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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에 관심없다라는 말을 자주 하는데, 사실 정치보다는 정치인(人)에 관심없다라는 말이 더 정확하다. '정치=정치인'이라는 것은 성립될 수 없음을 잘 알면서도, 사람들은 정치를 하는 사람들을 싫어하면서 그들의 행위인 정치에 대해서는 관심이 아주 많다.

대통령선거가 끝나고 연일 당선자가 쏟아놓는 여러가지 공약들을 뉴스를 통해 보고 들으면서 다시한번 정치와 정치인에 대한 생각들로 가득찼다.

나는 이번 대통령 당선자를 지지하는 유권자는 아니었다. 그러나, 어찌되었던 이 나라의 대통령으로 당선된 당선자이며 5년 동안 국가원수로서 국가를 경영하는 최고 경영자로서 바라보게 되었다.

경제를 살리는 것이 지상최고의 목표가 된 지금. 'xx면 어때, 경제만 살리면 됐지'라는 우스게 소리가 유행인가 보다. 우스게소리가 빈소리가 아니라 정말 경제를 살렸으면 하는 마음은 나도 같다.

하지만, 당선자와 앞으로 여당이 될 정당이 늘어놓은 공약은 선거 이전에 꼼꼼히 살펴보고 선택해야 했던 많은 문제들을 일시에 쏟아놓은 것이어서 국민들은 이제서야 살펴보는 형국이 되었다.

운하를 건설한다, 안된다, 의료보험의 변화가 온다, 시장경제, 7% 경제성장이 가능하다, 아니다 등의 각종 논쟁은 남의 이야기가 아니라 바로 우리의 이야기다.

이미 60여년 동안 겪은 일이지만 군사정권 이후로 대통령이 이 나라의 경제나 사회를 변화시킬 수 있는 힘이 점점 약해지고 있다. 그것은 그만큼 모든 권력은 국민에서 나온다는 지극히 상식적인(지금은 상식이 된) 발전된 의식 때문이다.

포퓰리즘이라는 알듯말듯한 용어를 대지 않아도, 사람들이 원하는 정치를 해야하고, 그런 정치인을 좋아한다. 정치는 우리의 삶을 변화시키는 우리 스스로의 행위이다. 정치인들이 하는 행위가 아니라, 우리가 하는 행위를 정치라 부르는 것이다.

공약(公約)이 공약(空約)이라고들 하는 자조섞인 이야기들을 하는 이유가 있다. 선거에 이기기 위해 무엇이든 못할까 하는 심정이라면 무슨 말이든 내뱉지 못할 것이 없다.

하지만, 이번에 당선된 예비대통령은 반드시 이러한 룰을 깨어주길 바란다. 그가 늘 주장하는 경제 대통령을 제대로 보여주기 바란다. 비꼬아서 하는 말이 아니라, 진심으로 나와 같은 마음으로 한표를 찍어 준 분들이 많을 것이다.(물론 난 한표를 보탠 사람이 아니다)

빚내서 경기부양하면 모양새는 좋다. 좋은 소리는 정부가 듣고, 대통령이 듣는다. 그러나, 그 빚이 혜택받는 당신들의 것이오 라고 말한다면 그 칭찬은 조삼모사와 다를 바 무엇이 있겠는가.

비록 환경파괴는 있지만 당신들 일자리는 늘고, 물류는 개선되는 것 아니냐고 말한다면, 그 가치(환경과 경제가치)를 기꺼이 바꿀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한다.

'이게 다 xxx 탓이다'라는 말을 다시 듣고 싶지 않다. 아니 정말 비겁한 말이다. 다시한번 5년이 지나서 '이게 다 xxx 탓이다'라는 말을 듣게 만든다면 지금 예비 야당은 차떼기당이라는 오명보다 더 큰 원죄를 짓게 될 것이다.

따라서, 지금부터라도 원리원칙을 철저히 따지고, 이익관계를 멀리하고 오로지 자신과 국민을 위하는 길이 무엇인지부터 찾아야 한다.

정치인의 정권을 잡겠다는 야욕은 지극히 정상이라고 할 수 있으나, 사리와 사욕이 가득한 정권야욕이라면 그것은 정치의 기본을 져버린 행위이다. 정치는 기본적으로 같이 잘 사는 것을 목표로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요즘 뉴스를 보면 마치 국민위에 군림하려는 듯한 행위를 하는 정치인들을 볼 수 있는데, 굳이 심판이라는 단어를 사용하지 않아도, 국민들은 더이상 어리석지 않다.

이번 선거 결과로 국민들이 잘못 판단한 것이라는 견해를 이야기 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난 그렇게 보지 않는다. 바른 선택을 했고, 만일 선택에 대해 잘못이 있었을 경우 국민들이 용납하지 않을 것을 알기 때문이다.

국민들은 더 엄격한 잣대와 더 엄한 자세로 이번 정부를 지켜볼 것이다. 그러니, 허튼 행동이나 경솔한 행위는 하지 않는 것이 좋을 것이다. 만일 앞으로 들어설 정부가 국민의 신임을 받는다면, 보수와 진보를 떠나서 좋은 정치를 한다는 칭찬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한사람의 주권자로서 그런 정당, 그런 정부가 있다는 사실을 자랑으로 삼고 이 땅에서 살고 싶다. 차기 정부, 앞으로 잘 해주길 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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