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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1일, 미국 제1의 통신회사인 AT&T가 오랫동안 준비해온 모바일 TV 서비스를 이번주 일요일부터 본격 시작한다고 밝혔다.

현재 모바일 TV의 세계적 표준은 국내의 T-DMB를 비롯하여 일본의 ISDB-T(원세그), 유럽 주도의 DVB-H와 더불어 미국 Qualcomm의 MediaFLO 등 4개의 국제표준이 존재한다.

이 중에서 성장 가능성이 가장 높은 시장은 DVB-H이며, 상용화에 가장 앞선 기술은 T-DMB와 ISDB-T이다. 그에 반해 MediaFLO는 북미(그 중에서 미국만)와 일부 아시아 지역(일본, 대만)에서만 관심을 가지고 있어서 표준 중에서 가장 낮은 보급율이 예상되고 있다.

MediaFLO는 전용의 방송망을 별도로 구축해야 하기때문에 비용적인 측면에서도 나머지 3개 기술과 뚜렷한 대비를 이룬다. 또한 Qualcomm이라는 회사의 기술주도 역시 세확산을 막는 주요 이유이기도 하다. 라이센스나 기술적인 종속을 이미 맛 본 국가들의 반발이 심하다.

얼마전 끝난 주파수 경매에서 Qualcomm은 MediaFLO 서비스를 위한 주파수 확보에 성공했다. 주요 도시들에 MediaFLO 방송이 가능한 주파수 대역을 확보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번 AT&T의 MediaFLO 서비스는 Qualcomm의 전용망을 통해 공급될 예정이다. 요금은 월 15 달러가 될 것이며, 휴대폰은 2개 모델을 발표했다. 공교롭게도 두개 모델은 우리나라의 삼성과 LG가 각각 1대씩 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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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Access 폰)

LG Vu는 mail-in rebate 방식으로 100 달러를 돌려받으면 299 달러에, 삼성 Access는 역시 mail-in rebate 방식으로 100 달러를 돌려받으면 199 달러에 MediaFLO폰을 구입할 수 있다. (mail-in rebate는 물건을 구매하고 나서 소정의 물품 대금을 우편 수표로 돌려받는 거래방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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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 Vu 폰)

미국은 그동안 모바일 TV 시범 서비스를 몇개의 회사가 진행해 왔었다.

2007/03/02 - [기술 & 트렌드] - 미국 Modeo, DVB-H 방식 모바일 TV 서비스 개시

2007/10/14 - [기술 & 트렌드] - 미국, 모바일 TV표준 DVB-H 사실상 퇴출

시범 서비스에서는 유럽 주도의 DVB-H가 우세했으나, 사업성 문제로 사실상 DVB-H 서비스 제공은 힘들게 되었다.

현재 미국의 휴대전화 가입자는 약 2억 2천 6백만명이 가입되어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으며, 이 중에 모바일 TV (모바일 IPTV, VOD 등 포함) 가입자는 약 2백 1십만명으로 전체 가입자의 약 1%에도 못미치는 저조한 성적을 보이고 있다.

이러한 원인을 두고 여러가지 이야기가 나오고 있는데, 가장 신빙성 있는 이유로 사용자의 휴대폰을 바라보는 습관의 문제를 지적하고 있다.

휴대전화(대부분의 모바일 TV 단말기는 휴대폰)를 통해 작은 화면으로 TV를 시청하는 정서가 일반적이지 않다는 데에 큰 이유가 있다.

미국인들이 TV 시청을 즐기는 것은 다 알고 있는 사실이지만, 밖에 나가서 움직이면서 TV를 시청한다는 것에는 익숙치 못하다. 반면, 우리나라나 일본같이 상대적으로 (이동중) 혼자 있는 시간을 즐기려는 정서가 우세한 경우에는 모바일 TV는 좋은 동반자가 되고 있다.

하지만 iPhone과 같은 모바일 인터넷이 가능한 단말기들이 늘어나면서 야외에서 모바일 기기 수요가 증가한다면, 모바일 TV의 가능성은 점점 높아진다. 작은 화면이지만, 필요한 정보를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활용도를 높이기 위한 방법으로는 엔터테인먼트 콘텐츠 보다는 뉴스나 날씨, 주식같은 인포메이션 방송 콘텐츠가 확대되야할 것이다.

AT&T의 MediaFLO 서비스 발표는 미국 시장내에서 본격 모바일 TV 서비스가 시작된다는데 의미가 있다. 이미 경쟁사인 Verizon도 시범 서비스를 하고 있지만 미국 전역으로 가능한 것은 AT&T 뿐다. 미국 주요 도시 58개에 서비스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MediaFLO는 일본과 대만 등의 이동통신사업자들도 관심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이미 이 지역에 ISDB-T와 DVB-H 가 먼저 보급되어 있으며, 단말기 제조와 전용망의 확보 등의 걸림돌이 산재해 있어서 쉽게 보급되지는 않을 것 같다.

미국내에서 Media FLO의 성공여부는 Qualcomm의 모바일 TV 기술에 대한 성공여부와 동일하다. 과연 Qualcomm이 MediaFLO로 다시 웃을 날이 올지 궁금하다. 난 '글쎄'라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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