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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9년말 근무하던 회사가 서울로 이전하면서 이듬해 초에 대구에서 서울로 이사를 했다. 결혼해서 신혼살림을 하던 대구의 전세집 주인이 전세금을 돌려주지 못해서 이사를 한번 미루고 2000년 1월에 서울로 이사를 하게 되었다.
서울에 대한 첫인상은 그해 추웠던 겨울날씨와 함께 기억되었다. 차갑고 냉정한 느낌 그대로 였다. 지방에서 서울로 이사를 하면 대부분 서울살이에 대해 적응하는 기간이 있다. 물론 그 반대도 마찬가지겠지만, 서울살이가 더 낯설고 무섭다는 느낌을 받았다.
벌써 8년이 지났다.
8년의 시간은 서울을 낯선 이방인의 도시에서 어느새 내 생활의 일부가 되기엔 충분했다. 이젠 낯설음보다는 친근한 느낌마저 들었는데, 12월 1일이 시작되면서 다시 대구로 이사를 왔다.
오히려 더 오래 살았던 대구가 이젠 낯설게 느껴졌다. 8년동안 변한 것도 많지만 여전히 더 많은 것이 친숙한 곳이다. 대학교와 결혼 그리고 직장생활의 시작을 한 곳이 대구였으니까.
대구로 이사를 오기까지는 많은 고민이 필요했다. 지금 다니는 직장이 대구여서 환경상 대구에 정착해 살아야 하는 것이 맞지만, 그래도 일말의 남아있는 서울에 대한 미련이 문제였다.
8년동안 서울에서는 많은 사람들을 만났고, 좋은 인연을 많이 만들었다. 새로운 것도 많이 알게 되었고, 많은 정보를 접하게된 곳 역시 서울이었다.
서울에서 직장을 다니면서 탈(脫)서울은 좀 더 나은 주거환경을 찾아서 수도권(경기, 인천으로의) 이사를 의미하는 것이 일반적인 정서지만, 왠지 지방으로의 이사는 낙향(落鄕)으로 받아들이는 경향이 있다.
나 또한 그런 경향에 대해 고민을 가지고 있었다. 가족과 친지들이 모여살고 있는 고향 가까이 간다는 사실은 기쁜 일이지만, 경제가 집중되어 있고 기회가 많은 수도권을 떠난다는 사실은 또 하나의 부담으로 느껴진다.
1년간 서울 집과 대구 직장을 왔다갔다하면서 힘든 것도 많았지만, 직장이 반드시 서울과 수도권에 있어야 한다는 생각은 점점 옅어졌다. 그것은 수도권을 소비지(자)로 보지않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며, 회사제품의 특성상 소비자와 가까이 있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었다.
회사가 해외를 상대하면서 알게된 사실이지만, 외국인들은 우리나라를 서울이라는 도시를 잘 기억하지만, 어쨋든 그들에게 지방과 서울을 구분한다는 것이 의미가 없다는 것도 한몫을 했다.
아이들의 교육기회가 수도권이 지방보다 낫다는 주위의 이야기도 계속 듣고 있었으며, 수도권에서 내집 한채 마련하고 사는 것이 돈버는 일이라는 충고는 연일 들어왔었다.
현실이 그러하다는 사실은 나도 인지를 하고 있지만, 그런 기회와 환경을 누리면서도 동시에 잃고 있는 것도 많다는 것도 느껴 왔었다.
자연과 더 멀어지고, 아이들에게 치열한 경쟁만을 가르쳐야 한다는 것, 점점 더 가족의 소중함을 잊어가고, 더 많은 것을 가지기 위해 스스로가 변하고 상처받는 일이 반복된다는 것은 슬픈 일이었다. 적어도 내게는 그랬다.
그러나 내가 살아왔던 서울을 원망하지는 않는다. 또 단점만을 늘어놓고 싶은 생각은 없다. 오히려 가고 싶은 고향이 있다는 사실은 서울에 살면서 더 느끼게 되었다.
서울에서 대구로 이사간다는 사실을 많은 사람들에게 굳이 이야기 하지 않았다. 그들이 어떤 이야기를 할 것인지는 이미 몇명으로부터 귀 따갑게 들었기 때문이다.
살던 집을 처분하고 부담스럽던 대출금 갚고 더 넓은 평수의 아파트로 전세를 들어왔다. 마음이 편안하다. 즐거워 하는 아이들과 아내를 보니 나도 기분이 좋다.
서울을 떠났지만, 서울을 떠난 것이 아니다. 인정하기엔 안타까운 사실이지만 지금 직장에서 하는 일들과 서울은 연관이 많다. 아니, 없을 수가 없다. 이사 온지 사흘째 되는 오늘 서울출장을 다녀왔고, 또 수요일 서울로 출장을 가야한다.
그렇게 또 서울과 계속 인연을 이어 나가야 한다. 그리고 언젠가 다시 서울이 낯설어질 날이 올 것이다. 그때는 또 어떤 느낌으로 서울과 지방을 바라보게 될지 나도 모르겠다.
서울과 지방 모두, 사람들이 살아가는 도시이기에 어려운 점이야 없겠지만, 낯설음은 빨리 없어졌으면 좋겠다.
서울 안녕... 그리고 대구도 안녕!
PS. 이 자릴 빌어 대구로 이사간다고 인사도 제대로 못하고 떠나게 되어 섭섭하게 생각하는 지인분들께 안부를 전합니다.
서울에 대한 첫인상은 그해 추웠던 겨울날씨와 함께 기억되었다. 차갑고 냉정한 느낌 그대로 였다. 지방에서 서울로 이사를 하면 대부분 서울살이에 대해 적응하는 기간이 있다. 물론 그 반대도 마찬가지겠지만, 서울살이가 더 낯설고 무섭다는 느낌을 받았다.
벌써 8년이 지났다.
8년의 시간은 서울을 낯선 이방인의 도시에서 어느새 내 생활의 일부가 되기엔 충분했다. 이젠 낯설음보다는 친근한 느낌마저 들었는데, 12월 1일이 시작되면서 다시 대구로 이사를 왔다.
오히려 더 오래 살았던 대구가 이젠 낯설게 느껴졌다. 8년동안 변한 것도 많지만 여전히 더 많은 것이 친숙한 곳이다. 대학교와 결혼 그리고 직장생활의 시작을 한 곳이 대구였으니까.
대구로 이사를 오기까지는 많은 고민이 필요했다. 지금 다니는 직장이 대구여서 환경상 대구에 정착해 살아야 하는 것이 맞지만, 그래도 일말의 남아있는 서울에 대한 미련이 문제였다.
8년동안 서울에서는 많은 사람들을 만났고, 좋은 인연을 많이 만들었다. 새로운 것도 많이 알게 되었고, 많은 정보를 접하게된 곳 역시 서울이었다.
서울에서 직장을 다니면서 탈(脫)서울은 좀 더 나은 주거환경을 찾아서 수도권(경기, 인천으로의) 이사를 의미하는 것이 일반적인 정서지만, 왠지 지방으로의 이사는 낙향(落鄕)으로 받아들이는 경향이 있다.
나 또한 그런 경향에 대해 고민을 가지고 있었다. 가족과 친지들이 모여살고 있는 고향 가까이 간다는 사실은 기쁜 일이지만, 경제가 집중되어 있고 기회가 많은 수도권을 떠난다는 사실은 또 하나의 부담으로 느껴진다.
1년간 서울 집과 대구 직장을 왔다갔다하면서 힘든 것도 많았지만, 직장이 반드시 서울과 수도권에 있어야 한다는 생각은 점점 옅어졌다. 그것은 수도권을 소비지(자)로 보지않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며, 회사제품의 특성상 소비자와 가까이 있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었다.
회사가 해외를 상대하면서 알게된 사실이지만, 외국인들은 우리나라를 서울이라는 도시를 잘 기억하지만, 어쨋든 그들에게 지방과 서울을 구분한다는 것이 의미가 없다는 것도 한몫을 했다.
아이들의 교육기회가 수도권이 지방보다 낫다는 주위의 이야기도 계속 듣고 있었으며, 수도권에서 내집 한채 마련하고 사는 것이 돈버는 일이라는 충고는 연일 들어왔었다.
현실이 그러하다는 사실은 나도 인지를 하고 있지만, 그런 기회와 환경을 누리면서도 동시에 잃고 있는 것도 많다는 것도 느껴 왔었다.
자연과 더 멀어지고, 아이들에게 치열한 경쟁만을 가르쳐야 한다는 것, 점점 더 가족의 소중함을 잊어가고, 더 많은 것을 가지기 위해 스스로가 변하고 상처받는 일이 반복된다는 것은 슬픈 일이었다. 적어도 내게는 그랬다.
그러나 내가 살아왔던 서울을 원망하지는 않는다. 또 단점만을 늘어놓고 싶은 생각은 없다. 오히려 가고 싶은 고향이 있다는 사실은 서울에 살면서 더 느끼게 되었다.
서울에서 대구로 이사간다는 사실을 많은 사람들에게 굳이 이야기 하지 않았다. 그들이 어떤 이야기를 할 것인지는 이미 몇명으로부터 귀 따갑게 들었기 때문이다.
살던 집을 처분하고 부담스럽던 대출금 갚고 더 넓은 평수의 아파트로 전세를 들어왔다. 마음이 편안하다. 즐거워 하는 아이들과 아내를 보니 나도 기분이 좋다.
서울을 떠났지만, 서울을 떠난 것이 아니다. 인정하기엔 안타까운 사실이지만 지금 직장에서 하는 일들과 서울은 연관이 많다. 아니, 없을 수가 없다. 이사 온지 사흘째 되는 오늘 서울출장을 다녀왔고, 또 수요일 서울로 출장을 가야한다.
그렇게 또 서울과 계속 인연을 이어 나가야 한다. 그리고 언젠가 다시 서울이 낯설어질 날이 올 것이다. 그때는 또 어떤 느낌으로 서울과 지방을 바라보게 될지 나도 모르겠다.
서울과 지방 모두, 사람들이 살아가는 도시이기에 어려운 점이야 없겠지만, 낯설음은 빨리 없어졌으면 좋겠다.
서울 안녕... 그리고 대구도 안녕!
PS. 이 자릴 빌어 대구로 이사간다고 인사도 제대로 못하고 떠나게 되어 섭섭하게 생각하는 지인분들께 안부를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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