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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월 10일 Google은 느닷없이 초고속인터넷 회선 서비스 실험 계획을 발표했다. 현재 미국에서 제공되고 있는 평균적인 인터넷 회선 속도가 5Mbps에 머무르고 있는데, Google은 일반적인 DSL 회선속도(10Mbps)의 100배가 넘는 최대 1Gbps까지 제공할 것이라는 발표를 했다.

Google은 이 발표에서 올해 안으로 5만에서 50만 가입자를 수용할 수 있는 초고속인터넷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고 목표를 내놨다. 1Gbps로 제공하기 위해서는 현재 구리로 된 전화망이 아닌 광섬유를 통한 광통신으로 제공되어야 한다.



Google은 프로젝트를 성공시키기 위해 3월 26일(금)까지 광통신기반의 초고속인터넷 서비스를 시범서비스로 제공받기를 희망하는 지역공동체 신청자들의 접수를 받았다. 접수결과 개인 194,000명을 포함하여 약 1,100여개의 지역공동체(도시) 신청이 접수되었다. 

Google은 신청접수된 지역의 준비 상황과 여건, 컨설팅 등을 통해 심사를 하고 연말쯤에 최종 시범지역 커뮤니티를 결정할 것이라고 한다. 한 지역이 될지 복수개의 지역이 될지는 정확하지 않지만, 여건상 많은 지역을 시범지역으로 지정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시범서비스 지역을 공개모집하자 미국 여러 도시에서는 뜨거운 반응들이 나왔다. 대부분 자기 지역에 Google Fiber 서비스를 유치하기 위한 다양한 의지를 알리는데 주력했다.

지역공동체 지원 현황을 지도로 표시한 그림 (출처 : Google)


토페카시(City)는 임시로 한달동안 도시 이름을 Google City로 바꾸었고, 둘루스 시장(Mayor)의 경우 추운 겨울에 호수로 뛰어들어 서비스 지역선정을 염원하는 열정을 YouTube 비디오로 공개하기도 했다. 사라토사 시장은 상어가 들어있는 탱크에서 수영을 하는 등 Google의 관심을 끌기 위한 지역들의 노력은 화제가 되기도 했다.

그런데 왜 Google은 갑자기 1Gbps 초고속인터넷에 대해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일까? Google의 네트워크 사업으로의 진출 신호탄이라고 보는 관측도 있지만 그런 단순한 의미 부여로는 설명이 어렵다. 물리적인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관리하며, 이를 소비자에게 판매하는 일은 Google 같은 서비스 사업자가 제공하기에는 어울리지 않기 때문이다.

Google은 이 사업을 발표하는 블로그에도 글을 남겼지만, 지금보다 훨씬 빠른 네트워크위에서 제공할 다양한 서비스의 개발에 관심이 있는 것 같다.

http://googleblog.blogspot.com/2010/02/think-big-with-gig-our-experimental.html

현재 DSL 라인의 속도에서는 제공되지 못하거나 불안한 서비스의 등장과 실험에 Google이 나설 것이라는 점이다. 그 예로 든 것은 원격 진료(헬스케어), 고화질 영화 전송, 3D를 활용하는 원격 강의 등이었다.

미국정부가 경기부양책으로 국가적인 초고속망 구축 등의 거대한 뉴딜사업을 진행중에 있고, 급변하는 미디어 환경이나 모바일 환경을 고려한다면 지금보다 더 빠른 네트워크에서 구현 가능한 서비스에 대한 준비가 필요한 시기다.

Google은 이런 복합적인 환경에서 서비스 주도권을 계속 이어나가기 위해서는 초고속인터넷 환경에서 제공되어야 할 킬러 서비스와 소비자의 요구를 파악해야 하는데, 이번 Google 초고속인터넷 시범서비스를 통해 목적을 이루려는 것으로 보인다.

또한 Google이 직접 네트워크 구축에 뛰어듦으로서 구축비용에 대한 정확한 비용 산정과 구축과정의 다양한 노하우를 습득하여 자사의 서비스와 기술에 적용할 기회로 삼고자 하는 목표도 있다. 실제 이런 과정을 통해 타당성이 있다면 Google이 네트워크 사업자로 진출하는 것을 보지못할 이유도 없을 것이다.

블로그에 밝힌 또 다른 목적으로는 망중립성에 대한 일반화와 소비자의 지지를 계속 유지하기 위한 방편이다. 네트워크 위의 서비스를 차별하지 않고, 어떤 서비스 사업자이든 네트워크상에서 서비스를 제공하는데 문제가 없어야 한다는 것을 직접 보여주기 위한 것이다.

망중립성 최대의 수혜자는 바로 Google같은 인터넷 서비스 사업자들이기 때문이다. 더 빠른 초고속인터넷망을 통해 다양한 서비스가 제공되더라도 네트워크 사업자에게 손해로 이어지지는 않는다는 것을 증명할 기회도 되는 것이다. 

Google은 광통신을 통한 초고속망구축 프로젝트를 통해 다양한 실험과 서비스를 테스트 할 것이며, 이를 통해 배우는 것이 있을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Google의 1Gbps 인터넷 서비스 제공을 바라보는 우리의 모습은 어떠할까? 평균 인터넷속도 49Mbps로 미국의 10배 속도를 자랑하는 우리나라는 대단지 아파트의 경우 대부분 100Mbps가 제공되며, 일부 지역에서는 1Gbps의 속도가 제공되고 있다.

하지만 Google이 시도하고 있는 1Gbps는 우리나라의 초고속인터넷 네트워크 환경과는 차별성이 있다. 인프라 구축 자체가 목적이 아니라 인프라를 제대로 활용하고 또 다른 가치(Value)를 찾고, 새로운 서비스를 개발하는데 목적이 있기 때문이다.

결국 하드웨어의 문제가 아닌 소프트웨어에 대한 관심이라는 점에서 어딘가와 많이 닮아 있다. 빠르고 성능이 뛰어난 하드웨어도 좋지만, 그 하드웨어를 이용하여 제대로 된 서비스가 제공되고, 소비자가 만족할 수 있는 서비스(소프트웨어)의 제공이 우선이라는 점이다.

* 참고 :
- http://www.google.com/appserve/fiberrfi/
- http://www.broadband.gov/

* 최근 CNET 뉴스에 따르면 2008년 시작한 Google이 참여한 미국 LA와 일본 도쿄를 연결하는 태평양 해저 케이블 프로젝트를 완료했다는 소식이 있는데, 이 해저 케이블을 통해 아시아에서 미국 Google 접근이 훨씬 빨라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Google의 네트워크에 대한 관심이 여러 방면으로 나타나는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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