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2009년은 인터넷이 처음 만들어진지 40년이 되는 해이다. 1969년 미국에 의해 만들어진 컴퓨터 네트워크가 오늘날 인터넷의 시초가 되었다는 것은 인터넷 역사에서 널리 알려진 상식이다.

인터넷은 두 대의 컴퓨터가 서로 통신할 수 있는 네트워크(Network)에서 출발했다. 두 대의 컴퓨터 연결에서 출발하여 여러 대의 컴퓨터 연결로 이어지면 그것이 바로 컴퓨터 네트워크가 되는 것이다.

두 컴퓨터의 연결이 중요하게 된 것은 냉전시대 때문이었다. 1960년대 미국과 소련(소비에트 연방)은 냉전중이었다. 체제의 우수성을 알리기 위한 여러가지 경쟁이 있었고, 군비경쟁의 일환으로 우주개발도 중요한 경쟁분야였다.

1960년대 소련이 스푸트니크 인공위성을 성공적으로 발사하면서 미국은 비상체제에 돌입했다. 소련의 우주개발에 자극받아 탄생한 것이 바로 아폴로 우주선의 달착륙이라는 역사에 남을 사건이었다.

원래 스푸트니크호를 우주로 보낼 로켓 발사체는 R-7라는 것이었다. R-7은 인류 최초의 대륙간 탄도탄 발사체였다. 대륙간 탄도탄은 핵탄두를 실을 수 있는 장거리 미사일인데, 소련이 미사일 발사 능력만 갖추어도 미국에겐 엄청난 공포의 대상이 되었다. 최근 미국이 북한의 미사일 발사 실험에 촉각을 세우는 이유 역시 이런 (핵무기 탑재) 대량살상무기의 위협 때문이다.

최근 우리나라에서도 나로호 때문에 러시아(구 소련)의 우주선 발사체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는데, 우주로 위성이나 우주선을 쏘아 올리는 기술은 아무나 가지고 있는 기술은 아니다. 그런 발사체 기술 보유국에서 러시아(구 소련)의 위상은 대단한 것이다.

소련의 스푸트니크 프로젝트가 성공을 이루자 미국은 다른 고민을 하게 되었는데, 바로 발사체의 위력을 염려했다. 인공위성 대신 핵탄두만 장착하여 미국본토로 발사하게 된다면 끔찍한 일이 벌어지기 때문이었다.

소련의 미사일 발사체 기술은 전혀 다른 방향에서 영향을 미쳤다. 소련의 인공위성 발사체 때문에 미국에 인터넷이 탄생하게 되었다.

1960년대만 하더라도 컴퓨터는 국방용으로만 사용되었다. 복잡한 수식 계산 등 주로 과학과 연구에 사용되었고, 일반 업무용은 거의 없었다. 방어용 미사일의 탄도 계산이나 레이더 기지 운영 등에만 사용되었다. 그러나 컴퓨터 사이의 연결인 네트워크는 지원되지 않았던 시절이다.

소련의 미사일 공격으로 전국적으로 구축된 레이더 기지 등에 타격을 입으면 더이상의 방어가 힘들다는 것에 착안하여, 컴퓨터를 분산시키고 이를 서로 연결하면 끊기지 않는 컴퓨터망을 구축할 수 있다는 것이 인터넷의 기초가 되었다.

이런 연구가 결국 미국국방망이라는 ARPAnet(아르파넷, Advanced Research Projects Agency Network)을 만들게 되었다. ARPA의 가장 큰 업적중의 하나가 바로 컴퓨터 네트워크의 구축이었다.

소련의 핵공격에 하나의 기지가 파괴되더라도 나머지 기지 사이에 통신을 연결하여 지속적인 공격정보를 탐지하여 방어하는데 있어서 컴퓨터 사이의 네트워크 구축이 중요했다.

이러한 미국 정부의 요구사항을 기반으로 컴퓨터 네트워크 구축 실험이 최초 성공한 것이 1969년 9월 2일이었다. 미국 캘리포니아에 있는 UCLA에서 최초로 두 대의 컴퓨터 사이에 데이터 통신에 성공하게 된다.

비록 의미없는 데이터를 주고 받았지만, 최초의 컴퓨터 통신 성공이라는 역사적인 의의를 갖게 되었다. 통신방법에 기존 회로연결교환방식(Circuit Switching)에서 패킷교환방식(Packet Switching)으로의 전환이 가장 큰 기술적인 변화였다.

그리고 두 달여가 지난 10월 29일, LA에 있는 대학인 UCLA와 Menlo Park에 있던 스탠포드 연구소인 SRI 사이의 원격지 통신에 성공하면서 컴퓨터 네트워크의 역사가 시작되었다.

1973년 미국 ARPANET과 영국, 노르웨이 등 대서양을 횡단하는 컴퓨터 네트워크 연결에 성공하면서 본격적인 국제 컴퓨터 네트워크망으로 성장하게 된다. 1974년 Vint Cerf와 Bob Kahn이 TCP 프로토콜을 개발하기전까지 X.25라는 프로토콜을 이용하여 네트워크 통신을 하였다. 나중에 이는 TCP/IP라는 인터넷의 기본 통신 프로토콜로 발전했다.

이제는 우리 생활에서 뗄 수 없는 가치를 가지게 된 인터넷은 이렇듯 미국과 소련 사이 냉전의 산물이다. 컴퓨터 네트워크의 필요성이 미사일 방어를 위한 목적으로 태어났다는 것은 역사의 아이러니다.

상대를 제압하는 군사적인 목적으로 개발된 기술이 상호 대화를 매개하는 인프라로 바뀌었고, 지금은 오히려 평화적인 목적과 다양한 사회적인 파급효과를 지닌 현대 기술로 발전하였다. 그것이 바로 ARPANET에서 출발한 Internet 이었다. 그리고 올해가 ARPANET이 구축된지 40년이 되는 해이다.

Posted by 까칠한 킬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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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joogunking.tistory.com/ BlogIcon joogunking 2009.08.31 15:0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냉전은 많은 것을 읽게 했지만 많은 것을 얻게 해 주었네요.
    좋은 글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