는 우리나라 음악산업을 이끌어 가는 분들에게 묻고 싶다.

어떻게 하면 음반업계도 살고 소비자도 살 수 있는 길을 찾을 것인가? 단순히 음반업계에 만족스럽지 못한 비즈니스를 하는 한 업체를 몰아 세운 것은 아닌지를 생각해 보길 바란다.

음반산업의 불황이 음악이 팔리지 않기 때문이 아니라 업계가 원하는 대로 시장이 움직이지 않아서 초조한 것은 아닌지 자문해 볼 일이다.

예전보다 엔터테인먼트를 강조하는 것이 우리의 현실인데 왜 음반산업은 불황이라고 하는 것일까? 그것이 모두 불법복제의 탓인지는 깊이 생각해봐야할 문제다. 불법복제가 만연하다고 판단했다면 그것은 단순히 소비자의 인식의 문제일지도 생각해 봐야한다.

소비자들이 어리석다고 판단하는 제조사들은 대부분 어리석은 판단을 하고 있다. 소비자들은 제조사보다 늘 영리하다는 사실만 알고 있다면 음반산업을 살리는 길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것이다.

소리바다를 막았다고 모든 것이 해결될 것이라는 착각은 하지 않기를 바란다. 얼마든 대안 세력은 나타나게 되어 있다. 왜냐면 그들은 소비자의 욕구를 소리바다를 통해 알았기 때문이다.

지금 당장 포털을 통해 '송사리'라는 검색어만 입력해도 소비자들의 욕구를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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