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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개인정보에 대해 상당히 민감한 편이다. 아니, 나뿐만 아니라 요즘처럼 개인정보에 민감하지 않을 사람이 있을까?

가끔씩 무료로 제공되는 SMS(단문문자서비스)를 잘 활용하고 있다. 비록 건당 20원 정도밖에 하지 않는 모바일 서비스이지만, 그래도 100건이면 2천원에 해당하는 금액이며, 30건이라도 600원이라는 돈이다. 대부분 다 사용하지 못하고 날려버리긴 하지만 말이다.

오랫만에 KTH의 파란닷컴(paran.com)에 들어가서 SMS를 한건 보내려 했는데, 갑자기 약관 변경 공지가 떴다. 파란닷컴의 경우 작년부터 무료 SMS를 이용하여 가입자 확보에 활용했다. 최대 월 300건까지 주는 파격적인 마케팅이었다. 그 기간이 올 3월까지였는데, 최근 이 프로모션이 연장되었다. paran.com 메일계정만 있어도 30건은 무료 제공된다.

팝업으로 뜬 약관공지가 몇개의 섹션으로 나누어져 있었다. 서비스 변경에 대한 부분과 전화번호의 마케팅 활용 동의, 또 하나는 보험사로 정보를 넘기는데 대한 동의였다.

일반적으로 이런 동의 내용이 나오면 약관변경에 따른 동의는 어쩔 수 없는 부분이다. 무료 30건의 SMS 서비스를 사용하려면 동의해야 하는 부분이어서 동의했다.

그러나 나머지 두개는 동의하지 않았다. 하나는 내 전화번호와 이동통신사 정보를 넘겨주고 파란닷컴과 관계사에 내 전화번호를 이용하여 마케팅에 활용하겠다는 것이었는데 동의하지 않음으로 선택했다.


또 하나. 보험 마케팅활용 동의였는데, 동의하지 않았다. 보험조회를 하려면 본인의 동의와 주민번호가 필수적이다. 추가적으로 연락처 등은 텔레마케팅용이다. 여기에 상세주소, 이메일까지. 한마디로 개인에 대한 모든 정보를 달라는 얘기다.

그러면서 파란닷컴이 주는 혜택은 월 SMS 추가 10건이다. 일단 혜택의 크고 적음을 떠나, 보험과 관련된 개인정보 요청이 대부분 이런식으로 약관 변경이나 서비스 가입시에 이루어진다는 점이다.

전에도 네이트온의 보험광고에 대해 이야기 한 적이 있었다. 뭔가 그럴듯한 선물을 공짜로 주는 듯 하지만, 개인정보제공에 대한 댓가라는 것이다.

2008/01/12 - [기술 & 트렌드] - 무료 식사권에 내 개인정보를 팔아?

분명 이런 보험정보제공에 호의적인 사람도 있을 것이고, 이것이 보험 마케팅의 일환이라는 것은 이해하지만, 늘 그래왔듯이 보험사들의 개인정보 활용이 지나치기 때문에 개인정보 활용동의가 꺼림칙한 것이다.

만일 이런 거래를 게의치 않는다 생각하더라도 반드시 자신이 알고 동의해야 한다.

요즘도 마케팅 전화로 이름을 확인하며 걸려오는 곳들의 대부분은 언젠가 무의식적이거나 나도 모르게 개인정보 활용에 동의한 이유로 받게 되는 전화들이다.
 
대부분의 네티즌들은 서비스 약관동의와 함께 다른 서비스 약관이나 가입 동의에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고 동의하는 경우가 있는데, 그럴 필요없다. 기본 서비스 약관은 동의해야만 서비스 이용이 가능하지만, 부가적인 것들은 동의하지 않아도 서비스에 지장이 없는 경우가 많다.

가입동의에 대한 부분이 나타나면 반드시 필요한 동의 외에는 거부하거나 동의하지 않는 것이 필요하다. 결국 자신의 개인정보는 자신이 지키는 것이다.

인터넷을 이용하면서 ActiveX 형태로 나도 모르게 설치되는 악성코드만이 문제가 아니다. 신뢰를 주는 대기업의 서비스에 슬쩍 끼어있는 개인정보 활용 마케팅 서비스도 주의해야 한다.

개인정보도 알고 제공하는 것과 모르고 제공하는 것은 천지차이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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