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대한적십자사(http://www.redcross.or.kr)은 매년 초에 일정기간동안 '적십자회비'를 모으고 있다. 올해는 1월 20일부터 2월 28일까지 모금하고 있다. 그러나 모금기간이 끝나도 언제든 납부할 수 있다. (이 말을 잘 기억해 두어야 한다.)
적십자 후원회원을 비롯하여 국민기초생활수급자, 만20세 미만 및 만70세 이상 세대주, 장애인 세대주, 국군회비 납부자를 제외한 대한민국에 거주하는 모든 세대주와 개인사업자 및 법인과 단체를 대상으로 모으고 있다.
아마도 각 가정마다 지로용지를 받아 보았을 것이다. 개인사업자라면 사업지로 같은 용지가 날아왔을 것이다. 세대주의 경우 주택 소유 여부에 따라 6천원과 1만원, 개인사업자는 2만원 이상을 법인사업자는 주민세 기준에 따라 모금하고 있다.
법적인 근거는 대한적십자사조직법에 의거하여 모금하는 합법적인 적십자사의 활동 중의 하나이다.
준조세의 성격이 강하다는 것 때문에 한 해에 거두어지는 모금액은 대상자의 50%가 되지 않는다. 적십자회비는 세금이 아닌 성금이다. 따라서 강제성이 없다. 약간은 자발적이지 못한 모금방법에 동참한 국민들의 성금이다.
여기서 잠시 회비와 성금이라는 단어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자.
회비라는 것은 모임(會)의 구성원으로부터 걷는 돈이다. 즉, 적십자회비라 함은 적십자회원이 내는 돈이다. 적십자회원은 자신의 의사에 의해 자발적으로 가입할 수 있다.
대한적십자사조직법 제6조에 보면 회원에 대해 규정하고 있는데, 대한민국에 거주하는 자는 회원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대한민국에 거주하는 모든 자는 회원이다'가 아니라 '회원이 될 수 있다'이다. 즉, 가입에 의해 회원이 되며, 회원은 구성원의 자격을 유지하기 위해서 회비를 내야한다.
다음은 성금에 대한 정의를 알아보자.
성금은 우리가 쉽게 이해하듯이 내고 싶으면 내는 자발적인 모금의 방법이다. 물론 지금은 시절이 많이 바뀌어 진정한 성금을 모금하고 있지만, 전재산 29만원뿐이라고 주장하는 분이 대통령으로 재직 중에는 성금의 이름으로 세금을 거둔 적도 있었다.
물론 지금도 초중고등학교에서는 성금이라는 탈을 씌우고 강제모금을 하고 있긴 하다. 학생자녀를 둔 학부모들은 알 것이다. 그것이 왜 성금이 아니라 강제모금인지.
분명 회비와 성금은 성격이 다르다. 회비는 강제성이 있다고 보면 되고 성금은 자발적인 것이다. 그러나 현재의 적십자회비는 이름은 회비이며, 성격은 자발적인 성금 모금이다.
그런데 지로용지에 보면 위와 같이 적혀있다.
* 연중 납부가 가능하다.
그런데 왜 기간을 명시하여 마치 기간내에 꼭 내야하는 것처럼 하는 것일까? 납부율을 높이기 위한 하나의 제한사항으로밖에 이해되지 않는다. 지로에는 모금기간이라고 명시되어 있다. 지로 외에도 무통장입금, 전화 납부, 휴대폰 납부, 인터넷 납부 등 다른 방법으로 납부가 가능하다.
* 자율의사에 의한 성금이다.
가장 중요한 사실이다. 이 사실을 반드시 명심해야 한다. 적십자회비는 자율적으로 납부하는 성금이지 세금이 아니다. 안내면 불이익을 당하는 것이 없다.
* 미납자를 대상으로 수차례 고지한다.
미납자라는 표현이 과연 자발적 성금이라는 말과 어울릴 수 있는지 묻고 싶다. 성금에 있어서 미납자라는 표현은 성금을 내지 않겠다는 직간접적인 의사를 밝힌 사람을 말한다. 그런 사람에게 수차례 고지를 한다. 아마 많은 분들은 알 것이다. 지로 고지서는 연초에만 받는 것이 아니다. 성금을 안내면 최소한 한번은 더 받는다. 왜냐면 미납자이기 때문에!
대한적십자사에서 모금하고 있는 적십자회비(혹은 적십자성금)은 좋은 일에 사용된다. 특히 구호활동과 인도주의 활동 등 어렵고 힘든 사람들을 위해 사용되며 무엇보다 투명하게 운영되기 때문이다.(투명하게 운영된다고 믿고싶다.)
간혹 어떤 근거로 개인정보를 이용하여 성금모금 지로용지를 보내는지 항의하는 분들이 있는데, 이는 대한적십자사 조직법 제8조에 근거하여 국가와 지자체에 자료요청 협조에 의해 가능하다.
이런 훌륭한 기능에도 불구하고 매년 이맘때가 되면 적십자회비에 대한 저항이 심심치 않게 나타난다. 대부분 문제점은 금액의 많고 적음에 대한 것들이 아니다. 대부분 모금방법에 대한 것들이다.
통반장을 통한 모금독려는 아직도 존재한다는 이야기를 심심치 않게 듣는다. 나도 2007년까지는 통반장들이 독려하는 것을 직접 겪었다. 성금이지만 자발적이지 않은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아직도 개선이 안된 지역들이 있다고 한다.
그럴 수 밖에 없는 것이 지역본부에 할당된 성금액 때문에 애꿎은 통반장들이 나설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한다. 하지만, 그런 방식은 민주적이지 못하다. 그럴바에야 차라리 성금이라는 말을 사용하지 말고 준조세로 받아내는 것이 낫다. 물론 저항이 크겠지만.
용어 역시 적십자회비가 아닌 적십자성금으로 바꾸어야 한다. 회원이 아닌 사람에게 회비를 거둔다는 것은 말이 안된다. 분명 성금이기 때문에 적십자성금으로 명칭을 바꾸어야 한다. 지금도 공식명칭은 '적십자회비'로 되어 있다.
또한 납부방법도 개선이 필요하다. 좀 더 효과적인 방법을 연구해야 한다. 예를들면, 연말정산시 성금을 납부할지를 결정하는 옵션을 둔다든지(물론 성금은 소득공제도 된다), 주민세, 재산세, 자동차세 등 각종 세금 납부시 부가적으로 성금납부에 대한 의사를 밝히게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일 것이다. 지로용지 발급도 줄여 예산을 줄일 수도 있을 것이다.
이런식으로 조세청구시에 성금 모금에 참여할 것인지 의사를 물어보면 좀 더 효과적으로 모금이 되지 않을까 싶다. 특히 연말정산 같은 경우는 효과적인 모금방법이 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반드시 자율적으로 의사를 밝히는 경우에만 모금이 가능하도록 해야할 것이다.
난 이 포스팅을 통해 '적십자회비' 또는 '적십자성금'에 대한 반대를 주장하는 것이 아니다. 좀 더 명확하게 하고 자발적인 성금문화를 만들기 위해 이의와 개선안을 제기하는 것이다.
나는 대상자가 되면서 매년 납부를 했다. 초기에는 지로도 없었고 통반장이 직접 거두고 다녔지만, 현재는 지로를 통해 받고 있고, 사업내역도 밝히는 등 점점 나아지고 있다. 하지만, 아직도 문제점은 여전히 남아 있다.
좋은 취지를 살려 꼭 필요한 성금이 될 수 있도록 대한적십자사의 노력이 더 필요하다. 적십자사 홈페이지에 제의할 바에야 접수도 되지않을 것으로 생각되어(사실 그 정도의 신뢰가 적십사자에 대한 현재 인식수준이다) 블로그를 통해 전하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