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국내 모바일 단말기사업(휴대폰 개발)은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쌍두마차가 끌고 가고 있다. 삼성전자는 구미를 중심(하지만 무게 중심이 수원쪽으로 많이 넘어가고 있다)으로, LG전자는 서울 금천구(가산동)를 중심으로 활동하고 있다.

특히 대구 경북 지역은 행정적인 구분만 있을뿐 생활권이 같은 정서적으로 하나의 지역이나 다름없다. 굳이 따지자면 삼성전자 정보통신사업부가 구미(경북)에 위치해 있고, 협력업체들이 구미와 인근 대구에 위치해 있다는 정도의 차이는 있다.

그러나 정작 두 지방자치단체의 모바일산업의 육성 방식에 대해서는 협력보다는 경쟁체제로 움직이고 있는 것이 큰 문제점이다.

매일신문 : 대구경북 '모바일 相生' 말뿐

보도의 핵심은 이렇다.

대구와 경북 두 지자체 모두 삼성전자를 중심으로 모바일산업 육성을 차세대 산업으로 지원하고 있으며, 향후도 지원을 계획하고 있다. 하지만, 이들 두 지자체의 지원의지는 비슷하지만 협력은 되지않고 있다는 것이 큰 문제점이다.

기능이 비슷한 시설과 지원 등이 통합 및 상호 협조가 되지않고 각기 따로 추진하여 시너지 효과가 떨어짐은 물론 중복투자의 우려까지 제기되고 있다는 점을 지적한 내용이다.

구미 삼성전자 하나만 바라보는 두 지자체의 지원과 육성책은 충분히 이해는 되지만, 지자체간의 협력이 따로 논다는 사실은 그 취지를 무색하게 만드는 주요 요인이다.

사실상 모바일산업 육성책은 삼성전자를 포함한 협력업체 등 지역 기업 육성을 통해 더 많은 세수확보와 고용창출, 연관산업의 활성화 등 경제적인 이익이 주요 관심사인데, 지역적으로 가깝고 밀접한 두 지자체의 따로 행정은 모바일산업 육성에 절대적으로 불합리하다.

또한, 삼성전자의 생산기지 이전 및 축소 움직임 등은 대구 경북지역에는 암울한 기운을 형성하고 있다. 이런 마당에 두 지자체의 협력을 이끌어내도 모자랄 판인데, 따로 놀고 있다는 것은 걱정이 아닐 수 없다.

2008/03/26 - [기술 & 트렌드] - 삼성전자 베트남공장과 대구경북 모바일 산업의 위기

삼성전자라는 대기업 하나에 모바일산업의 운명을 거는 것도 대구 경북 두 지자체의 한계로 지적된다. 생산기지 축소나 이전 등에는 대책이 없는 것인데, 그저 그대로 남아 있기만 기대하는 것이 대책의 전부이기 때문이다.

모바일산업을 제대로 육성시키기 위해서는 여러가지 방법이 있지만, 자연스런 산업 생태계를 만드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인력, R&D, 생산 시설, 마케팅 등은 서로 잘 맞물려 유기적으로 움직여야 비로소 완벽한 산업 생태계 싸이클이 완성된다.

현재, 대구 경북 모바일산업의 주축인 대기업은 (협력업체)인력과 R&D는 충분하지만, 생산시설(제조)과 마케팅은 지역을 벗어나거나 전력을 바꾸려는 경향을 강하게 보이고 있다.

이런 이유로 이미 몇년전부터 지역의 삼성전자 협력업체들은 업종전환 노력을 기울이고 있었으며, 일부는 성공적이고 다수는 업종전환이나 고객 다변화에 실패를 하고 문을 닫고 있다.

사실상 모바일산업을 이끌 주역들이 사라지고 있는 셈이다. 이러다가는 생태계 형성은 고사하고 모바일산업이 지역의 대표중심산업이라는 주장도 접어야할 지경까지 이르렀다.

대구시는 협력업체와 인력공급(경북대학교, 계명대학교 등)에서 장점을 가지고 있고, 경북 역시 경산지역의 인력(대구대학교, 영남대학교 등의 대학들) Pool과 구미 지역의 협력업체에 기대를 걸고 있는 상황인데, 이들은 대부분 삼성전자 협력으로 살아가고 있다.

두 지자체의 엇박자는 한편으로 수도권의 모바일산업 주도권을 스스로 반납하는 꼴로 바뀌고 있다. 신문에도 내용이 있지만, 지자체의 삼성전자 중심의 기업지원은 결국 대기업과 협력관계가 없는 모바일산업 업체들을 밖으로 내모는 격이 되었다.

현재의 모바일산업 구도는 두 대기업의 주도하에 협력업체들이 함께 이끌어 가는 형태로 진행되고 있지만, 글로벌 시장에서의 저가공세 압력과 단말기개발 속도 및 협력체제 등의 문제로 단일화하려는 경향이 강해지고 있다.

대기업 입장에서는 수도권이냐 영남이냐 라는 개념으로 접근하기 시작하고, 또한 협력업체의 수나 인력운용 등에서 유리한 수도권으로의 단일화가 자주 언급이 된다는 점은 대구 경북 두 지자체가 명심해야할 사안이다.

만일 그렇게 된다면 대구 경북의 모바일산업은 허울뿐인 구호만 남게된다. 예상되는 손실만도 엄청날 것은 불보듯 뻔한 이야기다.

하지만, 두 지자체의 행적적인 지원통일만이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유일한 해결책은 아니다.

우선은 특정 대기업에 100% 의존적인 산업구조를 개편할 안들을 만들어야 한다. 모바일 관련 해외 기업 유치와 신규 사업 개발 및 지원, 각종 세재 혜택, 흩어져 있는 외지 모바일산업 기업 유치 등의 노력이 필수적이다.

또한 지역 협력업체 역시 새로운 제품 개발 및 판로 개척 등 대기업 의존성을 탈피하지 않으면 아무리 좋은 환경을 구축해 주어도 살아남기가 힘들다. 끊임없는 연구개발과 마케팅이 필요한 이유이다.

나도 현재 지역 모바일산업 기업체에 근무하고 있지만, 두 지자체의 엇박자와 도움안되는 지원과 미래 청사진 부재 등은 안타깝게 생각된다.

하나의 기업이 한 도시를 먹여살린다는 것은 세계 여러 곳에서 확인할 수 있는 시대이다. 지역의 대표산업이 있는 도시와 그렇지 못한 도시의 미래는 확연히 다르다.

대구와 경북이 모바일산업 육성의지를 계속 표명해온만큼 지역적으로나 정서적으로 동일한 권역인 두 지자체의 공동 육성 지원책이 절실하다.

대구지역 업체는 경북에서 나오는 프로젝트를 하기 힘들고, 반대로도 그러하니 이미 이런 문제부터 해결해야 지역의 미래가 보일 것이다.

힘을 합쳐도 모자란 일은 정말 많다. 하물며, 협력이 아닌 경쟁관계가 된다면 공동의 목표는 오히려 더 멀어질 수 있다. 대구와 경북 두 지자체는 뭐가 상생인지를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