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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월 1일부터 독일내에서 DVB-H 상용화 방송이 시작되었다. 독일은 2006년 6월 유럽에서 최초로 T-DMB 방송 송출을 시작했고, 올 4월에 수익성과 여러가지 문제로 인해 사업을 중단하고 유럽의 모바일 TV 표준인 DVB-H 방송으로 전환하여 모바일 TV사업을 다시 시작했다.
 
T-DMB 방송사업자였던 MFD(Mobilen Fernsehen Deutschland)는 이미 작년에 DVB-H 라이선스를 확보하고 있었다. T-DMB 사업은 성공여부에 따라 접을 수도 있다는 것을 의미하고 있었다.

그리고 MFD는 Neva Media와 합작사인 Mobile 3.0을 설립하고, Mobile 3.0은 독일의 임시 전국 DVB-H 라이선스를 획득했다. MFD는 이 회사의 지분 55.5%를 가지고 있었다.

그리고 지난 6월 1일 Mobile 3.0 독자적으로 독일의 대도시를 중심으로 DVB-H 전파를 송출했고, 공영방송인 ARD와 ZDF를 비롯하여 9개의 비디오 채널과 3개의 라디오 채널로 서비스를 시작했었다.

2008/09/19 - [기술 & 트렌드] - 유럽의 T-DMB, 독일은 서비스 중단, 노르웨이는 서비스 예정

그러나, Mobile 3.0이 DVB-H 서비스는 방송송출 5개월만인 10월 말에 방송을 중단할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받은 DVB-H 라이선스는 다시 회수될 것이라는 독일 Bild 지의 기사가 나왔다.

중단이유는 지난 9월 1일부터 시행된 'Rundfunkstaatsvertrag(국가 방송 프레임 전략)'라는 것때문인데, 대도시(state) 위주의 방송정책을 허용해주던 것에서 독일정부차원에서 모바일 TV의 새로운 프레임을 짜고 운영하기 위한 것으로 바뀌었기 때문이다.

독일정부는 회수된 DVB-H 라이선스를 다시 다른 전국사업자에게 넘길 계획을 하고 있다. 넘기는 시기와 방법 등의 문제는 공개되지 않았으며, 다만 DVB-H 방송은 계속될것이라고만 밝혔다.

외형적으로는 국가의 방송 운영 전략의 변화이지만, 실제로는 다른 이유가 있는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독일내 이동통신회사인 T-Mobile, Vodafone, O2 등 이동통신사업자들이 DVB-H 라이선스 획득에 실패하자 지상파 무료 방송인 DVB-T 서비스(가능한 휴대폰 판매)를 제공하면서 문제가 불거진 것으로 보고 있다. Mobile 3.0 서비스는 월 5~10유로의 요금을 받을 예정이었다. DVB-H와 DVB-T는 무료와 유료의 대결이며, 무료인 DVB-T는 주수요층인 휴대폰 사용자들에게 이동통신사들의 접근이 유효했기 때문이다.

현재로서는 독일 DVB-H의 사업은 실패했다고 보여진다.

문제는 독일의 사례가 전유럽으로 퍼질 수 있다는 것이다. 모바일 TV 상용화 방송은 한국와 일본이 세계적으로 빠르게 시도했고, 비교적 성공적이라고 보고 있다.

그 이유는 무료를 기반으로 국가적인 지원이 뒷받침되었고, 방송사들이 당장의 수익보다 추후 사용자 확대에 따른 비즈니스를 염두에 두었기 때문이다.

물론 좋은 평가만 받는 것은 아니다. 생각만큼 빠르게 성장하지 못하는 광고 영역과 기술적 장점에도 불구하고 사업화하는데 어려움이 많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의 예를 보더라도 TU의 유료 위성 DMB사업은 지지부진하다. SKT의 든든한 후원에도 불구하고, 유료가입자는 크게 늘지 않고 있다. 무료인 T-DMB가 있기도 하고, 아직까지 모바일 TV의 필요성이 크게 부각되지 않아서이다.

일본 역시 ISDB-T를 이용한 무료 모바일 TV를 앞세워 방송관련 사업들이 번창하고 있으며, 브라질을 비롯하여 남미로 기술수출에 주력하고 있다. 방송 외적으로 기술수출을 염두에 두고 전략을 펼치고 있는 셈이다.

Mobile 3.0의 DVB-H 라이선스 반납은 유럽내의 다른 나라에 좋은 본보기가 될 것이다. 또한 모바일 TV 시장을 낙관하던 주장이 힘을 잃게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DVB-H 유료 서비스는 이탈리아를 많이 언급하는데, 이탈리아 역시 그렇게 성공적으로 사업을 벌이고 있다고 보는 시각은 많지 않다.

유럽지역에서 모바일 TV가 급격하게 성장하지 못하는 이유는 유럽인 특성상 기술친화적이지 못하고 상대적으로 보수적이며, 무엇보다 DVB-T라는 무료 지상파 디지털방송이 있기 때문이다.

최근들어 유럽에서는 DVB-H보다 DVB-T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보편화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급격하게 DVB-T를 지원하는 차량용 또는 핸드핼드용으로 기기들이 보급되고 있다.

하지만, DVB-H같은 모바일 TV의 장점은 DVB-T같은 단순한 디지털 방송(Broadcasting)보다는 양방향 커뮤니케이션(Interactive Broadcasting)이 된다는 것에 있다. 아직 비용이 많이 드는 시설구축과 기술구현 및 단말기 보급이 문제일뿐 일방적인 전파를 수신하는 TV와는 차원이 다른 기술이 바로 모바일 TV이다.

독일 DVB-H 사업의 삐걱거림은 T-DMB의 기회일 수 있다. 유럽은 영국을 비롯하여 디지털 라디오(DAB, T-DMB의 원천기술)가 발달된 지역이며, T-DMB는 DAB에서 출발한 기술이다.

즉, 기존 DAB 시설을 이용하여 모바일 TV방송을 할 수 있다는 큰 장점이 있다. 이런 이유로 네덜란드, 노르웨이 등이 적극적이며, EU국가인 프랑스도 DAB와 T-DMB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한편 DVB-H의 원천기술 보유기업인 Nokia는 모바일 TV에 대해 무덤덤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DVB-H 보다는 휴대폰 전쟁으로 모바일 TV에 신경쓸 겨를이 없어 보인다.

우리 정부는 이럴때 T-DMB 기술보급에 주력해야할 것이다. 독일 Mobile 3.0의 DVB-H 라이선스 반납은 우리에게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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