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방명록을 보면 설문조사에 응해줄 수 있는지를 묻는 글들이 올라온다. 거의 대부분 글을 남긴 사람들은 Copy & Paste로 다른 블로거들에게도 동일한 설문요청문을 남긴다. 원래 설문이라는 것이 표본수가 많을수록 정확해지는 법이기 때문에 동일한 설문 내용을 여러 곳의 블로그에서 보는 경우가 잦다.

특히, 대학에서 논문 등을 작성할때나, 보고서를 만들어야 하는 리서치 업체 등에서 미디어나 얼리어뎁터, 때로는 블로그와 블로거 등에 대한 주제로 블로거를 상대로 설문을 하려는 시도가 많아진 것 같다.

개인적으로 나는 웬만하면 이런 설문에 응해준다. 단, 설문에 응해달라고 하는 요청을 할 때 '최소한의 예의'를 지키면 해주는 편이다. 나는 다음과 같은 방식으로 설문조사를 요구하면 무시하거나 고민을 한다.

첫째, 이메일 주소를 몰라서 방명록에 남긴다고 Copy & Paste로 글을 남긴 설문요청

대부분의 블로거들은 이메일 주소를 공개하거나 해당 블로거에게 이메일을 보낼 수 있는 프로그램을 연결해 두었다. 다만, 로봇에 의해 긁어가서 스팸을 뿌리는데 사용되지 않도록 이미지로 만든 이메일 주소를 블로그 어디엔가 붙여놓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도 이메일 주소를 몰라서 방명록에 남긴다는 아주 편리한 이유를 달고 설문에 응해주길 원하는 분들이 있다. 그냥 일일히 찾아보기 귀찮아서 복사해서 붙인 것이라는 느낌 강하게 받는다. 이럴때 설문에 응하기 싫어진다.

반대로 블로그에 남겨진 이메일로 설문조사의 개요와 자신의 소속, 연락처, 설문의 목적을 남기고 설문을 요구하는 경우, 특별히 설문 내용이 자신과 맞지 않거나, 너무 긴 시간을 요하지 않으면 대부분 응하게 된다.

둘째, 앞서 방명록에 남기는 형태의 연장선상에서 볼 수 있는 것인데, 설문에 응하고 싶으면 자신에게 이메일을 달라는 요청을 하는 분들, 더군다나 이름, 연락처, 블로그명까지 적어서 자신에게 메일을 달라는 얌체 요청자들이 있다.

내가 대체 뭘 믿고 그런 중요한 개인정보를 그것도 잘 모르는 설문요청자에게 메일을 보내는 '수고'까지 해야하는지 모르겠다. 설문조사를 위한 개인정보를 요구하는 설문요청자들은 기본이 안되어 있다. 표본조사에서 나이나 성별, 지역, 직업 등에 대한 조사자(표본) 정보가 기본일 수 있지만, 이런 것은 설문내용에 항목으로 표시하면 된다.

셋째, 설문조사에 응하면 소정의 경품을 준다는 내용들이 있는데, 이를 확인할 방법이 전혀 없는 경우들이 있다.

경품을 받고 설문에 응한다면 설문의 댓가에 대한 것이므로 작성자가 더 적극적이고 성의있게 설문에 응할 수 있는 좋은 인센티브가 될 것이다.

그러나 나의 경우 아직까지 설문에 응하고 이런 소정의 경품(뽑아서 준다고 되 있었다)이라고 받아본 적이 없을 뿐더러(운이 없다고 볼 수도 있겠다) 몇명의 작성자가 어떤 경품을 받았는지 정도는 알 방법이 있었으면 한다. 믿음을 줘야할 의무가 있다.

작고 사소한 일이지만, 이런 부분은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 아니면, 아예 경품 이야기를 꺼내질 말아야 한다. 실제 경품을 바라고 설문에 응하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넷째, 설문조사에 협조해 주면 답례로 보통은 그 결과를 간단하게 피드백 해주는 것이 옳다. 이건 이미 설문을 한 후의 상황인데, 가능하다면 꼭 피드백을 해주는 설문요청자가 되어야 하겠다.

가끔은 리서치 전문 기관에서 설문에 응하면 대부분 설문결과를 간단하게 문서로 보내주곤 해서 설문자인 내게도 도움이된 적이 있었다.

하지만, 연구학술목적이어서 결과 모두를 일일히 설문작성자에게 알려주는 것은 힘든 일이라 하더라도 나중에 어떤 어떤 결과가 나왔다고 간단하게 설명하는 이메일을 보내주는 것이 좋지않을까. 그래서 설문자들의 이메일주소는 설문을 받는 용도 뿐만 아니라 피드백의 용도로도 남겨둬야 한다.

선거때 불쑥 집으로 걸려오는 후보자 지지 설문조사와 달리 특정 분야의 블로거나 다수의 블로거들로부터 설문조사를 하려면 최소한 위에 설명한 몇개의 사안은 진지하게 고려해봐야 할 것이다.

간단한 설문조사에 무슨 진지한 고려가 필요하냐고 반문할 사람이 있을지도 모르겠지만, 설문에도 설문 응답자가 제대로 응하게끔 하는 기술이 필요하다. 설문자에게 설문으로 보일지 스팸으로 보일지는 어쩌면 아주 작은 차이에서 출발할 수도 있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Posted by 까칠한 킬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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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channy.creation.net BlogIcon channy 2008.06.05 15:2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그래서 저는 지금까지 어떠한 설문에도 응한 적이 없습니다 ㅎㅎ

  2. Favicon of http://blog.magicboy.net BlogIcon Magicboy 2008.06.06 09:3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뭔가를 바라고 하는건 아니지만..그러고 보니 저도.. 뭔가를 준다고 해놓고 받은 적은 한번도 없는것 같군요 ㅎㅎ

  3. Favicon of http://blog.daum.net/miriya BlogIcon miriya 2008.06.07 23:1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요즘들어 자주 방명록에 글이 남겨지고있어 다 무시중입니다.
    뭔가 준다는 사람도 없고, 줘봤자 별 도움 안되는것도 많고..

  4. 엘렉산더 카렐린 2008.06.13 21:5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정말 기본적인 예의만이라도 지켜주면 기분좋게 해줄텐데요, 그죠? ㅜ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