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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하게도 2006년부터 1년에 한번씩 코리아닷컴(korea.com)과 관련해 포스팅을 하나씩 올리게 되었다. 잊혀질만하면 뭔가 자꾸 생각이 난다. 올해도 처음이자 마지막이 될 코리아닷컴 이야기다.
2006/07/18 - [기술 & 트렌드] - 흰색바탕에 검은색 글자가 최고라는 사실을 알게한 Korea.com
2007/05/01 - [기술 & 트렌드] - 잊혀져 가는 코리아닷컴(korea.com)
오지랖넓게 남의 서비스에 감놔라 대추놔라 하는 것이 옳은 행동인지는 생각해볼 일이지만, 그저 한때 열렬히 사용했던(지금은 거의 찾지않는) 사용자로서 한마디 하고 싶다.
사실 지금 네티즌들에게 코리아닷컴(korea.com)은 포털로 불려지지 않는다. 그나마 korea.com이라는 메일주소 때문에 찾는 이가 있어서 존재는 인지되고 있는지 모르겠지만, 지금은 포털이라고 명함내밀 서비스는 아니다.
지난주 메인페이지 개편이 있었다고 한다. (응?) 북경 올림픽이 거의 막바지로 접어들때였다.
우선 메인페이지가 산뜻하지 않아서 유감이다. 뭐... 무지개 사이트 이후로 더이상 디자인 가지고 시비를 걸고 싶은 생각은 없다. 그때 충격이 워낙 강해서 말이다.
그냥 오늘은 코리아닷컴의 정체성에 대해 잠시 이야기하고 싶다.
몰락한 포털이 대성그룹으로 인수되면서 잠시나마 희망을 걸었던 사람 중의 하나였던 나는 지난 2년간 코리아닷컴의 운영을 잠시 잠시 지켜보면서 역시나 철학이 없는 서비스로 계속 전락하고 있구나라고 생각했다.
늘 이야기하는 것이지만, 현재 서비스는 korea.com이라는 도메인 가치의 1/10도 못하는 서비스다.
왜 종합포털을 계속 고집하는가?
한국의 포털중심 IT 서비스 시장은 이미 공고하게 판이 짜여져 있다. 네이버와 다음, 야후코리아(작년까진 네이트가 강력하게 3위 자리를 지키는듯 했지만, 야후코리아가 선전하고 있다)의 3개 포털과 네이트까지 포함한다면 4개의 포털이 시장을 장악한 상태다. 순위바꿈은 이들 사이에 발생할 수 있어도 적어도 다른 서비스는 4위권에 끼기도 힘든 상황에 와 있다.
1,2,3위는 이미 포털 자체적으로 수익을 만들어서 포털로서 자리는 제대로 잡았다. 네이트와 파란은 모회사의 자금력이라도 있지만, 그 뒤로 드림위즈는 자금력이 부족한 회사고, 코리아닷컴은 포털도 아니고 대성그룹의 계열서비스도 아닌 어정쩡한 상황에 있다.
네이트와 KTH 파란은 그나마 국내 유수 통신기업이기에 포털을 고집하는 이유가 설명이 된다. 그러나, 드림위즈와 코리아닷컴이 아직까지 종합포털을 지향하는 이유가 당최 이해가 가지 않는 부문이다.
드림위즈야 그나마 매니아를 위한 포털이라는 위안에 KT와의 보이지 않는 뭔가가 있다는 소문이라도 있지만, 대체 코리아닷컴은 뭘 하겠다는 것인지 모르겠다.
대성그룹이 코리아닷컴을 인수했을 때, 나름대로 이유가 있었다. 언론을 통해 밝혀진 것만 본다면 콘텐츠 사업을 기치로 내걸고 험악한(?) 한국포털시장에 출사표를 던졌다. 하지만, 지금 그 약속은 어떻게 되었나?
대성그룹은 잘 알려진대로 신재생 에너지를 중심으로 한 그룹이다. 김영훈 회장이 신재생 에너지 분야의 전도사로 활동하고 있다는 사실은 그룹 홈페이지나 언론보도를 통해 금방 알 수 있다.
대성그룹에 대해 알고 싶다면 다음 두개의 뉴스가 유용할 것이다.
프라임경제 : 대성① 장남, 그룹이름 포기후 형제간 갈등 진정
프라임경제 : 대성② 형제간 불협화음 딛고 독자경영
위 그림은 코리아닷컴의 전체메뉴를 펼쳐놓은 것이다.
웃대(웃긴대학)와 제휴나 UCC를 배치한다고 콘텐츠 전문 포털이 되는 것은 아니다. 이슈에 대종상과 연계한다고 콘텐츠 서비스가 제대로 운영되고 있다고 볼 수도 없다.
코리아닷컴은 한마디로 자기 색깔이 없는 포털 흉내내기 서비스다.
코리아닷컴이 해를 넘기면서도 포털의 끈을 놓지않으려는 노력이 애처로워보인다. 이미 한국포털시장은 코리아닷컴이 끼어들 여지가 없는 시장이다.
콘텐츠를 가지고 사업하려면 제대로 하라.
콘텐츠를 주무기로한 포털을 운영하겠다면, 나머지는 버리는 것이 어떨까? 메일, 커뮤니티, 뉴스, 쇼핑, 금융 정보 등 쓸데없는 군더더기를 모두 버리고 오로지 콘텐츠에만 목매다는 것은 어떨까?
현재 코리아닷컴의 메인페이지에 강조되는 것은 바뀌지 않는 배너광고 몇개와 쇼핑몰 상품 사진만이 강조되고 있다. 메타검색으로 네이버, 다음, 야후, 파란 등의 외부 포털의 검색결과를 자체검색결과와 함께 보여주고 있다.
뉴스는 평범하다 못해 소규모로 운영하는 사이트들과 별반 다를바 없다. 사이트의 트래픽이 적다보니 뉴스서비스도 별반 도움이 안된다. 다른 포털과 달리 코리아닷컴으로 와서 뉴스를 볼 이유가 뭐 있냐는 말이다. 뉴스공급으로 지출되는 돈도 만만치 않을텐데 왜 그런데 돈을 쓸까?
영어, 일어, 중국어의 다국어 포털로 키워나간다던 계획은 사라지고 슬그머니 영문만 남았다. 포털서비스의 정체성이 혼란을 겪고 있는 단적인 예라고 할 수 있겠다. 초기에 다국어 서비스를 표방한 것도 한국을 알리는 포털에서 출발한 것인데, 지금은 이것도 저것도 아닌 어정쩡한 서비스가 되어 버렸다.
'포털 like' 서비스는 코리아닷컴이 버려야할 가장 큰 숙제이자 그들의 미련이 고스란히 남아있는 고정관념이다. 아무도 코리아닷컴을 포털로 바라보지 않는다. 몇몇 이메일 사용자 외에는 말이다.
작년에도 언급한바 있지만, 차라리 한국을 대표하는 여행포털을 구축하는 것이 어떨까? 콘텐츠 사업에 올인한다면 영화나 온라인 콘텐츠만을 위한, 코리아닷컴에서만 볼 수 있는 콘텐츠 포털을 만드는 것이 어떨까?
콘텐츠도 여러가지가 있지만, 포털과 콘텐츠의 만남은 온라인 콘텐츠 쪽으로 치중해야할 것이다. 특히 내가 보기엔 문화와 여행 등의 한국적인 콘텐츠를 내세우는 것이 차라리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다.
여전히 korea.com 이라는 도메인은 가치가 있다. 그 가치를 제대로 인정받고 독자생존을 하려면, '대성그룹의 코리아닷컴'을 벗어나야 살 길이 보인다.
이런 생각도 아니라면 차라리 포털이 아닌 대성그룹의 이름으로 서비스를 하는 것이 네티즌들이나 코리아닷컴을 찾는 사람들에게 명확할 것이다.
코리아닷컴의 서비스를 제대로 이끌고 갈 수장도 문제가 있는 듯하다. 얼마전엔 코리아닷컴 서비스 기획을 담당할 임원을 찾고 있다는 소문을 들은 적 있다. 하지만, 몰락하고 인지도 낮은 포털서비스의 서비스 기획을 담당할 임원은 잘 나타나지 않았다는 후문이다.
이름만 요란할뿐 서비스에 대한 철학이 이미 그룹의 회장의 아이디어에 올인한 회사에 임원으로 참여하여 뒷감당을 하기는 누구도 싫었을 것이다. 업계에서 밀려서 갈 곳이 없는 경력자라면 몰라도 승산없는 곳에 승부를 걸 사람은 없을 것이다.
무지개색상이 다양한 뜻을 가진 스펙트럼이라는 이유로 요상한 첫페이지를 만들때부터 알아봤다. 별반 관심없는 첫화면 개편을 보도자료를 통해 먼저 접할 수 있을 때는 이미 늦은 것이다.
대대적인 변신을 시도하지 않으면 코리아닷컴은 지금보다 더 기억속에서 빨리 지워질 것이다. 시도조차 없다는 것은 이미 죽은 것이나 마찬가지일 것이다.
근데 왜 코리아닷컴은 '행복포털'이라는 슬로건을 내세우는지 궁금하다. 코리아닷컴을 방문하면 무슨 '행복할' 건더기라도 있는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