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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일주일이 지났다. 지난 주말에 바르셀로나에서 돌아왔는데, 한 주가 금방 또 지나가 버렸다. 벌써부터 따뜻한 바르셀로나 날씨가 그립다.
이번 출장에서는 다른 해외 출장과 달리 먹는 문제에서 비교적 편했고, 풍성했으며, 또한 저렴했다. 그리고 어쩌면 해외출장에서 이런 방법(직접 요리해서 먹기)도 괜찮겠구나 하는 생각마저 가지게 되었다.
해외에 업무차 출장(특히 전시회 참가)때면, 으례 호텔에서 지내고 호텔식 식사에 가끔 한국식당을 찾고, 그 지역의 요리를 한 두가지 맛보는 것이 일반적인 일이겠으나, 이번엔 일정도 빡빡하고(오전 9시부터 7시까지 전시) 심적, 물적 여유도 없는 출장이어서 미리 준비해간 한국 음식과 현지에서 조달한 몇가지로 준비했더니 먹는 문제는 거의 완벽하게 해결되었다.
바르셀로나만 두번째인 출장덕에, 호텔보다는 아파트 임대가 훨씬 편하다는 것은 이미 알게 되었다. 작년 바르셀로나 출장때에도 아파트 임대를 했었다. 올해는 작년보다 훨씬 저렴한 요금에 아파트에 묵을 수 있었다. 작년 요금의 거의 1/3 가격이었으니 저렴하게 묵었다.
아파트 임대 요금은 행사가 없는 평수기엔 그렇게 비싸지 않다. 2인 기준으로 한달에 약 200 ~ 500 유로 수준이나, MWC 행사같은 큰 행사가 있으면 가격은 3~5배로 훌쩍 뛰어버린다. 일주일에 1,000유로는 평수기에 비해 비싼 편이지만, 그래도 다른 아파트에 비해선 아주 싼 편이었다.
아파트 임대를 하게 되면 기본적으로 우리나라의 콘도와 비슷한 개념의 서비스들이 제공된다. 일반 가정처럼 되어 있어서, 냉장고, 취사도구, 세탁기, TV가 제공되며, 심지어 무선 인터넷도 제공된다. 부엌에는 3~4명이 한꺼번에 식사할만큼 충분한 식기도 제공된다.
이번 출장에는 어떤 식으로 식사를 해결할까 생각 중이었는데, 함께 출장을 가게 된 상사께서 직접 음식 준비를 해 오셨다. 물론 중간에 준비한 음식이 든 수화물을 제때 받아보지 못한 황당한 사건이 있긴 했다.
2008/02/17 - [킬크로그] - 무성의한 스페인 국적항공사 이베리아(Iberia)
토요일 밤에 도착해서 음식이 든 수화물을 받은게 월요일 저녁 늦게였으니, 본격적인 한국 음식 요리는 월요일밤부터 가능했다.
토요일밤은 워낙 늦게 도착해서, 주유소에서 산 물, 계란 등 기초적인 것만으로 식사를 떼웠다. 물, 계란 외에도 계란 후라이를 위해서 올리브유(스페인 올리브유가 유명한 것은 상식)와 소금, 주방세재 등 생필품을 샀다.
스팀커피포트가 있기 때문에 당연히 커피도 샀다. 매일 아침 스팀커피로 끓이는 커피는 향도 좋지만 맛 역시 아주 뛰어나다. 계란 후라이와 함께 간단하게 식사를 하는 것도 아주 좋았다.
한국에서 가져온 음식은 적당히 익은 김치와, 햇반, 라면이었다. 이 음식들이 그렇게 잘 어울리는지는 여기와서 깨닫게 되었다. 해외 출장에 궁상맞게 그런 음식을 먹느냐고 할 지 모르겠지만, 적어도 내게는 아주 맛있는 식사거리가 되어 주었다.
스페인은 유럽에서 와인 생산국으로도 유명하다. 프랑스와 인접해 있는 이곳 바르셀로나는 가까운 지역에 포도산지가 있고, 지중해성 기후로 뛰어난 품질의 와인이 만들어지는 지역이다. 와인은 전문매장이나 할인점에 가면 아주 많이 볼 수 있다. 독일의 다양한 맥주만큼 스페인에서는 와인의 종류가 많다.
Torres라는 브랜드를 가진 와인이 그래도 괜찮다는 이야기에 할인점(까르푸 익스프레스)에 가서 사와서 마시기도 했다. 메인 메뉴는 오동통 라면에 햇반이었지만, 먹어보면 참으로 잘 어울리는 궁합이라는 생각을 할 수 밖에 없다.
오동통면은 '너구리'같은 맛이 나는 라면인데 국물도 얼큰하고 면이 퍼지지 않는 느낌이, 딱 내 입맛에 맞았다. 여튼, 와인과 함께하는 라면도 꾀나 괜찮은 선택이었다. (사실, 오늘 점심 메뉴도 오동통면이다. :P)
라면과 햇반으로만 출장 기간 내의 모든 음식을 대신할 수는 없다. 그래서, 근처 빵집에서 산 빵(동네 제과점 or 던킨)과 과일 가게의 신선한 과일(특히 사과는 한 여름 우리나라의 부사맛이 났다, 당도도 높고 냉장사과만 먹던 맛과는 달랐다)은 정말 마음에 들었다.
이렇게 바르셀로나에서의 식단은, 아침엔 계란 후라이와 빵에 커피로, 저녁엔 라면과 햇반에 와인으로 해서 일주일간의 식단이 완성되었다.
행사를 마치는 날 저녁엔 좀 특별한 것을 먹기 위해 작년에 들렀던 한국식품점을 찾았다. 요리 재료를 사기 위한 목적도 있었지만, 작년에 이어 올해도 이곳 올리브유를 사기 위해 들렀다.
이곳에서 삼겹살을 사서 먹을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은 하지 못했지만(현지 한국 식당에서는 대부분 판매한다), 배추쌈에 삼겹살 역시 한국이 아닌 다른 나라여서인지 정말 맛있었다. 배추는 한국의 것과 거의 다를바 없었고, 삼겹살 역시 잘 고른 삼겹부위여서 그 맛은 한국의 것과 다르지 않았다.
배추 한통과 삼겹살 2인분(거의 한 근), 그리고 쌈장해서 사도 8유로가 안되었으니, 우리 돈으로 약 1만원 정도로 그날 저녁은 아주 맛있게 먹었다. 스페인은 농산물 가격이 싼 나라이다. 따라서 이런 가격이 나올 수 있었다.
2007/02/18 - [킬크로그] - 스페인 올리브유
요리 재료를 산 후에 작년에 이어 올해 또 왔다는 사실에 아주 기뻐하던 여주인은 작년처럼 근처 올리브유 가게로 우리를 안내해 주었다.
근처에서 소문난 가게라고 하는 하몽가게에서 작년에 이어 같은 올리브유를 샀다. 그리고, 이번엔 와인도 샀는데, 스페인에 와서 반드시 와인을 사가는 것이 좋겠다는 현지 한국 유학생의 추천을 받았기 때문이다.
특히 리오하(Rioja)지방의 와인은 품질이나 명성면에서 아주 유명하다고 했다. 종류가 아주 많기 때문에 입맛에 맞는 것을 고르는 것도 잊지 않았다. 결국 Marques de Caceres 1994년산을 샀다.
와인에 대해 별로 아는 지식이 없는 나로서는, 좋은지 나쁜지도 모르고 샀다. 22유로를 주고 샀는데, 이 정도면 스페인 내에서도 중고급에 속한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최고급 올리브유 5리터에 26유로니까, 비싸긴 비싼 측에 들어간다. 마실때 오크통의 냄새가 강하게 나는 것이 인상적이었다.
이번엔 아쉽게도 정통 현지 음식을 맛보지 못했다.(심지어 빠에야까지도...) 그러나, 크게 후회되지는 않는다.
해외에 나가면 그 나라 음식을 맛보는 것이 좋을 것이다. 그 나라 기후와 그 나라 사람들이 즐기는 음식을 맛보는 것은 여행의 또 다른 즐거움일테니까 말이다.
하지만, 여행이 아닌 출장 목적이라면, 여유가 없고 먹고 바로 힘내야 하는 출장이라면, 한국식으로 가능한 방법을 찾는 것도 좋을 것이다. 마냥 한국음식점을 찾아 가는 것도 나쁘지는 않겠지만, 직접 해 먹는 요리도 괜찮겠다는 생각이다.
해외출장에는 아파트 임대와 한국 음식 요리 적극 추천하는 바이다.
이번 출장에서는 다른 해외 출장과 달리 먹는 문제에서 비교적 편했고, 풍성했으며, 또한 저렴했다. 그리고 어쩌면 해외출장에서 이런 방법(직접 요리해서 먹기)도 괜찮겠구나 하는 생각마저 가지게 되었다.
해외에 업무차 출장(특히 전시회 참가)때면, 으례 호텔에서 지내고 호텔식 식사에 가끔 한국식당을 찾고, 그 지역의 요리를 한 두가지 맛보는 것이 일반적인 일이겠으나, 이번엔 일정도 빡빡하고(오전 9시부터 7시까지 전시) 심적, 물적 여유도 없는 출장이어서 미리 준비해간 한국 음식과 현지에서 조달한 몇가지로 준비했더니 먹는 문제는 거의 완벽하게 해결되었다.
바르셀로나만 두번째인 출장덕에, 호텔보다는 아파트 임대가 훨씬 편하다는 것은 이미 알게 되었다. 작년 바르셀로나 출장때에도 아파트 임대를 했었다. 올해는 작년보다 훨씬 저렴한 요금에 아파트에 묵을 수 있었다. 작년 요금의 거의 1/3 가격이었으니 저렴하게 묵었다.
아파트 임대 요금은 행사가 없는 평수기엔 그렇게 비싸지 않다. 2인 기준으로 한달에 약 200 ~ 500 유로 수준이나, MWC 행사같은 큰 행사가 있으면 가격은 3~5배로 훌쩍 뛰어버린다. 일주일에 1,000유로는 평수기에 비해 비싼 편이지만, 그래도 다른 아파트에 비해선 아주 싼 편이었다.
(아파트 주방, 대부분의 식기가 다 준비되어 있다)
아파트 임대를 하게 되면 기본적으로 우리나라의 콘도와 비슷한 개념의 서비스들이 제공된다. 일반 가정처럼 되어 있어서, 냉장고, 취사도구, 세탁기, TV가 제공되며, 심지어 무선 인터넷도 제공된다. 부엌에는 3~4명이 한꺼번에 식사할만큼 충분한 식기도 제공된다.
이번 출장에는 어떤 식으로 식사를 해결할까 생각 중이었는데, 함께 출장을 가게 된 상사께서 직접 음식 준비를 해 오셨다. 물론 중간에 준비한 음식이 든 수화물을 제때 받아보지 못한 황당한 사건이 있긴 했다.
2008/02/17 - [킬크로그] - 무성의한 스페인 국적항공사 이베리아(Iberia)
토요일 밤에 도착해서 음식이 든 수화물을 받은게 월요일 저녁 늦게였으니, 본격적인 한국 음식 요리는 월요일밤부터 가능했다.
토요일밤은 워낙 늦게 도착해서, 주유소에서 산 물, 계란 등 기초적인 것만으로 식사를 떼웠다. 물, 계란 외에도 계란 후라이를 위해서 올리브유(스페인 올리브유가 유명한 것은 상식)와 소금, 주방세재 등 생필품을 샀다.
스팀커피포트가 있기 때문에 당연히 커피도 샀다. 매일 아침 스팀커피로 끓이는 커피는 향도 좋지만 맛 역시 아주 뛰어나다. 계란 후라이와 함께 간단하게 식사를 하는 것도 아주 좋았다.
한국에서 가져온 음식은 적당히 익은 김치와, 햇반, 라면이었다. 이 음식들이 그렇게 잘 어울리는지는 여기와서 깨닫게 되었다. 해외 출장에 궁상맞게 그런 음식을 먹느냐고 할 지 모르겠지만, 적어도 내게는 아주 맛있는 식사거리가 되어 주었다.
(람블라스 거리에 있는 까르푸 익스프레스 매장, 늘 사람들로 붐빈다)
스페인은 유럽에서 와인 생산국으로도 유명하다. 프랑스와 인접해 있는 이곳 바르셀로나는 가까운 지역에 포도산지가 있고, 지중해성 기후로 뛰어난 품질의 와인이 만들어지는 지역이다. 와인은 전문매장이나 할인점에 가면 아주 많이 볼 수 있다. 독일의 다양한 맥주만큼 스페인에서는 와인의 종류가 많다.
(Torres 화이트 와인)
Torres라는 브랜드를 가진 와인이 그래도 괜찮다는 이야기에 할인점(까르푸 익스프레스)에 가서 사와서 마시기도 했다. 메인 메뉴는 오동통 라면에 햇반이었지만, 먹어보면 참으로 잘 어울리는 궁합이라는 생각을 할 수 밖에 없다.
오동통면은 '너구리'같은 맛이 나는 라면인데 국물도 얼큰하고 면이 퍼지지 않는 느낌이, 딱 내 입맛에 맞았다. 여튼, 와인과 함께하는 라면도 꾀나 괜찮은 선택이었다. (사실, 오늘 점심 메뉴도 오동통면이다. :P)
라면과 햇반으로만 출장 기간 내의 모든 음식을 대신할 수는 없다. 그래서, 근처 빵집에서 산 빵(동네 제과점 or 던킨)과 과일 가게의 신선한 과일(특히 사과는 한 여름 우리나라의 부사맛이 났다, 당도도 높고 냉장사과만 먹던 맛과는 달랐다)은 정말 마음에 들었다.
(사 먹고 실패한 맥주 San Miguel 1리터 병맥주)
이렇게 바르셀로나에서의 식단은, 아침엔 계란 후라이와 빵에 커피로, 저녁엔 라면과 햇반에 와인으로 해서 일주일간의 식단이 완성되었다.
행사를 마치는 날 저녁엔 좀 특별한 것을 먹기 위해 작년에 들렀던 한국식품점을 찾았다. 요리 재료를 사기 위한 목적도 있었지만, 작년에 이어 올해도 이곳 올리브유를 사기 위해 들렀다.
이곳에서 삼겹살을 사서 먹을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은 하지 못했지만(현지 한국 식당에서는 대부분 판매한다), 배추쌈에 삼겹살 역시 한국이 아닌 다른 나라여서인지 정말 맛있었다. 배추는 한국의 것과 거의 다를바 없었고, 삼겹살 역시 잘 고른 삼겹부위여서 그 맛은 한국의 것과 다르지 않았다.
배추 한통과 삼겹살 2인분(거의 한 근), 그리고 쌈장해서 사도 8유로가 안되었으니, 우리 돈으로 약 1만원 정도로 그날 저녁은 아주 맛있게 먹었다. 스페인은 농산물 가격이 싼 나라이다. 따라서 이런 가격이 나올 수 있었다.
2007/02/18 - [킬크로그] - 스페인 올리브유
요리 재료를 산 후에 작년에 이어 올해 또 왔다는 사실에 아주 기뻐하던 여주인은 작년처럼 근처 올리브유 가게로 우리를 안내해 주었다.
근처에서 소문난 가게라고 하는 하몽가게에서 작년에 이어 같은 올리브유를 샀다. 그리고, 이번엔 와인도 샀는데, 스페인에 와서 반드시 와인을 사가는 것이 좋겠다는 현지 한국 유학생의 추천을 받았기 때문이다.
특히 리오하(Rioja)지방의 와인은 품질이나 명성면에서 아주 유명하다고 했다. 종류가 아주 많기 때문에 입맛에 맞는 것을 고르는 것도 잊지 않았다. 결국 Marques de Caceres 1994년산을 샀다.
와인에 대해 별로 아는 지식이 없는 나로서는, 좋은지 나쁜지도 모르고 샀다. 22유로를 주고 샀는데, 이 정도면 스페인 내에서도 중고급에 속한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최고급 올리브유 5리터에 26유로니까, 비싸긴 비싼 측에 들어간다. 마실때 오크통의 냄새가 강하게 나는 것이 인상적이었다.
이번엔 아쉽게도 정통 현지 음식을 맛보지 못했다.(심지어 빠에야까지도...) 그러나, 크게 후회되지는 않는다.
해외에 나가면 그 나라 음식을 맛보는 것이 좋을 것이다. 그 나라 기후와 그 나라 사람들이 즐기는 음식을 맛보는 것은 여행의 또 다른 즐거움일테니까 말이다.
하지만, 여행이 아닌 출장 목적이라면, 여유가 없고 먹고 바로 힘내야 하는 출장이라면, 한국식으로 가능한 방법을 찾는 것도 좋을 것이다. 마냥 한국음식점을 찾아 가는 것도 나쁘지는 않겠지만, 직접 해 먹는 요리도 괜찮겠다는 생각이다.
해외출장에는 아파트 임대와 한국 음식 요리 적극 추천하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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