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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화질, 고음질 디지털 시대에 유독 반대로 뒷걸음질 치는 분야가 있습니다.

바로 음악인데요.

제대로 된 음질을 구현할 수 없는 MP3가 판치다 보니, 음악의 질이 떨어지고, 좋은 음악을 만들려는 음악인들의 열의마저 꺾이고 있다고 합니다.

(출처 : MBC 뉴스 중 '음악만 뒷걸음질')

이 뉴스는 기술을 제대로 이해를 못하고 산업의 특성을 오해하는 것에서 비롯된 잘못된 보도이다.

아마도 음반산업을 살리자는 의도에서 기획된 기사로 보여지는데, 이를 뒷받침할 설명을 잘못하고 있다.

음악인들의 열의를 꺾는 것은 음반판매 부진이지 음질의 저하 때문이 아니다. 최근 음반판매는 반드시 CD를 통해 이루어지는 시대가 아님을 잘 알고 있다. MP3로 판매될 경우 판매의 주도권은 대부분 음반사가 아닌 유통사가 쥐게 된다.

디지털음원의 경우 오프라인이 아닌 온라인을 통해 판매하는 것이 비용이나 배포면에서 유리하다. 상품을 따로 포장하거나 CD라는 플라스틱으로 만들 필요도 없고, 이를 전시할 오프라인 매장이 없어도 상품은 팔린다.

음악의 질은 음의 질과는 다르다. 음의 질이라고 하는 음질(音質)은 음악을 듣는 사람에 따라서 다르게 느껴진다. CD음의 70%만 표현된다고 해도 차이를 느끼지 못하는 사람들이 더 많다.

사람들이 음질에 불만을 느끼지 않기 때문에 CD보다는 MP3를 선호하는 것이다. 또한 다소 음질의 차이가 있더라도 가격과 편리함과 바꿀 수 있기 때문에 MP3가 판매되거나 유통되는 것이다.

곡을 만든 제작자 입장에서는 원음의 상당 부분을 잘라내고 반쪽짜리를 들려주는 것에 속상해 할지는 모르지만, 그것은 예술가로서의 바람일뿐, 상품을 판매하는 제작자의 입장에서는 그런 것보다는 얼마나 이익을 가져다 줄 것인지에 더 관심이 높다.

디지털 음원이 CD제작의 절반밖에 들지 않기 때문에 CD제작을 꺼리고, 결국 이는 소비자의 피해다라는 식의 논리는 선뜻 이해하기 힘들다. CD 역시 근본이 디지털이다. MP3의 탄생 배경은 원음(CD)을 압축해도 크게 거슬리지 않게 느껴지기 때문이다.

CD와 MP3의 음질을 구분하는 사람들은 의외로 많다. 그러나, 그런 사람들보다 더 많은 사람들이 차이를 크게 느끼지 못한다. 음뿐만 아니라 음을 아날로그로 변환하여 들려주는 스피커나 이어폰에 따라서도 전달하려는 음을 제대로 들려주지 못하는 경우가 더 많다.

제대로 음질을 구분하고 즐기고자 하는 소비자는 MP3를 찾지 않는 경우도 있다. 아직도 CD를 찾는 소비자들 중 일부는 그런 사람이라고 볼 수 있다.

앞으로 용량의 문제나 네트워크 문제가 많이 개선된다면 CD 음질을 그대로 전송할 일도 생길 것이다. 128kbps와 192kbps 320kbps까지 MP3에도 차이가 있듯이 언젠가는 제작된 원음, 전달하려 하는 음질로 소비자에게 전달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반드시 플라스틱 CD가 아니더라도 그런 일은 가능할 것이다.

더 많은 사람들이 정당한 댓가를 지불하고 음악을 들을 수 있는 환경이 필요하지, 음질의 차이로 음반시장의 불황을 어필하는 것은 본질과는 상당히 떨어진 주장이다.

사실, 뉴스에 대해 신뢰를 100% 할 수 없다는 것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므로 그리 짜증을 낼 일도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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