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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어느 길거리에서나 쉽게 볼 수 있는 박스형태의 부스로 존재하는 공중전화, 현재 요금이 한 통화(3분)에 70원이라는 것을 오늘에야 알게 되었다. 그만큼 공중전화를 이용한 적이 근래 들어 없었다.
공중전화에 대한 기억은 아주 오래전이다. 휴대폰을 처음 가진 것이 1996년이었으니, 사용 해본적은 이미 10년도 더 된 오래된 기억일 뿐이다.
가끔 공중전화 부스앞을 지날때마다, '아직도 저 전화부스에서 전화를 거는 사람이 있을까?'하는 생각뿐이었다. 대부분 국내에 들어온 동남아시아 근로자들만이 사용하는 것을 봤을 뿐, 나같은 일반인이 공중전화 부스에 들어가서 전화를 거는 모습은 거의 보지 못했다.
갑자기 비가 내리거나 추운 날에 바람을 잠시 피할 공간으로서 공중전화 부스를 이용하는 것 외에 특별히 전화를 걸기 위한 공간으로 공중전화를 사용해 본 기억이 너무나 오래된 것 같다.
김혜림의 'D.D.D'나 공일오비의 '텅빈 거리에서'에 나오는 가사 정도만 공중전화를 기억하게 할 뿐, 어느새 공중전화라는 것 자체가 나와 상관없는 존재가 되어 버렸다.
조선일보 : 공중전화의 몰락… 그 많은 적자는 누가 메울까
문득 포털 메인에 걸린 조선일보의 기사를 읽고서, 갑자기 공중전화에 대한 기억들이 떠 올랐다.
한때 50만대까지 보급이 되었던 전국의 공중전화는 현재 20만대 정도만 운영이 되고 있다고 한다. 또한 작년에만 507억원의 적자를 냈다고 한다.
적자는 기간통신사업자들이 갹출해서 보전하고 있다고 하는데, 이는 법에 따라 보편 서비스인 공중전화를 국가가 유지하고 있는 형태를 취하고 있다.
공중전화의 몰락은 개인휴대이동전화의 보급에 기인하고 있다. 199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유선전화를 통해 연락을 취하던 것이 개인 휴대전화가 생기면서 유선전화 사용이 줄기 시작했으며, 최근엔 유선전화마저 사용하지 않고 있는 가정이 늘어나고 있다.
휴대전화 보급율이 급격히 높아지면서 집이 아닌 밖에서 전화를 걸때는 대부분 가지고 다니는 휴대전화를 이용하고 있어서, 공중전화는 이용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고 있다.
지금도 공중전화는 사용하는 사람이 없어 늘 비어있는 모습만 볼 수 있으며, 가끔 사용하는 사람들을 보면 국내에 들어와 있는 외국인 노동자들 뿐이다. 이들이 국내에서 휴대전화 등록을 하기가 어렵기 때문에 공중전화를 사용하여 모국이나 친구들에게 연락을 취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그밖에도 군생활을 하다보면 공중전화만큼 반가운 존재도 없을 것이다. 휴대전화를 가질 수 없는 군인이 집이나 친구, 애인에게 전화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 공중전화다.
요즘엔 부대내에 대부분 설치되어 있지만, 예전엔 부대밖 민간인들이 있는 곳에만 설치되어 있어서, 특별히 외박이나 외출이 있을 경우에 제일 먼저 찾던 것이 공중전화였다.
공중전화하면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바로 동전인데, 예전에 10원짜리 동전이 가장 유용하게 사용되는 기기가 바로 공중전화일 것이다. 하지만 얼마전부터는 10원짜리 주화의 크기가 바뀌었고 이를 지원하는 신형 공중전화는 전체 공중전화의 10% 정도밖에는 없고, 더군다나 3분 1통화에 70원이라면 10원짜리로 전화를 거는 것은 참으로 번거로운 일이 되어 버렸다.
그렇다면 아마도 100원짜리 동전을 넣을텐데, 100원 넣으면 30원은 거스름돈으로 나오지도 않는다. 보통 이런 경우 '낙전'으로 처리되는 경우가 다반사다. 다음 사람을 위해 수화기를 전화에 올려놓은 상태로 두고 부스를 떠나기는 하지만, 뒷사람이 추가로 40원을 넣어야 한 통화라도 가능해진다.
요즘 사람들 동전을 주머니에 넣고 다니는 것조차 번거로워한다. 또, 전화만을 걸 수 있는 전화카드 역시 1년에 한두번 사용할 일이 있을지 없을지도 몰라서 잘 가지고 다니지 않는다.
아직도 길거리에선 쉽게 KT의 공중전화 부스를 볼 수 있지만, 그 안에 들어가 전화를 거는 사람은 쉽게 볼 수 없다. 한손엔 동전을 쥐고 도수가 올라갈때마다 떨어지는 동전의 소리에 아쉬워하던 시절은 이미 낭만이 되어 버렸다.
언젠가는 사라질지도 모를 공중전화. 우리 세대엔 많은 추억이 서려있는 것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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