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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휴대폰 제조 1위 기업인 Nokia가 3분기 13억 6천만 달러(순손실 8억 3천만 달러)의 대규모 적자를 기록했다. 전년도 동기의 16억 3천만 달러의 이익과 극명하게 대비되는 수치다. 매출도 145억 달러로 전년 동기 181억 달러에 비해서도 20% 정도 줄었다.


가장 큰 원인은 휴대폰 사업뿐만 아니라 독일 Siemens와의 무선 네트워크 장비 조인트 벤처인 Nokia Siemens의 실적악화에 있다. 조인트 벤처의 매출이 급감하면서 이 회사의 가치 13억 5천만 달러의 결손처리를 반영하는 바람에 실적이 악화되었다.

Nokia Siemens의 어려움은 최근 저가 공세를 펼치고 있는 중국의 네트워크 장비업체인 Huawei와 ZTE에 의해 타격을 가장 많이 받고 있다. 주요 시장인 유럽과 아시아 지역에서 이들 중국업체들에게 밀리면서 실적이 악화되었다.

수치상으로는 Nokia Siemens의 결손처리에 있지만 매출이 20% 줄었다는 것은 놀라운 일이다. Nokia의 주력인 휴대폰 사업에 문제가 있다는 신호이기 때문이다. 

여전히 휴대폰의 시장 점유율은 38%로 선두를 유지하고 있지만, 지난 2분기에는 스마트폰 점유율이 41%에서 35%로 급격하게 줄어들었다. 가장 큰 원인은 Apple의 iPhone과 RIM의 BlackBerry 등이 선전한 결과다. iPhone에 자극받은 다른 제조사들의 스마트폰 개발 바람도 Nokia의 스마트폰 판매 부진의 원인을 제공했다.

Nokia에 따르면 1년전 단말기 대당 평균 가격이 107 달러였다가 최근에 92 달러로 14% 떨어졌으며, 휴대폰 사업부의 운영이익도 전년 18.6%에서 11.4%로 떨어졌다. 3분기 1억 8천 5백만대로 판매량은 늘었지만 이익은 줄어들고 있어 전반적으로 휴대폰 사업이 악화되고 있다는 신호로 비쳐진다.

유럽을 제외하고 남미와 북미, 아시아, 중동, 아프리카 등 광범위한 지역에서 판매가 줄었다. 이 지역에서의 점유율이 31%에 25%로 줄었다. 특히 스마트폰의 격전지인 미국과 캐나다의 북미지역에서의 판매부진이 Nokia에겐 위험신호로 표시되고 있다.

북미지역은 스마트폰 부문에서 Apple과 RIM, Palm 등에 밀리고 있으며, 피처폰은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선전으로 Nokia가 힘을 전혀 쓰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Nokia 휴대폰의 부진은 전략폰의 부재 영향이 크다고 볼 수 있다. 오랫동안 스마트폰의 왕좌를 거머쥐고 있었으나, 게임의 룰을 바꾼 iPhone의 등장 이후로 점유율이 떨어지기 시작했다. 부랴부랴 Symbian OS도 협력사와 개발자들에게 개방했지만 이미 Apple과 RIM, Palm, Google, Microsoft 등에게 시장의 주도권을 뺐긴 후였다.

Nokia의 스마트폰 라인인 N시리즈와 E시리즈 판매는 2분기보다 50만대 줄어든 1,640만대로 집계되었다. 물량면에서는 여전히 시장을 리드하는 것으로 보이지만 경쟁업체들과의 격차는 급격하게 줄고 있다. Apple의 경우 iPhone 3GS의 판매호조에 힘입어 지난 분기에 750만대 이상이 판매된 것으로 보고 있어 Nokia가 결코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Apple 실적은 19일 발표된다.

전반적으로 휴대폰 시장 감소폭이 예상했던 것보다 줄어들어 그나마 Nokia에겐 위안이 되고 있다. 하지만 이익율이 높은 스마트폰에서의 경쟁력 하락은 Nokia가 가장 먼저 고민해야할 부분이다.

자회사의 결손처리로 실적이 크게 악화된 것으로 났기에 마냥 Nokia의 추락으로만 볼 수 없다. 이번 분기에 예상보다 300만대나 더 판매된 휴대폰 판매량과 Ovi Store 등 앞으로 성장이 예상되는 각종 서비스에 매진하고 있기 때문에 하드웨어 부분 매출 하락을 서비스로 커버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전략 스마트폰 1~2종의 히트가 절실히 필요한 상황이다. 소비자들이 피처폰보다는 스마트폰에서의 다양한서비스를 더 선호하고 있으며, Nokia는 N97 이후 경쟁사들에 비해 주목받는 스마트폰이 없는 실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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