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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이야기

맥주의 맛

킬크 2007. 12. 30. 22:52

맥주를 즐겨하는 나는 포스팅을 하는 지금도 옆에 맥주 한컵을 옆에 두고 이 글을 쓰고 있다.

복학을 한후부터 마시기 시작한 맥주는 내 생활의 일부가 되었다. 맥주는 내게 술이라는 의미보다는 그저 친한 친구같은 느낌이다.

우리나라 맥주(그래도 해외에 몇번 나가서 맥주를 마셔봤다고...)는 외국 맥주에 비해 맛이 없다. 우리나라 맥주를 좋아하는 분들에겐 정말 건방진 이야기일지는 몰라도 우리나라 맥주는 정말 싱겁다.

이웃인 일본만 해도 맛있는 맥주가 여러 종류가 있는데, 우린 왜 이렇게 맛없는 맥주만 나오는 것일까? 우리나라 맥주의 역사는 일본에서 비롯되었다는 사실을 아는지... 조선맥주라는 이름의 원조를 아는 분은 알고 계시시라.

맥주의 나라 독일과 1인당 맥주 소비량 1위의 체코에서 직접 마셔본 맥주는 우리나라 맥주와의 비교가 가능하도록한 큰 계기가 되었다.

물론 반드시 해외를 나가지 않아도 수입된 외산 맥주를 마시는 것이 어렵지 않은 시대가 된 요즘, 맥주는 우리 생활과 깊은 인연을 가지고 있다.

'소주 한잔 합시다'라는 말과 함께 예전에 비해 자주 듣게 된 말은 바로 '언제 맥주나 한잔 합시다'였다. 소주만큼 맥주도 일반화 되었고, 독한 술을 싫어하는 사람들에게 맥주는 쉽게 접할 수 있는 '순한 술'로 인식이 되었다.

맥주를 즐기는 사람들에게 물어보면 자신이 좋아하는 맥주는 다양하다. 그러나, 진정 맥주를 즐기는 사람들에게 물어보면 국내 맥주가 몇 종류 되지 않은 가운데서 한두가지로 압축되는 경향을 알아볼 수 있다.

최근 몇년들어 맥주는 병맥주와 캔맥주 그리고 PET 맥주, 생맥주로 동일한 브랜드를 접할 수 있는데, 맥주를 담는 용기와 방법에 따라 약간씩 맛은 달라진다.

그러한 미묘한 맛의 차이를 알아차리는 것 자체가 이미 맥주에 대해 많은 것을 알고 있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맥주를 즐기는 사람들에게 물어보면 맥주의 맛이 제대로 살아 있는 것은 생맥주 > 병맥주 > 캔맥주 > PET 맥주순이다.

맥주도 음식이어서 만든지 얼마되지 않은 것이 가장 신선하고 맛있다. 발효라는 관점에서 봤을 때 어느 정도의 숙성이 필요하다고 생각할지는 모르겠지만, 맥주는 마시기 적당할때 대량생산되는 것이고, 그렇다면 나오자마자 빠르게 소비하는 맥주가 가장 맛있다.

어쩌면 맥주가 맛있는 기준으로 따지면 오랫동안 보관할 수 없는 순으로 맛이 낫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오늘 나는 어떤 블로그를 보면서, 나의 맥주 취향이 맥주 매니아들과 상당히 비슷함을 알 수 있었다. 우리나라 맥주가 맛이 없다는 것에 우선 동감하고, 맛있는 맥주의 기준과 브랜드가 나와 일치했기 때문이다.

한국 맥주 왜 맛이 없을까? (맛객)

더군다나 최근에 즐겨마시는 맥주 브랜드는 하이트맥주의 '맥스'이다. 친한 친구는 '하이트 맥주'가 맛있다고 하지만 내게 있어서 Hite(일명 '히테')는 물섞인 맥주맛이 난다.

맥스(Max)가 나오기 전에 즐겨 마시던 맥주는 'Tok'쏘는 카스(Cass)였다. 그나마 우리나라 맥주 중에는 카스가 맥주맛이 나는 맥주였으나, 맥스(Max)가 나온뒤로는 맥스만 찾게 되었다.

아이러니하게도 내 입맛에 맞는 맥스는 시중에서 구하기가 쉽지 않다. 자주 들르는 동네 구멍가게에도 맥스를 갖다 놓으라는 이야기를 하면 잘 알아듣지 못했었다.

그나마 소문이 난건지(아무래도 맛은 소문과 상관없이 찾게되는 것 같다) 요즘엔 그나마 어디서든 맥스라는 맥주에 대해서는 알고 있어서 맥주계의 마이너는 면했다는 생각이다.

일본의 에비스, 벨기에 호가든, 체코맥주 필스너 우르켈 그리고 다양한 독일 하우스 맥주는 맥주를 대하는 나를 새롭게 눈을 뜨게한 것들이었다. 특히 독일 맥주는 술을 잔에 따라도 오랫동안 사라지지 않는 거품이 인상적이었다.

대다수 맛있는 맥주들의 공통점은 풍부한 거품이 있다는 것이었다. 끊임없이 올라오는 기포와 두툼하면서 부드러운 거품은 맥주의 맛을 지속시키는 중요한 포인트이다.

포스팅을 하다보니 마시고 있는 맥스의 맛이 와전 김빠진 맥주가 되었다. 슬프다. 우린 왜 맛있는 맥주를 만들지 못하는 것일까? 내게 있어서 맥주는 술 이상의 의미이다. 맛있는 맥주를 마시고 싶다.

PS. 흑맥주인 스타우트도 1.6리터 PET가 나왔다. 근데, 병맥주 스타우트에 비해 맛이 많이... 아주 많이 떨어진다. 기네스만큼 만들라는 소리는 아니지만 흑맥주라 이름부르기가 부끄러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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