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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최대의 C2C 사이트인 Craigslist(크레이그스리스트)가 매춘알선광고 게재 혐의로 일리노이주의 쿡 카운티의 보안관실로부터 고소당했다. 이 지역 치안 책임자인 Tom Dart가 대표로 소송을 제기했다.

Craigslist는 미국인들이 즐겨찼는 개인대 개인 거래 중계 알선 사이트로 우리나라로 치면 벼룩시장 같은 서비스이다. 주로 텍스트 위주로 간단하게 꾸며져 있어서 스마트폰 이용자들이 즐겨찾는 사이트 1위에 오르기도 했다.

2008/06/02 - [기술 & 트렌드] - 미국 스마트폰 사용자가 가장 많이 찾는 사이트는 Craigslist

미국에서 생활한 유학생들에게 물어보면 Craigslist의 존재는 대단하다. 물물 교환이나 중고품을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도록 개인사이에 중계를 해주는 이 서비스의 인기는 대단히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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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나는 이 사이트의 services 섹션에 'erotic'이 있다는 것을 처음 알았다. 이미 단어에서 알 수 있듯이 이 서비스가 범상치않은 것은 분명해 보인다. Craigslist가 왜 이런 서비스를 걸어두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이를 사이트에서 당당하게 이용하는 소비자들이 있다는 것도 놀랍다. 서비스의 부당함을 알았다면 소비자들로부터 항의를 받았을 것이고 여러 경로로 지탄을 받았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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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한눈에 쳐다봐도 이건 매춘광고나 다름없다. 1대1 만남을 주선하는 것처럼 볼 수도 있겠지만, 정보 제공자들이 올려놓는 수준은 매춘광고에 가깝다.

만일 우리나라에서 이런 온라인 광고가 올라왔더라면 바로 경찰 또는 검찰의 수사를 받았을 것이며, 수많은 신고가 접수되었을 것이다. 물론, 저렇게 대놓고 광고를 하지 않고 스팸메일이나 댓글 스팸 등으로 홍보를 하는 것은 넘쳐나고 있다.

미국인들이 스마트폰으로 가장 즐겨찾는 사이트 1위이며 미국에서 8번째로 트래픽이 몰리는 유명 웹사이트의 정식 서비스 메뉴에 erotic services가 자리잡고 있다는 것 자체가 놀라운 일이 아닐 수 없다.

Tom Dart는 시카고 연방법원에 소송을 제기하면서 Craigslist가 erotic services 섹션을 제거해 줄 것과 더불어 10만달러(약 1억 5천만원)의 배상금을 요구했다. Craigslist와 관련된 매춘 범죄 조사에 사용한 경비를 배상하라는 요구이다. Craigslist는 미국 최대의 매춘 알선 소스라고 강력히 비난을 퍼부었다.

또한 그는 Craigslist가 이 서비스를 포기하지 않는 것은 그들 수입의 큰 부분이 이 서비스를 통해 벌어들이기 때문이라며, Craigslist측을 압박했다. Tom Dart의 주장에 따르면 Craigslist는 연간 약 8천만 달러의 매출이 발생한다고 전한다. (언론에 따르면 연간 1억 달러 정도의 매출을 일으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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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aigslist.org 시카고 메인화면)

erotic services 섹션과 관련된 소송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작년 3월에도 코네티컷주의 한 변호사로부터도 매춘알선 혐의로 고소를 당했었다. 그뒤 작년 11월에 Craigslist는 해당 섹션의 정보 제공자들의 전화번호와 신용카드 정보를 정확하게 올리도록 하여 만일 문제가 되면 수사에 협조할 수 있도록 조치를 취하도록 서비스를 변경하는 것으로 면피했었다.

Craigslist가 이런 서비스를 합법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이유는 1996에 제정된 '통신예절법(Communications Decency Act)'의 보호를 받기 때문이다. 문제가 있는 정보를 올리는 정보 제공자와 그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자의 책임에 대한 규정 항목이 있는데, 전적으로 정보 제공자의 책임이지 사업자에게는 책임이 없다는 규정때문이다.

이렇게 본다면 Craigslist의 erotic services 섹션에 올라오는 정보(매춘 광고)의 책임은 그 정보(광고)를 올리는 사람의 몫이지 Craigslist의 잘못이 아니라는 결론이 나기 때문이다.

아직 소송건에 대한 Craigslist의 공식적인 반응은 없다. 이번에도 법의 테두리 안에서 적법한 서비스를 하고 있다는 입장을 밝힐지는 모르겠지만, 누가봐도 erotic services 섹션은 문제가 다분해 보인다.

해당 서비스 섹션은 누구라도 접근이 가능하며, 특히 서비스 안에는 't4m'이라고 해서 'Teen for Man'을 의미하는 서비스도 하나의 섹션으로 자리잡고 있어서 청소년 매춘을 조장하는 듯한 느낌도 받는다.

비록 법적인 하자는 없다고 하여도 분명히 도덕적인 책임으로부터는 벗어나지는 못할 것 같다. 메뉴를 erotic services라고 만든 것 자체가 Craigslist에 충분히 책임이 있음을 말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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