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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난 피자를 즐기지 않는다. 아니,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피자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는 느끼함, 치즈, 비싼 음식 등등 대부분 내겐 긍정적이지 못하다.

하지만, 때때로 아이들 간식으로 피자를 사주면서 한조각씩 먹어보면 내 선입견이 잘못된 것임을 깨달을 때도 있다. 어떨 땐 맛있는 음식이었다.

피자가 느끼하게 느껴지는 것은 나름대로 기호탓도 있겠지만, 두꺼운 (피자)도우와 치즈가 결정적이지 않을까 싶다. 치즈는 그런대로 맛있는 것들을 고르면 느끼하지 않다는 것은 알고 있다. 하지만, 두꺼운 도우는 정말이지 어떻게든 느끼함을 한층 업그레이드 시키는 요소이다.

피자헛하면 늘 떠오르는 모습은 홈서비스(배달)였다. 빨간 모자(Hut) 그림의 피자박스가 늘 떠오르는 모습이다. 하지만, 정작 피자헛 매장이 레스토랑이라는 사실은 몰랐다. 대부분의 매장이 레스토랑을 겸하고 있단다. 그저 배달만 시켜봤으니 레스토랑에 대해서는 별 관심이 없었던 거다.

아마도 내가 피자를 즐겨하지 않기 때문에 잘 모르는 사실었나보다.

우연한 기회에 피자헛 레스토랑 전용메뉴를 시식할 일이 생겼다. 홈서비스용(배달) 피자 외에 매장인 레스토랑에서만 판매되는 전용 메뉴가 있다는 사실도 이번에 처음 알았다.

이번에 추천받은 메뉴는 바로 '프레쉬 고메이'라는 피자였다. 클레이지콰이(알렉스와 호란)가 선전하는 '담백하고 깔끔한 피자'가 바로 프레쉬 고메이 피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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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쉬 고메이 피자는 '마르게리타', '쉬림프 페스토', '갈릭 고르곤졸라', '포테이토 크레마', '트리플 치즈'까지 모두 다섯 종류가 있다. 이번엔 다섯 종류 모두를 시식할 수는 없었고, 그 중에 가장 맛있어 보이는 두 종류만 골랐다.(사실, 가장 덜 느끼할만한 메뉴로 선택했다.)

피자를 먹기전에 아이들과 아이 엄마를 위해(사실 나를 위해) 매콤한 '해물 떡볶이 그라탕'과 '리치 치즈'라는 스파게티를 먼저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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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해물 떡볶이 그라탕은 나중에 아주 유용하게 사용되었는데, 잠시후 그 비밀을 풀어놓겠다.

오늘의 메인은 고메이 피자이므로, 다섯 종류의 고메이 피자 중에서 두개를 골랐다. 바로 정통 이태리식 피자에 가깝다는 '마르게리타'와 감자 위에 샤워크림이 인상적인 '포테이토 크레마'를 골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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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끼함을 달래주는 먹음직한 피클)

약 17분 정도의 시간이 걸린다는 서버의 이야기를 들었다. 가족(초등학생 두명, 아내, 중학생 조카)를 데리고 와서 고메이 피자를 주문하자, 다소 의외라는 표정이었다.

도우가 얇고 크기도 크지 않아 양이 적을 것이라는 의견을 주었다. 가족손님들은 으레 큰 피자 한판 시켜 콜라나 사이다와 같이 즐기는 모습만 보여왔나보다.

고메이 피자가 도착하기 전까지 먼저 나온 해물 떡볶이 그라탕과 스파게티와 음료를 마시면서 기다렸다. 특히 해물 떡볶이 그라탕은 내 입맛에 딱 맞았다. 물론 치즈가 들어 있어서 약간은 망설였지만, 매콤한 맛은 기존 매운 떢볶이만큼 강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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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테이토 크레마)

고메이 피자 중 먼저 도착한 것은 '포테이토 크레마'였다. 여덟조각 위에 감자가 가지런히 놓여있으며, 샤워크림으로 단장이 되어 있었다.

일단 피자는 생각보다 아주 얇았다. 기름기를 빼고, 얇아서 아이들과 여성들에게 인기라는데, 조카(중학생)가 먹어보더니 맛 있단다. 일단 나도 먹어보니 덜 느끼해서 좋았다.

얇은 도우는 마치 바싹 구운 토스터같은 느낌마저 들었다. 기름기는 거의 느껴지지 않아서 여자라면 한판으로 두 세명이 즐길 수 있을 정도였다. 남자 한명에게는 양이 많고 두명이 먹기엔 좀 작은 애매한 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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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자맛이 아주 구수해서 전체적으로 구수한 맛이 기억에 남는 피자이다. 나같이 피자를 즐겨하지 않는 사람도 부담없이 접할 수 있는 메뉴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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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일 이것도 느끼하다고 느껴진다면 비장의 즉석 퓨전요리를 만들어 먹으면 된다. 앞서 주문한 해물 떡볶이 그라탕과 곁들여 먹는 것이다. 그라탕의 매콤한 소스에 피자를 찍어 먹으면 아주 깔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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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물 떡볶이 그라탕에 찍어 먹으면 더 맛있다)

늦은 저녁(8시) 식사여서 그런지 아이들과 조카, 아내는 맛있게 피자를 먹었다.  기존 피자에 비해 덜 느끼하기 때문에 그랬는지 금방 접시를 비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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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통 이태리식 피자 마르게리타)

열심히 먹는 사이에 프레쉬 고메이를 대표하는 '마르게리타'가 나왔다.
모짜렐라 치즈 위에 토마토와, 유럽 요리에 자주 등장하는 채소인 루꼴라가 얹혀 나왔다. 루꼴라는 샐러드 재료로 널리 쓰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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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자와 과일과 채소는 약간 언발란스한듯 보이지만, 의외로 피자와는 잘 어울린다는 것을 먹어보고는 알게 되었다. 하지만, 정통 이태리식 피자에 가까워서인지 느끼함이 많이 느껴졌다.

느끼함은 어디까지나 피자와 치즈를 즐기지 않는 30대 후반의 경상도 남자에게만 느껴지는 맛이므로, 개인차가 크다는 것을 미리 밝혀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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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마르게리타도 도우는 아주 얇았다. 이 정도라면 한끼의 점심식사 대용으로는 괜찮을 것 같다는 생각이다. 콜라와 곁들인다면 그렇게 느끼하지는 않을 거 같고... 역시나 이 놈도 매콤한 해물 떡볶이 그라탕 소스를 찍어 먹었더니 맛 있었다. :)

약 1시간 여의 식사시간을 가족과 함께 즐겁게 보냈다. 프레쉬 고메이 메뉴는 이번에 처음 알게 되었지만, (비교적) 덜 느끼하고 담백한 맛을 내는 피자가 있다는 사실도 이번에 처음 알았다.

식사후 개인적인 취향을 물어보았다. 중학생인 조카는 '포테이토 크레마'를 좀 더 쳐주었고, 초등학생 아이들(4학년, 1학년)은 '마르게리타'를 더 선호했다. 역시 아이들 입맛은 나와 달랐다.

나는 두 피자 모두 약간의 느끼함을 느끼긴 했지만, 전에 생각했었던 피자라는 음식에 대해 약간 달리 생각하게 되었다. 피자는 늘 두껍고, 느끼하고 기름기가 많다는 생각이었는데, 프레시 고메이는 그런 면에서 피자의 정통적인 이미지를 파괴했다는 생각이다.

특히 해물 떡볶이 그라탕... 이거 정말 맛있다. 느끼함을 싫어한다면 그라탕과 함께 고메이 피자를 같이 먹어보자. 그럼, 한결 먹기 좋아질 것이다.

역시 맛있으면 된다라는 아주 간단한 룰을 지키면서 깔끔하고 담백한 맛을 자랑하는 피자가 바로 피자헛의 프레쉬 고메이 피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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